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희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노후설계에 있어서 생각치 못한 복병이 있는데 이를 노년의 5대 위험이라 한다. 첫번째는 장수에 대비한 준비 부족이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생활 위생 개선 등으로 질병으로 인한 사망을 제외하고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남자 80.5세, 여성은 86.5세로 100세 세대에 돌입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80세 이후의 삶은 본인에게는 해당상황이 아니라는 착각으로 이에 대한 대비를 안 하는 것이다. 은퇴 후 평균 20년~35년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두번째는 건강에 대한 문제이다. 사망전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면 가장 축복받은 노년이 되겠지만 수명 연장과 더불어 노환으로 인한 장기 요양 상태를 겪게 된다. 통계적으로 장수로 인해 노인 인구의 3분의 2는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장기 요양 상태를 겪게 되는데 남자분들은 평균 2.2년, 여성분들은 평균 3.7년의 장기 요양 상태를 겪게 되는데 이는 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2040년도에 예상되는 장기 요양비는 2인 1실 기준으로 3퍼센트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서 장기 요양비는 남자분들은 평균 44만불, 여성분들은 약 74만불이상의 비용이 들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비가 안되어 있으면 평생 힘들게 모아 놓은 은퇴자산의 고갈을 촉진해서 본인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자녀들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건강한 삶을 끝까지 유지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면서 장기요양 상태를 대비해서 재정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세번째는 자녀 리스크이다. 자녀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인들의 특성상 자녀가 성장하여 가정을 이룬 이후에는 재정적인 독립을 하도록 부모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데 자녀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는 연약함으로 본인의 노년을 희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자식에게 쏟아 붓고 자녀들에게 부양을 기대하기 보다는 부모와 자녀가 재정적으로 독립되어 있다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네번째는 저금리 시대이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와 2019년부터의 팬데믹으로 각 국가는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오고 있는데 은퇴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이 수입원인 은퇴자들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은퇴 자산을 어느 정도 모을지 목표를 설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계산법은 본인의 은퇴 후 생활에서 필요한 필수 생활비를 계산하고 필수 생활비가 은퇴 자산에서 약 4퍼센트정도 인출로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이상적이라고 하는데 은퇴계좌가 연 4퍼센트 이상의 수익이 나온다면 마르지 않는 은퇴 자원이 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는 은퇴자산의 수익률이 낮으므로 은퇴 자산의 조기 소진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다섯째는 은퇴 자산 구조의 위험도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집값이 상승하면서 집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분들의 자산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은퇴자산의 구조에서 부동 자산과 유동자산의 비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주택가격은 높으나 본인이 사용 가능한 유동성 은퇴자산은 거의 없는 하우스 푸어가 의외로 많다. 이 경우 주택 규모를 줄이고 생활비를 줄여서 은퇴 자금으로 쓸 수 있는 유동성 자금 마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은퇴자산을 모으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애 주기에 맞추어 노후 준비를 해야만 한다. 현역 시절에는 절약과 본인에게 맞는 재테크를 통해 저축과 투자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노후 자금을 모아야 한다. 은퇴시에는 그동안 모아온 은퇴자산을 운영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어야만 한다. 공격적인 재테크가 아닌 본인이 이루어 놓은 은퇴자산을 운용하면서 필요 금액은 연 4퍼센트 이내로 인출하면서 본인의 생활을 유지하고 남은 돈은 안전하면서 수익성이 나오도록 운영해야 한다. 이때는 무엇보다 고정적인 은퇴 수입원 확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소셜 연금과 더불어 부족한 부분은 개인 연금을 통해 생활비가 보장되어야 하고 고정 수입에 맞추어 생활비를 줄이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은 근로소득이라도 나올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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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희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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