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초대석 - VA 주 보훈처 부장관 / 제이슨 박
▶ 아프간전에서 두 다리ㆍ두 손가락 잃은 영웅 웨스트포인트ㆍ조지타운대 MBA졸업
지난 1월 32세의 젊은 나이에 버지니아 주 보훈처 부장관에 발탁된 한인 2세 제이슨 박 씨(32세, 한국명 박제선).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부상을 입고 두 다리를 잃은 그는 주 보훈처의 부장관에 임명된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와 영광이라고 말한다. 제이슨 박 부장관과 줌으로 군생활과 한미동맹에 대한 생각, 아프간 경험담 등을 들었다.
# 부장관이 된 소감과 업무는
박 부장관은 “주 보훈처 부장관으로 임명되고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지금은 업무를 익히고 배우는 단계에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 일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 군인으로서 버지니아 주를 위해 봉사하게 된 것에 감사하고 글렌 영킨 주지사와 함께 일을 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부장관은 “저는 육군 장교인 아버지를 보면서 성장해 군인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내 여동생도 지금 군인으로 복무 중에 있는데, 나라를 위해 애쓰는 모든 현역 군인, 재향군인 등의 가족을 위한 복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은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살았다. 여러 지역에서 생활해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것이 지금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관은 1989년 부친 박영태 씨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 용산에서 출생했으며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리니어중(현재 캐서린 존슨), 페어팩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 조지타운대 MBA 과정을 마쳤다. 박 부장관의 부모는 현재 버지니아 비엔나에 거주하는 박영태 예비역 대령과 성악가 박영애 씨다. 부친인 박영태 씨도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지난 2008년 말레이시아 미 대사관에서 국방무관으로 3년을 근무하고 주한미군 2사단과 한미연합사 소속으로 한국에서도 7년을 복무하기도 했다. 박 부장관의 동생인 세라 박씨 역시 제임스메디슨 대학교 재학 당시 ROTC를 지원, 졸업 후 현재 주한미군으로 복무중이다.
# 아프간전 부상과 그후
박 부장관은 2012년 미 육군 보병 2사단 소속의 소위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당시 탈레반이 설치한 급조폭발물(IED)이 터지면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소대원들부터 피신시키는 도중에 두 다리와 손가락 2개를 잃었다. 그는 이 공훈으로 연방 정부로부터 퍼플하트 훈장(복무도중 전사 혹은 부상당한 상이군인에게 수여하는 상이군인 훈장)을 받았다.
당시 폭발 사고 후 심정과 상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벌써 10년이나 지났다. 사고 발생 후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을 했지만 의료진의 도움으로 1년간 다리와 손가락 수술을 30번 넘게 받았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에 비해 회복도 빨랐지만 부모님과 많은 분들의 기도로 힘을 얻었다”면서 “하지만 병원에 있는 것이 너무 싫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서 재활치료를 열심히 받았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독립을 빨리 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다리에 의족을 끼고 생활하는 방법 등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했다”면서 “만약 당시 가족들의 희생과 많은 의료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다.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는 남아 있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이 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고 묻는 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사고 당시 내가 리더로서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을 겪으면서 단단해지고 부상당한 후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모든 일을 해 왔던 거 같다. 그래서 현재 주 보훈처의 부장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제대 후 어떤 일을 했는지
그는 재활치료 후 너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휠체어를 타고 2014년에 잭 리드 연방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십(군인 비서)으로 13개월 동안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뒤 2015년 대위로 제대를 하고 보잉사에 입사한 뒤 정부 관계 업무를 보면서 조지타운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이후 2021년까지 일하면서 미 전역의 기업체, 대학교 등에 초청받아 강연자로도 활동했다.
# 한미동맹에 대한 생각은
박 부장관은 “한미동맹은 한미간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양국이 지키고자 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가치를 공유해야 하고, 특히 저는 한국과 미국의 평화와 안전을 도모하는 안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존경과 감사를 우선시하는 한국의 문화와 독립과 배려, 그리고 목표와 포부를 갖는 미국적인 문화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낸 것처럼 저와 같은 한인 2세들이 앞으로의 한미동맹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한인사회를 이끌어 나갈 한인 2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열린 마음을 갖고 열정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하기 바란다. 또 항상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면 좋은 일은 올 것이다.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인생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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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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