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개막 US오픈에 ‘PGA 투어 잔류파’ vs ‘LIV 골프 합류파’ 대격돌
샬 슈워츨 [로이터=사진제공]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개막전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런던 대회 총상금 규모는 2천500만 달러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2천만 달러보다 500만 달러, 한국 돈으로 62억8천만원이나 더 많았다.
LIV 시리즈 개막전에서 우승한 샬 슈워츨(남아공)은 개인전과 단체전 상금 475만 달러(약 60억8천만원)를 챙겼다.
자신이 최근 4년간 PGA 투어에서 번 상금 약 395만 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같은 기간 열리는 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 우승 상금은 156만6천 달러로 LIV 골프 개막전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LIV 시리즈는 출범 전부터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대회다.
선수 이탈을 우려한 PGA 투어는 LIV 시리즈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제명 등의 징계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고, 실제로 LIV 시리즈 개막전 1라운드 시작 후 약 30분 만에 LIV 대회에 출전한 17명의 투어 소속 선수들에게 앞으로 PGA 투어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자국 투어의 세계 남자 골프계 주도권 상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2001년 9·11 테러, 2018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이번 LIV 시리즈 출범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이미지 세탁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PGA 투어를 등지고 LIV 시리즈로 향하는 선수들은 '국가적 배신이자 돈만 좇는 행위'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LIV 행 가능성이 일찌감치 거론됐던 필 미컬슨(미국)은 올해 2월 PGA 투어를 비난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측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미국 골프계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한동안 대회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막전이 끝난 시점에 LIV 시리즈의 파장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미컬슨과 슈워츨 외에 더스틴 존슨(미국), 마르틴 카이머(독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 등 메이저 챔피언 7명이 합류했고, 브라이슨 디섐보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도 이달 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2회 대회부터 뛸 예정이다.
또 리키 파울러, 매슈 울프(이상 미국) 등의 선수들도 LIV 골프로 전향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IV 골프 시리즈가 PGA 투어의 강력한 저항에도 비교적 개막전부터 순항에 나선 것은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의 위력 덕분이다.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헨니 두 플레시(남아공)는 유럽 2부 투어와 남아공 선샤인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인데 상금 287만5천 달러(약 36억8천만원)를 받았다.
그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유럽 투어에서 번 상금 50만154유로의 5배 이상을 단숨에 주머니에 넣었다.
출전 선수가 48명에 불과하고, 컷 탈락이 없어 꼴찌를 해도 1억원 넘는 상금을 챙겨갈 기회를 마다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PGA 투어나 DP 월드투어와 달리 3라운드 54홀 경기로 진행돼 선수들의 부담도 적다.
'LIV'는 로마 숫자로 '54'를 뜻하는데 이는 이 대회가 54홀 경기라는 의미와 함께 파72 코스에서 매 홀 버디를 하면 54타가 된다는 뜻도 있다.
12일 현재 LIV 시리즈 개막전에 출전했거나, 앞으로 합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PGA 투어 선수는 20명에 이른다.
다만 LIV 시리즈에 현역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는 한 명도 없고, 대회에 세계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지 않으며 PGA 투어나 DP 월드투어에서 쫓겨날 경우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 등에 출전할 수 없게 되는 점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세계 랭킹 포인트가 없으면 올림픽 등에도 출전하기 어려워진다.
최경주도 10일 국내 대회장에서 "LIV 시리즈는 잠깐 몇 년 하고 마는 대회로 안다"며 "투어에 몸담고 있을 때는 그 투어에 집중하는 전통을 지켜야 한다. 주위에서 물어보면 단호하게 (LIV로는) 가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LIV 시리즈가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LIV 골프로 떠난 선수들이 "앞으로 제도가 바뀌어서 다시 PGA 투어 대회나 라이더컵 등에 출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은 그런 소망을 담은 발언들이다.
당장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에서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US오픈에는 LIV 시리즈에 합류한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다.
LIV 시리즈 개막전이 끝나자마자 열리는 올해 US오픈은 PGA 잔류를 선언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과 LIV로 떠난 미컬슨, 존슨, 디섐보 등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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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멤버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운 투어카드를 얻지 못한 많은 젊은 층의 선수들이 참가 자격을 얻으면 두갈래로 당분간은 각각 행사가 갈릴것 같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