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있다. 그런데 왜 나이를 먹는다고 할까. 세상 이치가 먹으면 나오게 되어 있는데 어디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얼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이 걷는 모습과 행동에서 젊음과 늙음을 구분할 수 있고, 말에서 금방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젊은 엄마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시장에 가다가 지팡이를 짚고 엉거주춤 하며 간신히 걸어가는 노인을 보고 “엄마 저 할아버지는 왜 저렇게 걸어가. 좀 빨리 가지!” 했다면 그 엄마는 어떻게 대답을 했을까? 하나, 나이가 들으면 다 저렇게 되는거야! 둘, 어디가 아프신 모양이지, 셋, 늙으면 다 그렇게 되는거야! 다 맞는 답이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틀린 답이기도 하다. 정답은 세월이 말해주고,자신이 말해주고 창조주만 아시는 몫이다.
옛날에는 ‘인생칠십고래희’ 라고 하고 육십이 되면 환갑이라고 하여 동네에서 잔치를 했는데 지금은 ‘백세시대라’ 하여 칠팔십세 된 분이 수두룩해서 말도 못 붙이는 시대가 되어 잘잘못을 가리지 못한 세상에 와 있다. 흔히 어른들을 청년, 중년, 장년, 노년으로 구분하는데 이것도 세분하여 초 중 장을 덧붙여서 구분하여야 할 것이란 논쟁이 있다고 한다.
당신은 어디에 해당하는가? 60대인가? 초노년인가 아니면 중노년인가, 장노년인가? 흔히들 젊어서도 늙은이가 있고, 늙어서도 젊은이가 있다고 한다. 성격이 판단을 가름한다고 하지만 비결은 간단하다. 항상 젊은이들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 즉 학생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과 교수들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덜 늙는다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또한 반려견을 키운다든가 화초나 식물 재배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치매나 정신상태가 온전하다는 사례로 보아 누가 말했듯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는 헛소리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어느 유행가 가사에 ‘내 나이가 어때서’란 것이 인기를 끌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당당한 외침이며 자랑스런 호소력인가. 세대가 같이 나이 먹어 가면서 같이 어울리는 모습은 인간미가 흐르고 재미가 있는 사람냄새 나는 세상이 아닌가. 간혹 요들송이나 독일 민요를 들을 때 나이나 남녀 관계없이 저들의 전통 음악을 신나게 합창하는 것을 보고 들으면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의든 타의든 나이에 걸맞게 살려고 애쓰는 것이 아닌지 따져 보아야 할 것 같다. 노인이 튀는 색깔의 옷을 입으면 ‘저분 좀 야한 것 아냐?’ 너무 건강하면 ‘저 분 노인맞아?’ 아니면 ‘노인이 주책을 부린다?’ ‘그 나이에 체면을 차려야지!’ 저들만의 고정관념으로 모든 나이 먹은 사람들을 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어느 심리학 교수가 하는 말이 인간 수혜시대(부모의 돌봄) 시혜시대(베푸는 책임) 창조시대(노후시대)로 구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새겨 들어야 할 의미있는 말이다.
지금은 오십대가 칠십, 팔십 대를 부양해야 하는 짐스러운 어려운 시대에 노인들은 어리둥절하며 고충을 안고 숙명으로 여기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약해지지 말고 사는 날까지 현역으로 뛰다가 ‘나 먼저 간다!’ 하고 어느날 훌쩍 저쪽 동네로 이사를 가는 심정으로 살아가면 어떨까 싶다.
세계 유일의‘ ‘황혼의 노년’ 이란 한국의 택배 할아버지들의 하루 일상을 영상으로 보며 이것이 늙음의 현주소가 아니길 바라며 남의 일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따금 머리에 떠 오른다.
지인이 이메일을 보내 왔다. 행복한 노년의 5법 6계를 소개하면 다섯 가지는 ‘하고’ 인데 하나: 유유자적하고, 둘: 관대해 져야하고, 셋: 소식하고, 넷: 운동하고, 다섯: 세상의 이치를 머리와 가슴으로, 사색하고 이다. 여섯 가지는 ‘하지 마라 인데.’ 하나: 노탐을 하지 마라, 둘: 아무때나 노하지 마라. 셋: 기죽고 풀이 죽는 소리 하지 마라, 넷: 과거를 들추지 마라, 다섯: 자녀에 대한 집착을 갖지 마라, 여섯: 투덜대지 마라. 당신은 지금 몇 살의 ‘마음의 나이’ 로 살아 가는지 점수를 매겨 보면 어떨까.
젊은 노인, 장년 노인, 늙은 노인, 우아한 노인, 아니 참으로 멋있는 노인으로 불리고 싶은가. 노인들이여! 품위 있고, 당당하고, 즐겁게, 인생길을 후회없이 보람차고 멋지게 마감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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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명 / 매나세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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