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조형물·전용차로 설치하고 경관조명 가동…톈안먼 경계 강화
▶ 시민들, 코로나19 통제 가능 자신감 속 방역 우려도 교차
"동계올림픽은 중국의 발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주요 교차로마다 올림픽 관련 대형 조형물이 설치됐고 세계 각국에서 선수와 관계자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베이징은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시안(西安)과 톈진(天津)에 이어 최근 베이징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최근 중국 정치의 상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등 도심 곳곳에 동계올림픽 관련 대형 조형물을, 베이징 도심을 가로지르는 창안제(長安街)에는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21일 찾아간 톈안먼 광장은 낮 기온이 영하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올림픽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만든 화단에 중국식 노리개 모양의 대형 중궈지에(中國結)와 톈안먼 성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톈안먼 광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후(胡)모 씨는 "너무 기대되고 떨린다"며 "2008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지 14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치른다는 것은 중국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후 씨는 다만 코로나19 탓에 동계올림픽을 직접 관람하지 못하게 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집에서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일반 대중에게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올림픽을 앞둔 톈안먼 광장은 경계가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톈안먼 광장은 평소에도 경계가 삼엄하기로 유명한데 이날은 신분증 검사를 두 번이나 하고 스마트폰 미니 프로그램으로 이름과 주소 등을 입력하고 나서야 비로소 광장 입구에 도달할 수 있었다.
광장에는 사복 경찰은 물론 제복 차림으로 주변을 순찰하는 무장 경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베이징의 명동으로 불리는 왕푸징(王府井)은 '동계올림픽 옷'으로 갈아입었다.
보행자 거리에 설치된 화단은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둔'(氷墩墩)과 '쉐룽룽'(雪容融)으로 장식했고, 상가마다 외벽은 물론 내부에도 동계올림픽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올림픽 개막식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카운트다운 시계탑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여고생 류(劉)모 양은 "2008년 올림픽은 어른들에게 말로만 들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느낄 수 있게 됐다"며 "동계올림픽은 세계에 중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양은 이어 "세계의 올림픽 건아들이 베이징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바란다"며 "세계인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만족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도로마다 올림픽 전용차로를 설치했고, 자원봉사자 1만9천여 명은 올림픽 기간 별도의 방역 구간인 '폐쇄루프'에 입장해 본격적인 손님맞이 채비에 들어갔다.
폐쇄루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을 마치 거대한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외부와 접촉을 엄격히 차단하는 방식이다.
폐쇄루프에 들어간 선수나 코치진, 자원봉사자는 외부와 접촉이 철저히 차단되며, 외부에서도 폐쇄루프로 진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중국인들은 당국이 코로나19를 통제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근 베이징의 상황을 걱정하기도 했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21일까지 누적 확진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직장인 위(於)모 씨는 "전 세계 선수들이 중국에 모이는 만큼 감염병 예방에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이자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중국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방역 자신감 속에 진행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다음 달 4일부터 베이징, 베이징 외곽의 옌칭(延慶),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 등 3개 지역에서 나뉘어 16일 동안 펼쳐진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