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은 인플레, 살상총기, 유가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극우단체 출현, 아시아인 혐오 등 여러 문제가 국민들의 우려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 언론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제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여성 낙태문제의 소송 판결 건이다.
미국의 모든 법정 소송 건은 모두 원고(plaintiff) 대(versus) 피고(defendant)라 부른다. 따라서 여기서 원고는 로(Roe), 버시스(versus)는 생략해서 (v.) 대, 피고는 웨이드(Wade) 이다. 소송 건을 말할 때에는 보통 원고와 피고의 성씨만 지칭해 부르게 된다.
‘로 대 웨이드’ 여성의 낙태자유 권한 소송 건은 1973년 연방 대법원의 이정표를 만드는 중대 판결(landmark decision)로 거의 50여 년 동안 합법적으로 시행되어 왔다. 대법원 판결에서 미 헌법은 개정법 14조에 의거, 과도한 정부의 제재 없이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연방 대법원은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근본적(fundamental)인 것으로 분류 했다. 또한 법원은 제소된 소건은 미국의 가장 엄격한 법적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미 대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낙태문제에 관한 많은 연방법원, 주법원의 판결전례를 전복시키게 되었고 이 판결은 당시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던 낙태 문제의 논쟁을 가열시키게 되었다. 1992년 연방대법원은 유사한 법적 논쟁점을 내포하고 있는 소송 건, ‘계획하는 부모 대 케이시’(Planned Parenthood v. Casey) 판결에서 전 1973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을 재 확증, 원고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 판결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 5월 2일 폴리티코(The Politico)라는 버지니아 알링턴 소재 정치, 정책 언론사에 의해 ‘더브스 대 잭슨 여성들의 건강협회’(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소송건의 대법원 사무엘 알리토(Samuel Alito) 법관의 초고 소견문이 유출되었는데 그 초고문에 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 대법원 전 판결을 전복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대법원장 존 로버츠(John Roberts)는 유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초고문이 대법원의 판결을 의미하거나 소송건의 어떤 법관의 최종적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며칠 전에는 총기를 지닌 수상한 자가 브렛 캐버노(Brett Kavanugh) 대법원 법관 저택을 배회하다 체포되었다.
전 1973년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많은 미 국민들이 이 낙태법에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에는 미성인의 59%만이 모든 경우나 대부분의 경우 낙태는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보도되었다. 2022년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61%의 성인들이 모든 또는 대부분의 경우 낙태는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한 반면, 37%는 모든 경우 또는 합법적인 경우 낙태는 불법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보도 되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법적 분야의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 소송 건의 여러 연관된 문제인 산모의 건강, 태아의 생명, 식별 분류 문제, 종교적 사유, 강간, 근친상간, 헌법 개정법 14조 헌법해석 등 법조인들의 전문적인 낙태에 관한 자세한 법적 분야 문제들은 여기서 논할 과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 소송 건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소송건의 원래 피고 이름은 노마 맥고비(Norma MaCorvey) 라는 미 여성인데 법적 아호로 ‘제인 로’로 원고 이름을 쓰게 되었다. 텍사스 주민인 ‘제인 로’는 세 번째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낙태를 원했다. 텍사스 주에서 낙태는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을 제외하고는 위법이었다. 1969년 ‘노마 맥고비’의 변호사인 사라 웨딩턴(Sarah Weddington)과 린다 커피(Linda Coffee)는 텍사스 미 연방 지방법원 검사장 ‘헨리 웨이드’(Henry Wade)를 걸어 텍사스의 낙태법은 미 헌법에 위배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 북부지역 지방법원의 세(3)명으로 구성된 판사 단은 ‘로’의 소송 건은 승소로 판결했으나 ‘로’의 변호인들이 함께 제소한 두 유사한 소송 건은 패소시켰다. 원고의 두 변호인들은 패소한 두 소송 건을 미연방 대법원에 항소하였고 거기에 맞서 피고 측 ‘웨이드’ 지검장은 패소한 “로” 소송 건을 미 연방정부 대법원에 동시 항소했다.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은 7대2로 ‘로 대 웨이드’, ‘맥고비’ 원고의 소송을 미 헌법 개정법 14조의 정당한 절차는 임신한 여성의 낙태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의 사생활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 승소 판결문에서 이것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여성의 건강보호와 태아의 생명에 관한 정부의 관심사에 반드시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결했다.
여기서 우리는 금년 6월 중에 미 대법원에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더브스 대 젝슨 여성들의 건강협회’ 소송 건에서 미 연방대법원이 1973년 전 판결문을 다시 확증할 것인가 아니면 전복시켜 위법으로 판결할 것인가에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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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춘 / 한사랑 종합학교 초대 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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