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걱정 이겨내는 ‘컴포트 푸드’연구 급증
▶ “해산물·채소·견과류·콩·소량의 다크초컬릿”
두뇌에 영양을 공급할 시기다. 수년 간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연구는 주로 신체 건강과 식이요법, 체중 및 만성 질환 간의 연관성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영양 정신의학에서 떠오르는 분야가 음식과 우리의 기분 즉 정신건강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하버드 정신과 의사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영양 및 생활 습관을 연구하는 정신과 디렉터인 우마 나이두 박사는“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허리둘레의 관점에서 생각하지만 음식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우리의 대화에서 빠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위와 뇌의 연관성은 아주 긴밀하고 이는 자궁에서 시작된다. 또, 장과 뇌는 배아의 동일한 세포에서 유래한다고 나이두 박사는 설명한다. 뇌와 장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있음을 아는 주요 통로가 미주신경이다. 미주신경은 스트레스가 마음 속의 불안감을 유발하고 위장에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양방향 화학 메시지 시스템이다.
음식은 또한 미생물군집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부 장내 미생물종은 더 높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화학물질인 세로토닌도 장과 강하게 연결돼있다. ‘이것이 음식에 관한 당신의 뇌이다’(This Is Your Brain on Food)의 저자인 나이두 박사는 신체 세로토닌의 5%만이 뇌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장에서 만들어져 저장되고 활성화된다고 말한다.
영양 정신과 의사들은 음식이 치료 및 처방약 등 정신건강을 위한 다른 치료법을 대체해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에서 식생활의 변화가 기분과 정신건강에 대한 의미 있는 개선책이 된다고 제안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요리학교의 전문요리사이자 강사인 나이두 박사는 “우리는 먹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라며 “음식 또한 정신건강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위안을 주는 음식(컴포트 푸드)의 신화
종종 사람들은 아이스크림, 피자 또는 맥앤치즈와 같은 컴포트 푸드를 먹음으로써 기분을 바꾸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음식이 일반적으로 지방, 설탕, 소금 및 탄수화물의 감칠맛나는 조합으로 입맛을 돋우지만 실제로는 기분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네소타 대학의 건강 및 식습관 연구소장 트레이시 만 박사는 개인이 선호하는 컴포트 푸드가 기분을 좋게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기분이 나쁠 때 어떤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가장 흔한 답은 초콜릿, 아이스크림, 쿠키였다. 또, 응답자들은 즐겨 먹었지만 위안을 얻기 위해 평소에는 먹지 않는 음식들을 나누었다.
각 테스트에 앞서 참가자들은 분노, 적대감, 두려움, 불안 및 슬픔을 유발하는 영화 클립을 시청했다. 영화가 끝난 후 시청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부정적인 기분’이란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가장 좋아하는 컴포트 푸드, 좋아하지만 컴포트 푸드로 간주하지 않는 음식, ‘중립적인’ 식품(오트 하니 그라놀라 바) 또는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3분 동안 혼자서 음식을 먹거나 조용히 앉아 있었다. 휴식을 끝낸 후 다시 기분 설문지를 작성했다. 참가자가 컴포트 푸드나 어떤 음식을 먹든 안 먹든 그 사람의 기분에는 차이가 없었다. 가장 중요해보이는 요소는 시간의 경과였다. 만 박사는 “컴포트 푸드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만 먹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분도 좋아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컴포트 푸드를 신화처럼 믿으며 기분을 좋게하는 음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음식
만박사의 연구가 전통적인 컴포트 푸드가 기분에 그다지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더욱더 많은 연구들이 개별 식단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6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식이 요법이 우울증 증상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치료제로 식습관 변화를 실험하기 위한 첫 번째 연구에는 67명의 환자가 포함되었다. 이들 모두가 과일, 야채 또는 섬유질이 거의 없는 가공 및 당분이 많은 음식으로 구성된 잘못된 식단을 좋아했다. 이중 약 절반의 환자들에게 지중해식 식단에 대한 영양 상담과 맛보기 음식, 조리법 및 식사 계획이 담긴 음식 바구니를 제공했다. 또, 나머지 그룹은 매주 만나 수다를 떨며 사교적 지원을 받았지만 식단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3개월간의 연구 끝에 식품 바구니를 받은 집단은 우울증 증상이 훨씬 더 크게 개선되었으며 그 중 3분의 1은 증상이 완전히 완화되었다. 반면에 사교적 지원을 받은 집단 중 증상이 완화된 사람들은 8%에 불과했다.
이 같은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1만명 이상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4년 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철저히 따르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낮았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정부 조사에서 무작위로 표본 추출한 성인 1만2,385명의 음식 일기를 조사했다. 그들은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을수록 행복과 삶의 만족도 및 웰빙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심리적인 효과는 실업에서 고용으로 이동시켰고 더 많은 야채를 포함하도록 식단을 변경한 사람들은 2년 이내에 기분이 개선되는 것을 보았다.
어떤 음식이 정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것이 아직 많다. 2019년 의학저널 JAMA에 발표된 1년 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이 불안을 감소시켰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우울증을 예방하지는 못했다.
뉴욕에 위치한 컬럼비다 대학 정신과의사 겸 임상조교수인 드류 램지 박사는 “과학자들은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의 약 20%가 뇌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특정 영양소와 아미노산을 섭취할 때 중요한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뇌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는 활엽세포는 오메가-3 지방에 의존한다. 아연, 셀레늄, 마그네슘을 포함한 미네랄은 세포 활동과 뇌 조직의 기초를 제공하고 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경 전달 물질을 합성한다. 철분, 엽산 및 비타민 B12는 신체가 세로토닌을 생성하도록 도움을 준다.
‘먹으면서 불안과 걱정을 이겨내라’(Eat to Beat Depression and Anxiety)의 저자인 램지 박사는 “우리의 뇌는 생존하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먹도록 진화했지만 전반적인 정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뇌에 연료를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쓰레기를 많이 먹으면 쓰레기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이 정신건강 위험으로까지 확장된다는 생각은 최근까지 정신 의학에서 우리가 만들지 못한 연결고리”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브레인 푸드’를 먹어보자
램지 박사는 환자들이 뇌 건강을 위해 먹어야 할 최고의 음식을 기억하기 쉽도록 “해산물, 채소, 견과류, 콩, 그리고 소량의 다크초컬릿”이라는 간단한 주문을 외우도록 했다. 또 ‘멘탈 피트니스 키친’이라는 무료 온라인 요리교실을 주최하고 있다.
이번 주 건강식 도전에는 더 나은 두뇌 건강과 관련된 몇 가지 새로운 음식을 접시에 추가해보자. 다음은 나이두 박사와 램지 박사의 제안을 기반으로 한 음식 목록이다. 뇌에 이로운 다양한 식품에 대한 과학적 기반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러한 식품을 섭취한다고 해서 하룻밤 사이에 기분이 바뀌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 중 몇 가지를 식사에 포함시키면 일일 식단의 전반적인 질이 향상되고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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