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주들, 팬데믹 겪으면서 뭘 배웠을까
2년3개월 전인 2020년 3월, 코로나 19가 워싱턴 지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여행사, 세탁소, 미장원, 태권도장 등은 타 업종에 비해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전례 없는 팬데믹을 거치며 이들 비즈니스를 운영해온 한인 업주들이 배운 것은 뭘까? 본보는 5명의 한인 업주들을 만나, 이들이 삶의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배운 교훈담을 들어봤다.
#한동철 워싱턴한인세탁협회 이사장
“비즈니스 오너는 팔방미인 돼야”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북쪽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동철 이사장은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부터 줄여야 했다. 문제는 자신이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한 이사장은 “코로나 19 이전에는 저와 아내, 그리고 3명의 직원이 근무를 했는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한명 반(한명 풀타임, 한명 파트타임)으로 줄였는데 세탁소 일을 몰라 힘들었다”면서 “지난 2년간 얻은 교훈은 주인은 모든 분야에서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즉, 카운트 보는 것부터 다림질, 스팟 없애는 것, 그리고 기계 고치는 것 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매출이 많을 때는 상관이 없겠지만 이번에 코로나 19로 시련을 겪으면서 악바리와 같은 헝그리(Hungry) 정신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데이빗 한 한스여행사 대표
“비즈니스 확장시 내 속도를 알아야”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소재한 한스 여행사의 데이빗 한 대표는 “지난 2년간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속도(Pace)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10대의 대형 버스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6대만 운영하고 있고 사무실도 축소했다”면서 “지금은 학생들이 대형버스로 수학여행을 많이 하고 있어 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져 행복하지만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10대의 버스를 갖고 있다가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운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하지만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내가 소화할 수 있는지, 운영할 수 있는지, 내 능력을 보고 비즈니스를 늘려가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형 운전면허 버스 자격증도 취득했다.
#양광철 양스 태권도 관장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 양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광철 관장은 “지난 20년 동안 태권도장을 운영했지만 지난 2년간처럼 어려웠던 때는 없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개인 레슨, 줌 레슨, 하이브리드(Hybrid) 레슨 등 새로운 레슨 방법을 지속해서 찾는 방법으로 생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스 태권도는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150명이나 되던 수련생은 한때 40%까지 내려가 렌트비를 겨우 내는 상황까지도 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했다한다.
그는 평상시 인간관계를 잘 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양 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자 건물주는 렌트비를 3분의 2만 받았고 수련생중 일부는 렌트비를 도와주기도 했다”면서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승철 탑 여행사 대표
“유연성 있는 인력 시스템 중요”
여행사를 운영한지 30년이 된 신승철 대표는 “9.11사태, IMF 사태 때도 힘들었지만 이번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에는 비할 바가 안된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정말 힘들었으며 배우고 느낀 것도 많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센터빌과 애난데일, 그리고 메릴랜드 엘리컷 시티에 총 25명의 직원을 두고 있던 탑 여행사는 지난 2년동안 직원의 2/3을 줄여 현재 8명이다.
신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비즈니스는 모든 것이 정지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인원 감축을 유연성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덮쳐 또 다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업주는 미래의 불확실성에도 대비하고 비상시 인력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유연성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캐서린 박 느미라지 토탈헤어살롱 원장
“상황에 맞춰 적응해야 생존”
1992년 애난데일에 느미라지 토탈헤어살롱을 오픈해, 비즈니스 운영이 30년이 됐다는 캐서린 박 느미라지 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지난 2년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코로나 19로 시작된 후 첫 2개월은 비즈니스 자체를 완전히 셧다운(Shutdown) 시켰고 이후 부분 오픈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매출은 2/3로 줄었고 11명이었던 직원은 6명으로 줄였다”면서 “직원이 줄다 보니 전에는 메이크업, 스킨케어 하는 직원들이 옆에서 도왔는데 요즘은 제가 이것저것 다 하고 있고 고객들이 서로 접촉을 피하다 보니 아침 일찍부터 고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전에는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했는데 요즘은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오전 6시40분이면 살롱에 나와 준비를 한다”면서 “상황에 맞춰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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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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