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강화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28일(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6.15포인트(0.49%) 하락한 33,89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71포인트(0.24%) 떨어진 4,373.9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6.77포인트(0.41%) 상승한 13,751.40으로 장을 마감했다.
2월 한 달간 3대 지수는 모두 3% 이상 하락했으며, 동시에 두 달 연속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시장은 그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이 미국에 소유한 모든 자산은 동결됐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동맹과 캐나다, 일본 등은 지난 주말에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하고,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 펀드를 전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에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아시아 시장에서 30% 가까이 하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인상했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오는 3월 1일부터 자국 거주민들이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송금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외부채 상환을 차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소식에 러시아 채권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면서 러시아 채권과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지난 주말 투자 부적격 등급인 '정크' 수준인 BB+로 강등했으며, 무디스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려 정크로 강등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한 점도 위험회피 심리를 확산했다.
양측은 벨라루스에서 5시간 동안 회담했으나 일부 합의 가능한 의제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결과는 내놓지 않았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이날 유럽연합(EU) 가입을 공식 요청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위험회피 심리에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쏠림 현상은 강화됐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3bp(1bp=0.01%포인트)가량 하락한 1.83% 수준까지 하락했다.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됐다.
이 영향으로 기술주들이 반등을 모색했다.
국제 유가도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5달러까지 올랐고, 브렌트유는 101달러까지 올라섰다. 월가의 공포 지수인 변동성지수(VIX)는 10% 가까이 올라 30을 넘어섰다.
S&P500 지수 내에서 부동산, 금융, 필수소비재, 소재(자재), 헬스,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산업,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는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타비스 맥코트 전략가는 CNBC에 "전쟁은 기본적으로 위험자산에 '위험회피' 환경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결론이나 새로운 기준이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국채나 다른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모든 것이 전례 없는 상황이며, 따라서 주식에 대해 합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해결이 날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93.4%, 50bp 인상 가능성은 6.6%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56포인트(9.28%) 오른 30.15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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