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가이드 Cross Mountain ( 5,203’)
우리가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하여 자녀들을 키우며 살고있는 이곳 캘리포니아는 여러가지로 축복받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임은 자타가 다 수긍하는 사실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 캘리포니아는 그 면적이 무려 155,959 평방마일이 되어 대한민국(남한)의 면적인 38,691 평방마일의 4배가 넘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의 생업을 영위하면서, 평소의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하여 틈틈히 이곳 저곳을 골고루 둘러보며 지내기에는 땅이 너무 넓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범위를 남가주로 한 단계 좁히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주에 있는 58개의 County중에 보통은 남쪽에 있는 10개의 County를 남가주로 분류하는데, 그렇더라도 그 면적이 56,512 평방마일로 대한민국 크기의 약 1.5배가 되므로 결코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잘 짜여진 남가주의 도로망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당일 또는 1박2일의 일정으로 큰 무리없이 두루 남가주의 구석구석을 섭렵할 수 있다고 하겠다.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각 County에 산재한 특징있는 아름다운 산들을 하나씩 둘씩 찾아 다니는 것 만으로도 우리 남가주의 이런저런 다양한 진면목을 알게 되므로, 일상생활의 활력은 물론이고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에 대한 긍지와 애정이 크게 돈독해지리라고 생각한다. 이 10개의 County란, San Luis Obispo, Santa Barbara, Ventura, Kern, Los Angeles, Orange, San Bernardino, Riverside, San Diego, Imperial을 말한다.
오늘 안내코자 하는 Cross Mountain은, 비록 우리 한인 산악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이 산을 찾아가다 보면 부수적으로 이 산이 위치한 Kern County에 대해서도 이해와 견문을 더하게 되는 효과가 적지 않다고 하겠는데, 우선 이 기회를 빌어 Kern County를 개괄해 본다.
Kern County는 LA County와 Ventura County의 북쪽에 면하고 있는, 남가주에서 San Bernardino County(20,052평방마일)에 이어 두번째로 넓은 면적(8,141평방마일)을 가지고 있는 County인데, 이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합한 면적(7,737평방마일)보다도 더 큰 규모가 된다.
Bakersfield를 중심도시로 하는 이 Kern County는 대규모 농축산물 생산지(아몬드,포도,면화,피스타치오,감자,홍당무,우유산출은 가주에서 톱)이고, 거칠것 없는 광대한 사막에 바탕한 대규모 원유생산(가주 전체생산량의 72%)과 풍력발전, 지열발전,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에너지 생산기지이다. 또한 최첨단 우주항공산업시설 및 공군과 해군의 핵심적인 항공기 및 최첨단 무기의 연구개발기지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미국답고 캘리포니아다운 특성을 지닌 대단한 County라고도 하겠다.
이 Cross Mountain은 Mojave의 바로 북쪽에 있는 보통 Tehachapi라고 부르는 Piute Range의 지맥이 되는데, 이 Piute Range가 Sierra Nevada산맥의 최남단으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Cross Mountain도 Sierra Nevada의 작은 지맥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산은 일반적으로 사막지역의 산들이 갈색인 경우가 많은데 비해, 두드러지게 백색과 적색을 띠고 있으면서 여러가지로 변화무쌍한 형상을 이루고 있어 대단히 신비롭고도 아름답다. Off-road Recreation장소로도 유명하여져서 Motorcycle 매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한데, Cross라는 이 산의 이름은 1865년경에 이곳에서 Ranch를 운영했던 Joel Cross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한가지 특기해야 할 사항은 이러한 인적이 많지 않은 산악지역이나 사막지역의 산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물론 일정치는 않으나 대개는 마지막 5~15마일 구간의 도로는 비포장인 것이 상례이므로 Ground Clearance가 높은 4x4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이 Cross Mountain의 산행을 위해서도 악 4.5마일의 비포장도로 구간이 있다.
왕복 8마일에 순등반고도는 3600’ 내외가 되고, 약 8시간이 소요된다. 이 산을 등정할 때는 흔히 옆에 있는 Chuckwalla Mountain(5029’)도 들러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왕복 2마일에 600’정도의 순등반고도가 추가되므로 1시간쯤 산행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가는 길LA 한인타운에서는 101번 Freeway로 북상하다가 170번으로, 다시 5번으로, 또 14번으로 바꿔타고 Mojave까지 간다. 여기까지 대략 95마일 쯤이 된다. Mojave에서 계속 14번 도로로 북상하여 14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Lone Tree Canyon Road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을 하면서 주행거리계를 0로 한다. 앞쪽으로 산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하얀색의 굵은 배관시설물이 보인다. Owens Valley에서 LA로 물을 끌어가는 Los Angeles Aqueduct이다. 1907~1913년간에 LA Water & Power Dept의 William Mulholland가 주관한 233마일에 걸친 대역사를 통해 Sierra Nevada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턱없이 물이 부족했던 LA로 끌어감으로써 오늘날의 LA로 키워낸, 명실상부한 LA의 탯줄이며 생명줄이다.
1.3마일에 이르면 하얀색의 New Aqueduct 밑을 지나게 되면서 길이 갈라지는데 직진한다. 2.1마일지점에서 갈라지는 길의 오른쪽으로 간다. 2.3마일에서 검정색의 Old Aqueduct를 지나고 다시 갈라지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는데 이제 길이 북쪽을 향하게 되면서 계곡으로 들어가게 된다. 3.4마일에 길이 다시 갈라지는데 직진한다.
