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헐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프랑스 영화 시장에서 속편이 제작되어 성공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워 이는 제작자들이 모두 꺼리는 일 중 하나이다. 우리가 기억하기로는 알랑 드롱이 주연한 ‘볼사리노’ 1 & 2와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라붐’ 1 & 2 가 성공한 케이스이고 그 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헐리우드 사정도 시리즈 물일 경우에는 액션 영화가 거의 불문율이다. 시리즈 영화 붐을 일으킨 ‘록키’ 를 필두로 ‘람보’,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미션 임파서블‘ 등이다.
로맨스 영화로는 ‘선 라이즈’와 ‘선 세트’가 있다. 이 영화는 유럽과 아시아에서만 팬들이 선호한 케이스이다. 남과 여의 감독 클로드 를루슈는 20년이 지난 1986년도에 ‘남과 여 20년 후’를 발표했다. 그리고 2019년도에 3편인 ‘The Best Years Of A Life’를 제작하여 ‘남과 여’ 시리즈를 만들었다. 남과 여를 사랑했던 팬들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혼신의 노력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감독의 얘기이다. 물론 속편으로 가면 갈수록 전편의 짙은 감흥은 줄어들지만 아득한 지난 시절의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에는 이 만한 영화도 드물다. ‘남과 여’의 브랜드 파워는 53년이 지난 2019년에도 그 화제가 프랑스 열도를 뜨겁게 만들었다. 1966년 당시 프랑스에서 공식적인 입장 관객 4,272,000명이 영화를 관람했으며 그 때의 프랑스 인구는 50,330,000명 이었다.
영화가 미국에 상영될 때 한 영화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아름답고 눈부신 화면에 숨막히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자유롭고 에너지 넘치는 영화 스타일. 고뇌와 매혹을 함께 뒤섞은 표현 방식. 예술적인 감각이 넘치는 카메라맨의 촬영 기법, 거기에 감상적인 음악과 모든 것이 어우러져 이 세상 이 보다 더 좋은 영화를 누가 만들 수 있을까?”하면서 클라우드 를류수 감독을 극찬했다. 남과 여의 영화 사운드 트랙 앨범이 처음 발매됐을 때 레코드 표지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핑크빛 바탕에 흑백으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애틋한 입맞춤을 레코드 표지에 담았으니 일부 보수단체는 비평의 목소리를 보였지만 레코드는 순식간에 백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워 선정성보다 예술적인 분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사운드 트랙 앨범에는 9개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는데 중복되는 것을 제외하면 5개의 음악이 들어있다. 그 중 Samba Saravah를 제외하곤 모두 프란시스 레이가 작곡하고 작사는 영화 속에 여주인공의 죽은 남편역을 했던 피에로 바로우가 참여했다. 주제곡인 A Man And A Woman은 중요 화면 때마다 사용되었으며 이 음악의 특색은 이국적 향기가 듬뿍 담긴 멜로디와 흐느적 흐느적 거리는 리듬이 듣는이로 하여금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그 매력이다. 그리고 Samba Saravah의 가볍고 상쾌한 리듬은 두 남녀간의 격정을 시간이 흐른 뒤 오르는 나릇함을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거기에 피에르 바로우의 매혹적인 목소리가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프란시스 레이가 영화 스토리 장면마다 조화를 잘 이루게 하기 위해 5가지의 음악을 요소 요소에 잘 분배하여 관객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여 주었다. 영화 작품성 못지 않게 사운드 트랙 음악이 지금까지도 인정 받고 팬들에게 다시 듣고 싶어 지는 영화 음악 중 하나로 선정되고 있는 이유이다.
Francis Lai는 현재까지 모두 55편의 영화 음악을 담당했으며 그 첫 시작은 1966년 ‘남과 여’이고 ‘Love Story’, ‘Bilitis’, ‘Emmanuelle 2’, ‘빗속의 방문객’ 등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웠으며 마지막 장식은 역시 ‘남과 여 3편’이 했다. 유럽풍의 영화 음악들이 미국에서는 그리 대중성이 없는데 비해 Francis Lai의 음악은 예외적으로 환영받았다. 그의 음악이 미국에 먹히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유럽 음악의 색채를 최대한 감추고 미국 중산층 세대가 좋아하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바탕에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필자는 추측한다. 그 중에서도 Love Story 사운드 트랙 앨범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어 순수한 미국 음악인 사운드 오브 뮤직과 함께 가장 많이 대중적으로 성공한 음악이다.
‘남과 여’ 영화가 상영된 후 올해가 56년이 되는 해이다. 팬들은 어떤 이유로 이 영화를 다시 보고싶은 영화로 좋아할까? 많은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우리가 영화에 몰두하는 것은 내가 이루고 싶은 잠재적인 소망을 영화의 주인공이 대신 해줘 그것에서 카타르시스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같은 맥락으로 우린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의 사랑을 우리 마음 속으로 은연 중에 동경하고 있으며 남녀 주인공이 이 역할을 해줘 대리만족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해본다. (끝)
<
정태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