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쉼….바로 지금 나의 상황…지난 주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목이 잠기는 것이 느껴졌다. 지난 2 년간의 팬데믹 기간에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고 처음있는 일이기에 살짝 불안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몇 시간 뒤에 예정되었던 주일 대면 예배를 비대면으로 바꾼다고 성도님들에게 광고를 보내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그 날 저녁때에 혹시나 해서 코로나 테스트를 했는데 음성 반응이었다.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하지만 그 다음날 여전히 목이 쉬고 잠기기에 다시 한 번 아내와 함께 테스트를 했는데 둘 다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함께 집에 있는 큰 딸까지도 의리(?) 있게 양성 반응이 나와서 온 가족이 집에서 조용히 쉼을 갖고 있다. 증상이 지극히 경미했기에 이미 벌써 몸은 회복은 되었지만 조심하는 차원에서 한 주더 모든 것을 쉬고 집에 머물고 있다. 물론 이것은 나로서는 원치 않는 쉼이다!
원치 않는 쉼… 하지만 한 두가지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걸린 분들의 마음과 상황이 몸소 체험을 통해 깊게 깨달아 졌다. 특별히 나는 평상시에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면 아내가 어떤 한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는데 내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그럴수도 있지 않는가’라고 하면서 아내를 위로 해주려 하다가 더 큰 상처를 준적이 있었다. 그런데 몇 일뒤에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던 같은 사람에게 내가 직접 상처를 받자 내 눈에서 불똥이 튀면서 분노가 폭발을 한 것이다. 그러한 나의 모습을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 보던 아내의 한 마디, “당신은 직접 당해봐야 깨닫는 사람이에요!”… 이것이 평상시 나의 실력(?) 인데 이 번에 직접 코로나를 경험하니까 참으로 다른 사람들이 집에 격리 되어서 홀로 외로이(?) 지내야 하는 고충을 이제 잘 알게 되었다...
또 한가지의 깨달음은 쉼에 대한 소중함이다! 정말로 이제까지 나는 그 누구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강행군해서 쭉 달려 왔기에 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하다못해 큰 마음먹고 가족들과 며칠 어디를 가더라도 가방에 책을 수십권 가지고 갈 정도로 그냥 쉬는 자체가 불편한 사람이기에 이번 쉼 자체는 말 그대로 괴로움 그 자체다. 그렇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상황 가운데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그 어느 누구보다도 대면 예배를 사수하려고 온갖 노력을 해왔고 작년 이 맘때에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릴때에도 온라인 예배를 드렸지만 몸과 마음은 교회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아예 꼼짝달싹 못하고 몇일을 집에서 쉬어야 하는 것은 쉼이 아닌 고통 인것 같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듯이 많은 성도님들이 격려와 위로와 관심과 사랑을 표시해 주셔서 너무 감동이 되고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얼마나 많은 위로를 해주시는지 “가끔 이렇게 아파도 괜찮겠네…” 생각이 들정도다. 여러 성도님들의 격려와 위로, 예를 들면 한 분이 내게,“… 그동안 목사님께서 모든 짐을 홀로 지시고, 동분서주하시며 괴로워하셨던 탓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한 동안 푹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휴식이 자생력을 키우는 제일 좋은 처방이 될 것입니다….” 라고 하셔서 원치 않는 쉼을 갖고 있던 나에게 죄책감을 덜어 주었고 조금이나마 덜 미안한 마음으로 쉬고 있다…
처음 몇 일은 경미한 증세임에도 집에만 있으려니 몸도 근질근질하고 마음도 불안했다. 조금더 시간이 흐르면서 분주한 마음과 사역가운데 갖지 못했던 “Reset”이 되면서 평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안식”에 의미를 더 깊게 깨닫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전혀 쉼이 필요없으신 하나님께서도 일부러 안식을 하신 것은 하나님보다 우리에게 쉼이 더 필요하기에… 그렇다! 한 쪽 손 마른자를 일부러 안식일에 치유하신 것으로 인하여 본인 자신은 십자가에 죽음을 당하면서까지 우리에게 진정한 안식을 주시려 했던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 더 깊게 깨닫게 된 것 같다! 원치 않는 쉼…!!! 분명 이번 쉼은 계획된 것도 아니고 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이 기간을 통해서 잘못된 우선순위를 바로 잡고 무엇보다도 나와 하나님 관계가 새로이 Reset 되고 더 깊어 지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감사가 절로 나온다!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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