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조절 통해 둘 사이 미묘한 균형유지 시도, “연착륙 가능” “경기침체 올수도” 전망 엇갈려
▶ 러시아산 자원과 중국내 오미크론 등 변수 많아 “가격안정 목표 도달하려면 시간 더 걸릴 듯”
지난 16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모습이 뉴욕증시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부터도 연방준비제도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연준은 지금 아주 위험한 균형 잡기를 시작했다. 치솟는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심각한 경기 둔화 어쩌면 경기침체를 피해야 하는 일이 그것이다. 연준은 지난 16일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초기 금융시장 반응은 환영 분위기였다. 주식시장은 올랐다. 원자재 가격은 진정됐다. 그러나 경제가 지정학적 소요와 지속되는 팬데믹의 시기에 오르는 금리를 견뎌낼 수 있을지는 즉각적인 답이 없는 질문이다.
미니애폴리스의 주식 리서치 기업인 루스올드 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임스 폴슨은 “인플레가 대단히 높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12개월 전보다 크게 높은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우리가 연착륙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시장 전략가들 사이에 일치된 견해는 아니다. 토론토 소재 로젠버그 리서치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빗 로젠버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과 관련, 연준은 신속히 움직이지 못함으로써 스스로 만든 상자에 갇혔다. 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팬데믹과 오른 에너지 가격 그리고 더욱 광범위한 가격 압력과 관련된 수요 공급 불균형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적,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준의 행동은 단호하지 못했다. 기준금리를 0.25%만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임무를 시작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중앙은행은 이번 인상이 올 7차례 인상의 첫 번째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기준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거의 제로상태였다. 경제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금리 수준이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가 최소 2023년까지는 목표였던 2%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파월 연준 이사장은 “우리의 가격안정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원유와 밀 같은 중요 상품들의 가격을 올림으로써 인플레를 가중시킬 뿐 아니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는 여전히 튼튼하며 고삐 풀린 인플레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파월은 주장했다.
■러시아, 공급체인, 그리고 원유 충격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2월 실업률은 3.8%로 대단히 낮다. 2월까지 12개월 간 인플레이션은 7.9%로 1980년대 이후 가장 높다. 이런 상황들 속에서 연준이 현재의 인플레와 관련해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벌써 지정학적 상황은 위험으로 넘쳐난다. 원유 가격은 지난주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떨어졌다. 하지만 전쟁에 따른 원유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 있다.
UC 샌디에이고의 경제학 교수로 원유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전문가인 제임스 해밀턴은 한 인터뷰에서 이것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기침체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원유 가격과 공급 수준으로 볼 때 러시아 전쟁의 영향은 미국경제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밀턴 교수는 세계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러시아 원유가 완전 차단될 경우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게 되면 지난 1970년대에 버금가는 원유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가솔린 자동차의 촉매 변환장치에 중요한 팔라디움, 그리고 자동차 배터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니켈 같은 러시아산 자원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공급 층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전쟁 관련 이슈들의 위험성이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해밀턴 교수는 말했다.
■중국의 오미크론
연준이 고려해야 할 또 한 가지 변수가 있다. 미국의 인플레에 영향을 미친 글로벌 공급체인 문제가 2020년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욱 악화됐다. 중국 내 봉쇄와 규제는 서킷 보드와 컴퓨터 케이블 같은 부품들뿐만 아니라 도요타와 폭스바겐 자동차 그리고 애플 아이폰 같은 제품들의 공급도 둔화시키고 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영-유 마는 “중국 내 상황이 연준의 입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미묘함을 미국에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적인 연준
모든 조건이 같다면 지금 같은 순간에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로서는 충분한 재정적 도구들, 그리고 어디서든 그리고 언제든 경제를 진작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이슈 달래기용 성명서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파월은 금리 조이기 조치가 ‘데이터에 따라’ 취해질 것이며 중앙은행은 강력한 경제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준의 당장의 초점은 인플레를 억제하는 데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
운이 잘 따라준다면 연준은 경기침체를 유발시킬 만큼 금리를 올릴 필요 없이 한층 더 구미에 맞는 수준으로 낮춰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슈왑 금융리서치 센터의 수석 고정수입 전략가인 캐시 존스가 지적하듯 시장의 많은 사람들은 전적으로 이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존스는 트위터를 통해 “얼마나 모순 덩어리들인가”라며 “금리를 여러 번 올려 인플레를 낮춘다. 그러나 GDP 성장과 실업은 제자리다. 흠”이라고 썼다.
연준의 아주 오래고도 혁신적인 재정정책 실험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연준의 최근 발표들은 중앙은행을 물가 안정과 고용 최대화라는 목표를 향한 직진이 아닌, 아슬아슬하게 줄 위를 걷는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와 러시아 전쟁 그리고 수요-공급 교란 그리고 치솟는 물가 등은 이런 미묘한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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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ff So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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