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 Sir, With Love (선생님께 사랑을 드립니다. 노래: Lulu)
“이야기를 하며 손톱을 깨물던 여고생 시절은 지나갔고 허나 한가지 사실은 항상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거에요. 그러나 당신은 크레용에서 향수로 데려 온 사람에게 어떻게 감사를 표현 할까요? 쉽지는 않을 거지만 난 노력할 거예요. 당신이 하늘을 원한다면 난 하늘을 가로질러 편지를 쓸 거에요. 그것은 천 피트 높이로 솟을 겁니다. 선생님께 사랑을 보냅니다. 책을 덮고 마지막 우리들 모습을 볼 순간이 찾아왔어요. 그리고 내가 그를 떠날 때 그건 바로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를 보낸다는 의미이죠. 나에게 옳고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해주고 약한 것에서 강한 것을 가르쳐준 친구였죠. 참 많이 배웠죠. 무엇으로 그에게 보답해야 할까요. 당신이 달을 원한다면 난 시도해 볼 거에요. 하지만 난 차라리 당신에게 내 마음을 주고 싶어요. 선생님께 사랑을 드립니다. 그 어색하고 낯설었던 시절.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친구들은 왜 어느날 어른으로 변했는지? 세상에 나와 힘들게 나무에 기어 올라가야 하고 또한 더러워진 무릎을 꿇은 대신에 무엇을 우린 해야 하나요.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당신이 이 세상을 원한다면 난 벽으로 쌓아 줄 거예요. 10피트 높이로 이 단어를 쓸 거에요. 선생님께 사랑을 드립니다.”
영국 가수 Lulu의 노래로 1967년 상영된 영화 ‘마음은 언제나 태양’에 삽입됐다. 국내에선 매년 스승의 날에 단골로 TV 방송국에서 보여주는 영화다. 그렇게 매년 보여주는 영화지만 다시 볼 때마다 질리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감동을 느낀다. 군더더기 없는 플롯, 신선한 배우들의 연기, 그 중 주연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의 연기는 압권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영국령 Guiana에서 이민와서 엔지니어 일을 참고 하던 중 영국 수도 런던 동쪽에 있는 한 고교에서 임시 교사직 제의를 받는다. 교사직 경험이 전혀 없는 그는 경제 사정이 어려워 수락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모두 전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온 문제 학생들로 사고 뭉치들이다. 이들과 처음에는 물과 기름으로 시작하지만 차츰 미움을 사랑으로 순화하는 과정을 담은 명화 중의 명화이다.
지난 1월6일 흑인들의 영원한 우상 시드니 포이티어가 93세 나이로 우리들 곁을 떠났다. 언제나 살며시 보일듯 하면서 잘 보이지 않는 신비한 미소로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다시 보지 못 한다고 생각하니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바하마 출신이다. 부모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관광차 왔다가 시드니 포이티어를 낳아 그는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부모들은 출산 후 곧 바하마로 돌아갔으며 시드니 포이티어는 15세까지 그 곳에서 자랐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배우가 되기위해 American Negro Theater에 가입하여 연기 경력을 쌓았다. 몇 번 오디션을 보았지만 억양때문에 번번히 좋은 역할을 맡지 못했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Norman Brokenshire를 롤모델로 택한 후 6개월간 노력한 끝에 결국 발음 교정을 무사히 마쳤다. 1955년 Blackboard Jungle(폭력 교실), 1958년 The Defiant One’s(흑과 백), 1963년 Lillie’s Of The Field에 출연했으며 이 영화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흑인으로서는 최초의 수상이었다. 1967년 아카데미상은 비록 놓쳤지만 ‘To Sir With Love’, ‘In The Heat Of The Night’(밤의 열기 속에서), ‘Guess Who’s Coming To Dinner’(초대 받지 않은 손님) 등에 출연했던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시드니 포이티어는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잘 알려졌다. 맨 처음 영화 ‘폭력교실’에서 주연 배우 글렌 포드와 선생과 제자로 출연하여 좋은 인상을 남겼다. Bill Haley & His Combo가 노래한 영화 주제곡 ‘Rock Around The Clock’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최초의 록 음악이며, 청소년들을 록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토니 커티스와 공연한 ‘흑과백’에서 그의 내공이 화면 전체를 압도하며 진가를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초대 받지않은 손님’에서는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결혼 문제를 다루어 사회적인 이슈를 몰고 오기도 했다. 수사물 시리즈 ‘밤의 열기 속에서’는 빈정되는 백인 수사관의 비협조적인 행태 속에서도 묵묵히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역을 잘 수행하여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 기대됐지만 백인 우대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수상이 무산됐다. ‘언제나 마음은 태양’은 그의 무게를 느껴 볼 수 있는 한 편의 서사시였다. 고교생을 소재로 만든 영화를 이보다 더 잘 만든 영화가 향후 나올 수 있을까? 이 한 편의 영화로 그는 한국 팬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각인됐다. 살며시 웃음짓는 그의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미소… 우린 그러한 미소를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는 아쉽게도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숱한 작품들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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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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