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팬들 사이에서 다시 보고싶은 영화 1위를 차지하는 명화 ‘남과 여’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비화를 지니고 있다. 네임 밸류가 없는 신예 감독이 갖고 있는 어려움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존재했으며 제작비 마련, 캐스팅 섭외, 저예산 영화가 감당해야 할 장애물, 이 모든 것들이 감독인 클라우드 를루슈이 안고가야 할 짐이었다. 영화는 흑백과 칼라 화면이 교차되는 특이한 촬영이었다. 이것은 영화 비평가들의 숱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영화 사상 획기적이라고 평가한 비평가가 있는 반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주장한 비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마디로 예산 문제였다.” 그 사유는 예산이 부족하여 흑백으로 촬영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영화 수입업자가 40,000불을 보조하면서 내건 조건이 칼라 영화였던 것이다. 그 결과 실내에서는 흑백으로, 야외 촬영은 칼라로 찍을 수 있었다. 미 수입업자의 지원으로 아름다운 색채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칸느 영화제에서 대상을 포함하여 7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고 골든 글로브 시상식 때는 최우수 외국 영화상과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영화상에서는 최우수 외국 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획득했다.
영화 첫 장면은 조그마한 해변가 아침. 한 아이가 어머니와 산책하고 개 한 마리가 즐거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의 아이디어는 감독인 클라우드 를루슈가의 전작 영화인 Les Grands Moments가 흥행 실패로 결말이 나자 실망하여 차를 몰고 무작정 파리를 떠났을 때 얻어졌다. 밤새 차를 달려 도달한 장소는 새벽 2시 시골 어느 곳이었다. 그는 피곤해 차에서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아침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해변가에 있었다. 그 때 한적한 해변가를 산책하는 한 어머니와 아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주위를 개가 뛰어 놀았다. 감독에게는 그 장면이 너무도 인상적이 이었다. 이후 영화 ‘남과 여’를 찍을 때 맨 처음 등장한 장소가 바로 그가 예전에 왔던 Deauville 이다. 그에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곳이었다. 한적하지만 그 곳에서 그는 영감을 얻고 재기 할수 있는 명작을 만들 수 있었다.
영화 스토리는 아내를 잃고 혼자 아들을 양육하는 카 레이서인 남자와, 영화 스턴트 맨으로 활동하던 남편을 사고로 잃고 딸과 함께 지내면서 영화 스크립트 슈퍼바이저로 일하는 여자. 두 남녀가 자녀들이 다니는 보딩 스쿨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이 싹트는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프랑스에서 상영된 후 바로 화제를 모았다. 티켓 판매는 4,272,000장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도합 14,100,000달러, 그 당시의 업계 시장으로서의 대단한 성적을 기록하여 그동안 인정받지 못 한 감독의 서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 뒷 얘기가 흘러 나왔다. 그건 촬영 중의 힘든 일들이었다. 저예산 영화라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작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였다. 따라서 대본 확정 후 제작 준비 1개월, 촬영 3주, 그리고 편집 3주 이렇게 속성으로 만든 영화가 대박을 칠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다. 더군다나 카메라가 낡아 방음 장치가 되지 않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여 젖은 담요를 덮어야 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편 촬영 이동을 줄이기 위해 장소는 Paris, Monte Carlo, Deauville 세 곳으로 한정되었으며 촬영하는 동안 감독과 주연 여배우 ‘아눅 에메’의 숱한 논쟁이 있었다. 그 때마다 남자 주연 배우인 쟝 루이 트랑티냥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영화를 성공적으로 마치자 아눅 에매와 감독은 그 후 절친으로 남았다는 후문이다.
예산 부족으로 시작한 영화는 순조로운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한 마디로 눈 앞에 세상의 모든 장애물이 우뚝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감독의 능력과 의욕,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그것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했다. 3주간의 촬영은 도무지 이뤄질 수 없는 미션이었다. 출연 배우들, 스태프들의 불만에도 감독은 이들을 다독거리며 진행시켰다. 그리고 감독의 의중대로 영화는 완성됐으며 극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렸고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해 역대 최우수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광도 함께 받는 기회를 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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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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