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핵관 장제원 주도 포럼에 권성동-정진석-안철수 ‘나란히 1열’
▶ 혁신위 공천논의 ‘불씨’… ‘윤심’ 기댄 李 “권력향유 원하나” 친윤 직격
(서울=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포럼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2022.6.27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 주도권 경쟁 구도가 복잡하게 꼬여가는 형국이다.
윤리위 징계 심의로 거취 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와 대선 이후 당내 '신(新)주류'로 자리잡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된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이 또다른 변수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혁신위 구성 문제 등으로 친윤계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는 사이에 안 의원은 친윤계와 밀월관계 구축에 나선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안 의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하 혁신포럼)에 참석했다.
혁신포럼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당내 의원모임이다. 마찬가지로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한홍 이철규 배현진 의원 등 당내 친윤계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또다른 친윤계 의원모임 '민들레'(가칭)가 당내 갈등을 조장한다는 일각의 비판 속에 출범 단계에서 전면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현재로서는 당내 최대 규모의 친윤계 모임이 된 셈이다.
안 의원의 이날 혁신포럼 참석을 두고 차기 당권을 위해 친윤계와 주파수를 맞추며 당내 기반 넓히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서도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다선 중진 윤핵관이자 직전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등과 나란히 '1열 좌석'에 자리를 잡았고, 장 의원의 즉석 요청에 따라 권 원내대표·정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축사를 하기도 했다.
스킨십 확대를 꾀하는 안 의원을 향해 친윤계가 나름대로 '예우'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해석을 불렀다. 안 의원과 친윤계가 연달아 연단에 오르며 '원팀'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온다.
이번 행사에는 권 원내대표를 필두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형수·양금희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이 시각 이 대표는 바로 옆 회의실에서 열린 조경태 의원실 행사에 참석했지만 현장에서 별도의 교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 혁신위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이준석 대 친윤' 전선에 냉기를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혁신위를 추진하며 구성이나 안건 등으로 친윤계와 공개 충돌해 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위 첫 회의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최 위원장에게 다른) 위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 들어보고 백가쟁명식 논쟁을 벌인 후 어떤 부분을 혁신할지 정하는 게 좋을 것 같고,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많이 들어달라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직 지도부 일원으로서 상대적으로 이 대표와의 갈등 상황에 관해 말을 아껴온 권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을 두고 공천제도 개혁 안건 등을 사전에 공론화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이날도 CBS 라디오에서 "정당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인력 공급이고 그게 공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공천에 관해서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혁신위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3선의 조해진 의원도 회의 모두발언에서 "총선 압승을 담보할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며 보조를 맞췄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볼썽사나운 저급한 뉴스를 생산하면서 딴 세상에 사는 집권당의 모습으로 국민들이 혀를 차게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자신을 둘러싼 당내 설왕설래 속에 이 대표는 고공전으로 맞섰다.
이 대표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친윤은 왜 이 대표를 공격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좀 의아한 상황"이라며 "권력을 향유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것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면 된다"고 말해 친윤 세력에 의한 '이준석 견제론'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친윤계 생각이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다. 나라 걱정을 해야 한다"며 친윤계를 다시 한번 직격했다. 이를 두고 '윤심'과 윤핵관에 대한 갈라치기 전략이라는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이 대표와 범친윤계 사이 전선은 종일 복잡하게 전개됐다.
이 대표는 이른바 '간장 발언'이 안철수·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는 세간의 분석에 대해 "그렇게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고 시인했고, 안 의원은 "속이 타나 보죠"라며 웃으며 비꼬았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보를 지낸 김정재 의원과도 혁신위를 두고 맞붙었다.
김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당 혁신위 위원 중 5명을 지명했다고 언급하자 이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준석 사조직론'이라며 "이름 좀 대보시라"고 반박했다.
오후 정책의총에서는 재선의 송석준 의원이 최근 내홍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면서 '혁신위 방향' '당의 진로' 등을 언급해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의 첫 순방길 배웅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대통령실의 이 대표 거리두기라는 관측을 포함,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권 원내대표는 '일정상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책의총 후 만난 기자들이 이 대표와 김 의원 사이 공방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렇게 남을 싸움 붙이는 식의 질문을 좀 삼가달라"며 당내 혼란상과 관련해 반복되는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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