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인플레이션을 감시하기위해 파월 연준의장을 청문회에 불러냈다. 6월 22일 상원 ‘은행위원회’와 23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이틀간 청문회에서 파월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식료품과 가솔린 가격을 포함해 완전 고용에 대한 신뢰할 만한 확답은 언급하지 않고 “미국 경제가 지출과 마찬가지로 강하다. 기업과 소비자도 건전하다. 단기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있지 않다”는 매우 낙관적인 증언을 했다.
금리인상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면 물가는 연준의 목표치인 2% 이내로 내려갈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질식시키기 위해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급격한 금리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다소 부담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연착륙’(soft landing)을 시도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여러 요인이 겹쳐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기에 한계가 있어 내년부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궁극적으로 큰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폴 볼커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실업을 늘리고 임금을 낮춘다면 그것은 비극이 될 것이다. 지금은 기업의 공급 조절을 감시하고 만약 훼손된 공급망이 있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슈를 다른 곳으로 돌려 보자. ProPublica가 국세청 데이터를 사용하여 폭로한 납세 정보와, Forbes의 억만장자 자산증가 데이터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6명 상위 SuperRich들의 소득 평균 ‘실효세율’은 2013-2018년 동안 18.2%로 확인됐다.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주식·채권 등 ‘자산 성장’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이 기간 동안 갑부들의 평균 소득세율은 4.8%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2019년 미국인 평균 소득세율은 13.3%로 조사됐고 연간 7만불을 번 중위 가구는 14%를 납부했다.
이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비를 통해 세법을 너덜너덜 만들어 놓은 절세 조항을 이용하여 온갖 조잡한 합법적 기술을 꾀하거나, 현행법이 매매를 하지 않고 보유한 치솟는 주식·채권 가치 증가분에, 부동산과 달리,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면제해 주는 특혜를 누리기 때문이다. 불평등은 소수 부자들을 우대하는 세금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통화정책의 차별적 법안의 산물이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민주당이 11월 중간 선거에서 참패할 확률은 매우 높다. 아마도 트럼프가 이런 상황을 즐기며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무엇으로 폭등을 거듭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인가? 위기가 길고 깊어질수록 궁극적인 변화는 더욱 절실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준이 금리인상 카드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실패하고 인플레이션이 붕괴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울 강력한 무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선별적 물가동결’과 ‘일시적 가격통제’ 정책이다. 기업들이 탐욕을 부리는 시점이 적기이다. 이것은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이론으로 2차 세계대전과 오일 쇼크로 인한 1971년 당시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울 강력한 무기로 루스벨트와 닉슨이 두 차례 실시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적인 통계이지만, 또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불안한 심리이기도 하다. 해답은 인위적 통화 조절에 있지 않다. 금리만으로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그것은 더 나은 재정 및 규제정책에 있다.
부와 소득의 분배를 변경하고 고용·주택·식품·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은 의회에 있다. 눈에 띄는 경쟁의 부족과 적절한 규제의 부재는 엄청난 이익을 허용하고, 소기업을 위한 금융 공급을 감소시키고, 지배적인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이용할 수 있는 더 큰 범위를 제공한다. 분명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한판 승부는 딱 3가지이다.
부자와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세금 코드를 재정비하는 것, 가격 결정력을 감소시키는 강력한 ‘독점금지법’을 통과시키는 것, 그리고 기업이 공급조절을 못하게 ‘가격통제’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파월의 의회 증언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우리는 그린스펀과 같은 이념이나 파월과 같은 월스트리트 지향적인 변호사 같은 의장은 필요치 않다. 공정성·투명성이 의심되는 연준에 기대지 말고 정책 입안자들은 분명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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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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