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미 연방 의회 상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법원 법관(justice)으로 임명한 아프리카계 미국여성 케탄지 브라운 잭슨(Ketanji Brown Jackson 2/28/2022 임명) 순회 항소법원 판사를 임명 확인(confirmed)했다. 지난 2주 동안 상원의원들의 힘들고 어려운 청문심사 과정을 끝내고 마침내 찬반 투표 53대 47로 잭슨 판사의 연방 대법원 법관임명을 확인했다. 1788년 6월 21일 미 헌법이 제정 된 후 미국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233년 만에 역사적인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 대법관을 탄생시켰다. 잭슨 법관은 스티븐 지. 브레이어(Stephen G. Breyer) 법관에 이어 5월 말이나 6월초에 대법원 법관 벤치에 앉게 된다.
미국의 대법관 임명은 앞으로 수십 년 또는 더 오래 우리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임명된 법관이 대법원에 상정된 국가의 중대 법률문제에 어떤 헌법적 해석과 판결을 내리느냐에 모든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의 헌법적 문제를 대법원이 어떻게 해석해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나라의 진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방 대법원 법관도 중대한 법적 판결 시 동수 판결의 봉착을 피하기 위해 대법관을 포함해 기수인 9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법관의 임기는 자진 은퇴나 사망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평생직이 된다. 이번 상원 청문회는 잭슨(Jackson) 판사가 난제로 부상되고 있는 낙태문제, 행정적 권한 노조문제, 긍정적 대책 범죄 법률문제, 법적 철학과 이민법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반적으로 의회 찬반 투표는 공화, 민주 양당 의원 수대로 나온다. 그러나 현 상원의원 양당 50대 50을 감안한다면 그 투표가 어느 때보다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잭슨 판사의 공화당 의원들 예방은 3명의 공화 상원 의원들이 잭슨 판사의 의문점들을 불식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 메인 주의 수전 콜린스(Sen. Susan Collins)상원의원, 알래스카 주의 리사 머코스키(Lisa Murkowsky)상원의원 그리고 유타 주의 미트 롬니(Mitt Romney) 상원의원 등이 찬성표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롬니 상원의원은 투표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잭슨 판사 견해에 명예(honor), 정직 (integrity), 그리고 봉사(service)와 같은 찬사를 아끼지 않아 찬성표가 예견 됐었다.
지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집권 시 2명의 법관의 궐석이 발생해 브렛 캐버노(Brett Kavanaugh 7/10/2018) 법관과 에이미 코니 베렛(Amy Coney Barrett 9/29/2020) 법관을 임명한 바 있다. 민주, 공화 양당에서는 대법원의 법관이 은퇴하거나 사망으로 궐석이 생길 시 그 자리를 자기 당 이념에 가장 잘 맞는 인사를 단 시간에 임명하려고 집권 대통령과 당이 전력을 기울인다. 따라서 한 명의 법관 임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 미국 역사상 연방 대법원에는 113명의 대법관들이 임명 되었지만 6명만 제외하고는 모두 백인 남성뿐이었다. 1967년 린든 존슨 대통령(Lyndon B. Johnson)이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서굿 마샬(Thurgood Marshall)을 대법원 법관으로 임명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은 처음으로 산드라 데이 오코너(Sandra Day Oconnor) 백인 여성 법관을 임명했다. 1993년 빌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은 유태계 루이스 베이더 긴즈버그(Louise Bader Ginsburg) 여성 법관을 임명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 여성 법관을 임명 했다. 이어서 다음해 2010년에 오바마 대통령은 유태계 엘레나 케이건(Elena Kagan) 여성법관을 임명했다. 두 번째 아프리카 미국인 법관 임명은 1991년 조지 부시(George H.W. Bush) 대통령이 임명한 클라렌스 토마스(Clarence Thomas) 법관이었다. 이번 세 번째 아프리카 미국인 법관은 현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임명한 케탄지 브라운 잭슨 여성법관이다.
1619년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처음 노예로 잡혀온 후 403년이 지나 지금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 그리고 여성을 포함한 남녀 3명의 법관을 배출해 냈다. 참으로 장한 쾌거다. 우리의 발자취는 선조들이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노동자로 발을 들인(1/13/1903) 119년의 짧은 역사다.
하지만 현재 우리 동포들도 다수의 미국 판검사들을 배출해 내고 있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더욱 힘을 모아 우리 후손들이 미국 대통령 그리고 대법원 법관을 배출해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1세들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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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 재미한국학교 워싱턴 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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