‘7.4 공동성명과 북핵 파장’, ‘북핵보유 반대 이유’ 칼럼이 연이어 워싱턴 한국일보에 게재되자 다양한 반응이 쇄도했다. 격려, 반론, 갖가지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정리해 내외 국민의 북핵문제나 분단 현실에 대한 눈높이를 가름해 보았다.
<의견> 북한의 핵보유가 국제적으로 공인받으면 통일 이후 우리 모두의 것이 되는 것 아닌가.
<응답> 북정권의 상투적 변명이다. 남북 어느 쪽도 핵무장을 해서는 안 된다. 핵보유 집착은 ‘평화통일’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이다.
<의견> 북한은 미국이 먼저 경제 제재를 풀면 핵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응답> 북미 간 상호불신이 너무 깊은 것이 문제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한 것이 얄팍한 연극인 것이 들통났다. 김정은-트럼프의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이외의 비밀 핵시설(5곳)을 추궁하면서 불신이 더욱 심화되었다.
<의견> 북한은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응답> 아무도 북한의 핵공격을 시도한 적이 없고 필요성을 강조한 일도 없다. 어느 편도 핵전쟁이 발발하면 공멸이요, 전 국토 폐허화가 불 보듯 뻔한데 그런 발상을 하겠는가. 자위를 빙자한 핵 집착은 국제질서를 벗어나 인민들의 자유화 열망을 짓밟고 영구집권 토대를 구축하려는 음모전술이다.
<의견> 북한은 남한에 미국이 주둔해 있고 핵항모가 수시로 한반도 주변을 항해하며 바로 지척인 일본 ‘가데나’, 오키나와 기지에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으니 남한도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항변한다.
<응답> 북한은 소위 피로 맺은 형제국(혈맹)이라며 중국과 ‘조중우호조약’을 맺고 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도 다량의 갖가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의견>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인 것도 사실 아닌가.
<응답> 다소 자만에 빠진 허풍으로 들린다. 지금 한국의 컴퓨터 전자산업 상품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한국산 초음속 전투기, 탱크, 군함 등을 각국에서 다투어 구매하려 한다. 핵연료 원자로 수출은 이미 오래된 일이고 얼마 전에는 한국이 쏘아 올린 우주선 ‘나로호’가 지구 상공을 돌고 있다. 민족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는 불행의 씨앗 핵무기를 만들며 선진과학 운운하는 것이 가소롭다.
<의견> 북한의 핵보유는 중국과 러시아가 배후 조정한다는 관측이 있다.
<응답>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한국, 대만, 일본의 핵무장이다. 그들이 북한의 핵무장을 종용하여 그런 불안을 초래하는 어리석은 짓을 할 리가 없다. 중, 러의 북한 핵무기 배후 협력은 북정권 지지 세력의 교란 선동일뿐이다.
<의견> 북한은 남한이 사대주의이며 미국의 식민지라고 비난한다.
<응답> 먹혀들 수 없는 생날조 모략이다. 해방 이후 미 군정청이 남한을 통제하고 있을 당시를 떠올리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명실상부한 유엔 정회원 독립국이다. 우리 스스로가 민주주의 체제로 대통령을 선출하고 의회주의, 시장경제 원리로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외교,국방문제도 미국과는 협력 협상 관계이지 종속관계는 아니다. 오히려 북한이 수령 절대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대 중국 사대주의적 굴종 상황을 번번이 노출하고 있다.
<질문다수> 당신(필자 정기용)이 지향하는 남북 상황은 어떤 것인가.
<응답> 남북 서로가 압도하려는 야망을 버려야 한다. 동등한 입장에 서서 한 걸음씩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로를 제압(점령)하려 들거나 우위를 차지하려 들면 반드시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북한이 국제사회 질서에 진입하여 정상적인 국가로 공인받는 것이 첫 번째 순서이다. 북한이 모든 국가가 반대하는 핵무기를 고수하려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며 통일을 안 하려는 역행이다. 남북 모두가 반드시 통일을 이룩하려는 의지가 결여돼 있다. 통일이란 과제에 부담을 느끼고 분단 고착화를 주장하는 반민족적 이기주의를 용납해선 안된다. 나는 박정희 시절의 7.4 공동성명이 가장 훌륭한 통일과업의 교본이라고 믿는다.
북한은 김대중의 ‘연방제’와 ‘햇볕정책’에 호응, 대화의 문을 연 적이 있다. 남북이 연방제로 정치, 경제적 균형을 이룰 때까지의 완충기를 갖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남북, 상호존중을 보장하는 정책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북미 간의 깊이 패인 불신해소가 필수선결조건이다.
어느 편으로든 기울어진 통일은 다시 비극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전 세계에 분단국가는 단 하나, 남북한뿐이다.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일이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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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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