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하다 1975년 도미… 세이프웨이 매니저로 38년 근무
이민 초기 고생 떠올리며 어려운 라티노 돕기 나서
은퇴 후 이웃 섬기는 두 번째 아메리칸 드림 꿈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도시 빈민사역의 절박함을 실감했다. 감염자는 물론 사망자가 속출하던 팬데믹 초기, 굿스푼 선교회의 사역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굿스푼의 사역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지속됐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나눔을 실천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할 뿐이다
지난 6년 동안 굿스푼 선교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올해 다시 굿스푼 아카데미ㆍ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최정선 씨(71, 알렉산드리아 VA)는 “어려울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한인들의 이웃사랑, 나눔의 기적”을 언급하며 굿스푼 선교회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굿스푼 선교회와의 첫 만남은?
▶18년전 한국일보 기사를 통해 굿스푼 선교회를 알게 돼 사역에 동참하게 됐다. 당시 ‘세이프웨이’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들이 아깝게 버려지는 것을 보고 굿스푼 선교회에 후원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부터 이사장을 맡아 만 6년을 섬겼다. 도시 빈민을 상대로 복음전도와 구호사역을 감당하며 여러 가지 감격적인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3년간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마음을 모으는 기회가 됐다.
-팬데믹 동안에도 활동했나?
▶팬데믹을 겪으며 모든 것이 위험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굿스푼 선교회는 기적과도 같이 성장했다. 꼭 필요한 방역용품을 비롯해 더 많은 구호품과 생필품 등을 공급할 수 있었으며 절망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전해주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한인들의 따뜻한 정과 나눔의 기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인사회와 한인교회, 열정적인 독지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굿스푼 아카데미와 장학재단은?
▶라티노 도시빈민들과 그 자녀들, 제3세계 출신 난민들과 청소년들을 양육하는 ‘굿스푼 아카데미ㆍ장학재단’의 이사장을 맡게 됐다. 굿스푼과의 인연을 이렇게 계속 이어가고 있다.
팬데믹 전에는 매년 십여명의 학생들을 후원해 왔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축소됐었다. 그러나 올해 다시 교육사역에 집중하며 성경공부를 비롯해 이민정착을 위한 생활영어반,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영어ㆍ수학 과외 등을 실시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이민생활과 은퇴 후의 계획은?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1975년에 이민 왔다.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과감한 도전에 나섰지만 언어도 문화도 낯선 미국 땅에서 여타 이민 1세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만 했다. 식당에서 접시를 닦기도 하고 주방에서 새우를 손질했으며 건물 청소 등 생전 처음 미국에서 경험한 직업만 해도 열손가락이 모자라다.
이민초기에 고생했던 것을 떠올리면 라티노 이민자들이 눈에 밟힌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거리급식에 나오는 엄마들을 보면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주게 된다.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칸 드림을 품에 안고 미국에 왔을 것이다. 그들의 어려움을 알기에 외면할 수 없다.
1981년부터 세이프웨이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자리도 잡고 이웃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교회를 통해 단기선교도 다니고 1994년 여선교회연합회 회장도 역임했으며 1998년부터 워싱턴 기독장학재단도 운영했다.
지금은 38년 동안 일한 세이프웨이에서 은퇴하고 굿스푼 선교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제 다시 ‘제2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살고자 한다.
<
유제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