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시적 소통” 강조하며 尹心 기댔던 李, 대통령 출국시각 다른일정 공지
▶ ‘만찬회동 진실공방’ 불편한 감정 계속?…권성동은 공항 갈 가능성도
▶ 李-윤핵관 전선 형성 속 안철수는 포럼서 장제원과 접점 확대
윤석열 대통령의 첫 순방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의 환송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0·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27일(한국시간) 오후 출국한다.
오는 29∼30일(현지시간)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출장인 만큼 더더욱이 당정이 대대적으로 공항에 나가 배웅하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오후 현재까지 여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환송과 관련해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대통령실이 의례적이고 거창한 환영·송 행사를 지양하고자 한다는 기조를 전달함에 따라 환송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는 게 당 측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매사 실용적이고 실무적인 면을 생각하는 윤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의 경우도 공항에 나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당일 일정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배웅을 하려는 쪽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이 대표의 참석 여부다. 이 대표 측에서는 "현재로선 정해진 일정이 없다"며 구체적인 참석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당 공보실 공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출국하는 시간대에 다른 일정에 참석을 확정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자당 최재형 의원 주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다. 공교롭게도 최 의원은 최근 이 대표와 당내 친윤계 의원들 사이 마찰의 불씨가 됐던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환송장 참석 여부는 당 대표가 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당 지도부 내부적으로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고수했다.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공항으로 배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권 원내대표의 경우 해당 시간대에 일정을 비워두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까지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밤까지 관련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같은 상황을 두고 용산 대통령실과 이 대표간 불편한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논란이나 당내 이 대표와 친윤계와의 공개 충돌 등 그간의 정치적 상황이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양측은 전날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회동 관련 언론 보도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이 대표에 대해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는 상황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시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그 상시인 소통과 최근 당내 현안과는 전혀 무관한데 그것을 엮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과하다"며 일축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에도 여당 지도부가 매번 대통령의 출국을 배웅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날 때마다 여당 대표 등의 환송을 받는 것은 대통령이 당수를 겸하던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잔재일 수 있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당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는 '대통령실이 참석을 만류했다'는 취지의 당측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직전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취임 후 첫 미국 순방길 오르며 별도의 대규모 출국행사를 갖지는 않았다.
다만 문 전 대통령 출국(2017년 6월 28일) 때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국(2013년 5월 5일) 때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당시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공항에 나온 바 있다.
이처럼 이 대표와 친윤 세력 간 갈등이 최근 들어 다시 표면화한 가운데 이 대표와 당내에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또다른 축인 안철수 의원은 친윤 그룹과 밀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안 의원은 오는 27일 당내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의원 연구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이 친윤계와 주파수를 맞추며 당내 기반을 넓히고자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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