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지난 1년여 자원 봉사해 오고 있는 한 단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 말로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직에서 은퇴하고 나니 별안간 내 생활에 큰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교육위원 자리가 풀타임 직업은 아니었지만 어떨 때는 풀타임 이상으로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20년 이상 해 오다가 막상 손을 놓으니 마음도 허전했지만 내 일상 스케줄에 큰 구멍이 난 듯 했다. 그러다가 그 빈 공간을 메워주기 시작한 게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미국인 성당에서 주관하는 성인 ESL 클래스에서의 보조교사 활동이었다. 그렇게 해서 1주일에 이틀 저녁은 보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조금씩 도움을 청해 오는 한 두 단체의 일들이 비워진 내 스케줄을 메우고 있다. 그러다가 1년 반 전 쯤에 내가 1995년 처음으로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때 같이 일했던 한 교육위원으로 연락을 받았다. 그 동료 위원은 교육위원 뿐 아니라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으로도 한 10년간 일했던 70대 나이의 백인 여성이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자원 봉사하고 있는 한 단체를 소개하며 나에게 그 단체의 초대이사회 멤버로 수고해 줄 아시안계 봉사자를 찾아 달라는 요청을 했다. 부담이 가지 않도록 많은 시간을 빼앗지는 않을 테니 꼭 부탁한다면서 말이다.
얘기를 들어 보니 그 때까지 그 단체의 태동을 위해 의기 투합해 열심히 준비 작업을 해 오던 사람들이 모두 70대 백인 여성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단체를 정식으로 설립할 준비가 끝나 이제 이사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아시안계 이사도 꼭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그 부탁을 듣는 순간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교육위원회의 여러 자문위원회나 지역 주류사회 단체 기관들에서 자원 봉사할 용의가 있는 아시안들을 찾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구되는 시간적, 재정적 헌신 정도를 다시 확인해 보고 아시안계 봉사자를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역시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몇 주 후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내가 하겠다고 하기에 이르렀다. 아마 내 동료 교육위원은 내가 맡아 해 주기를 바랐지만 차마 그렇게는 얘기를 못하고 내가 스스로 자원하도록 유도하고 기다린 듯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사로 참여해 오고 있는 이 단체는 EduTutorVA(edututorva.org)라는 비영리 교육단체이다. 이 단체가 그 동안 해 왔던 일은 북버지니아 지역의 몇몇 학교들 가운데 선정된 학생들에게 조지메이슨 대학과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중인 장래의 교사 희망 대학생들을 연결해 과외 수업을 해 주도록 하는 것이다.
선정된 학생들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가정의 경제 상태에 따라 학습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학습 부진 학생들에게 학교가 미처 제공하지 못하는 추가 학습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또한 수고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소정의 수고료도 지불되며, 앞으로 정교사가 되기 전에 학생들을 가르쳐 보는 유익한 경험도 쌓는 기회가 된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해당 대학교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프로그램이든지 운영을 위해서는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이사 본인들도 직접 후원을 하지만 주위에 알려 후원자를 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번 학년부터는 해당 학교들이 소속된 학군의 교육청으로부터 일정의 재정 지원을 받고도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좀 더 알리고 도움을 호소해야 한다. 이에 오는 3월 2일 이 단체가 설립된 후 처음으로 모금행사를 갖는다. 이 단체의 명예 이사장인 마크 워너 연방상원의원이 명예 게스트로 참여해 과외 교사 대학생들과 공개 대화도 갖는다. 이 행사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아래의 내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ilryongm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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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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