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여만 가는 후반기 원구성 협상…與, 7월1일부터 소속 의원들에 비상대기
▶ 권성동 출국 놓고도 설전… “협상농단” vs “부재 틈타 독단운영”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28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키로 한 것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이 이날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시사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입법 독주 재시작 신호탄"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한 달 가까이 공전 중인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점점 더 꼬여만 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의 공전에 따른 입법 공백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달 말까지 국민의힘이 협상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7월에는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단독 선출 수순을 밟겠다는 태세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의원 170명 전원 명의로 제출했다. 국회 규정상 이날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 사흘 뒤인 7월 1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돼 본회의를 열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시 독단적인 입법 독주에 나서려 한다고 반발하면서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국민의힘의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 등 연계 조건을 달지 말고 당초 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이 현실화될 경우 정국 경색이 심해질 수 밖에 없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28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에 대해 "2020년 전반기 국회의 재연이 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한다면 이는 입법 독주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지금은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황으로 의사 일정을 작성할 주체가 없다.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근거 규정 역시 없다"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역대 어느 여당도 보여주지 않은, 국회정상화를 의도적으로 가로막는 새 기록을 쓰고 있다"면서 "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을 내준다고) 통 큰 결단으로 양보했으면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마음을 살펴 밤새 약속을 지키자고 매달려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여당은 그 어떤 양보도 없이 절벽같이 고집만 피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다. 6월 말까지는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여당을 설득하는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그 사이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회기 첫날인 내달 1일 국회의장 단독 선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에게 당일 긴급 의원 총회 등이 열릴 수 있다며 비상 대기를 요청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2년 전 53년 만에 여야 합의 없이 단독 선출된 박병석 국회의장에 이어 또다시 국회의장 단독 선출이라는 악행이 반복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향후 민주당의 단독 의장 선출과 이에 따른 국회 파행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개특위 명단을 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겨주겠다는데 그에 상응하는 기본적 조치를 하는 게 뭐 그리 어렵나"라며 "이렇게 꽉 막힌 여당 대표단은 처음 본다"고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민생과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여당을 압박하면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임명 강행이라는 있을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일이 다시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날 저녁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것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출국해 7월 1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시국에 대통령은 나토행에 올랐고 여당 원내대표도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며 "협상 상대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아예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권 원내대표에 대해 "아예 대화를 기피하고 해외로 출국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인가.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했고, 박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전용기 의원도 "권 원내대표는 직무유기를 그만두고 하루빨리 국회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제가 특사로 가기로 결정된 건 3주 전의 일이고 이미 일주일 전에 공개됐다"며 "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적,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건 기본적인 정치 도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단 원내수석부대표 협상 채널을 가동해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나, 여야 간 입장차가 커 당분간 국회 공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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