3.5마일에는 길이 오른쪽으로 바짝 꺾이어 능선으로 올라가게 된다. 3.8마일에 길이 갈라지면 왼쪽으로 바짝 꺾어 들어간다. 4.0마일에는 내리막이 되는데 갈라지는 길의 왼쪽을 택한다. 4.5마일이 되면 Saddle에 이른다. 이곳(해발고도 3600’)에 주차한다.
등산코스북동쪽으로 능선을 향하여 올라가는 길이 있다. 봄에는 산행 내내 이곳 저곳에 드문드문 또 때로는 무리지어 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야생화들을 볼 수 있어 아름답고 황홀하다. 붉은 색깔의 바위들이 돌출된 능선에 올라서면 다시 또 한번의 능선이 앞에 나타나는데 길은 약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나아간다. 이 두번째의 능선에 오르는 거리는 첫번째의 능선에 이르는 거리보다 훨씬 길고 약간 더 가파르다. 뒤로 돌아보면 저 아래로 시야가 매우 넓게 펼쳐진다.
두번째 능선에 거의 다다르면 오른쪽 앞으로 두개의 봉우리가 연이어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뒤에 있는 봉우리가 Chuckwalla Mountain(5027’)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평지(4500’)가 된다. 대략 0.8마일을 온 것 같다. 나중에 Chuckwalla Mountain을 가려면 이곳에서 오른쪽 앞에 있는 4964’봉의 동쪽 기슭을 따라 두번째의 봉우리까지 가면 되는데, 우리는 Cross Mountain으로 가기 위하여 왼쪽으로 굽어지며 완만하게 내려가고 올라가는 길을 따라 가까운 4616’봉을 향하여 간다.
이 봉의 정점에 올라서면 북서쪽으로 2개의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뒤에 있는 산이 Cross Mountain이고 앞에 있는 것은 4762’봉이다. 주로 Motorcycle들이 다니는 거친 내리막 길이 4762’봉쪽을 향하여 산줄기를 따라 대체로 곧게 나있다. 눈아래로 아득하게 보이는 계곡까지 1000’ 정도의 고도를 내려간다. 길이 거칠고 가파르므로 안전하게 천천히 내려가도록 한다.
계곡의 바닥에 이르면 오랫동안 버려져 반쯤은 흙에 묻힌 채 온통 녹이 슬어있는 폐자동차의 형해가 있고, 주변에서 파괴된 Cabin의 흔적인듯한 폐목들을 볼 수 있어, 이 땅에서 먼저 살다간 누군가의 존재와 그가 지녔을 꿈을 상상해 보게 된다. 대략 1.8마일을 온 지점이다. 여기서는 왼쪽편으로 이 계곡을 따라가는데 오른편에 4762’봉이 있고, 이를 지나면 Cross Mountain에서 뻗어내리는 4784’의 바위봉이 서쪽으로 나온다. 봄철에는 특히 이 두 봉우리의 아래 산자락을 Goldfields 등의 야생화가 화려하게 뒤덮는 장관을 보여준다.
계곡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 계곡을 통해 나아가다가 오른쪽 기슭으로 올라가서 4784’봉의 서편으로 있는 거칠고 험준한 암석지대를 통해 조금은 짧은 거리로 기묘한 바위형상들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Cross Mountain정상에 오를 수는 있으나, 그만큼 힘도 들고 위험도 따르므로, 우리는 안전한 산행을 위해 남서쪽에 있는 좌측 계곡을 택하기로 한다. 이 계곡은 차츰 서쪽으로 또 북서쪽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4200’고도의 Saddle로 향하게 되는데 Saddle에 이르기 바로 전에 오른쪽으로 나있는 Motorcycle Track을 따라서 Cross Mountain의 정상까지 반듯하게 올라가면 된다.
가까이 또는 멀리 보이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의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찬탄을 자아낸다. 자연의 솜씨나 상상력은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는데, 가지런히 서있는 자연스러우면서 변화무쌍한 돌기둥들은 마치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찬미키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건립하고 공들여 채색을 해놓은 대규모 신전의 성소들이 아닌가 싶은 신비스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Cross Mountain의 최정상은 산 자체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와는 달리 매우 검박한 모습이다. 크고 작은 거친 돌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덤불류의 식물들이 그 틈을 메꾸고 있다. 그러나 정상에서의 전망은 매우 아름답고 다양하다. 서쪽의 Tehachapi와의 사이에 있는 많은 산줄기들에는 대형 바람개비라고 할 수 있을 Wind Turbine을 이용, 무공해 전력을 생산해내는 “바람농장(Wind Farm)”의 정경이 평화롭고도 이채롭다. 동서남북에 걸쳐, 나무라는 푸른 옷을 전혀 걸치지 않은 채, 화려한 색조의 매끈한 몸매를 자랑스레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사막지역 산들의 나신이 참으로 풍염하고도 뇌쇄적인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사막지역은 황량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나, 사실은 오히려 벌거벗은 사막지역의 산들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한번 분명히 알게되는 산객의 하루가 된 듯하다. 하긴 건강하고 잘 빠진 몸매를 가졌다면 남자든 여자든 사람의 경우도 이와 같지 않겠는가 생각되는데, 그러고 보니 등산로 시작점에서 이곳 정상에 이르도록 우리가 지나온 구간별 행로의 궤적이 마치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을 딱 닮았다는 느낌도 든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나온다. 등산시작점에서 0.8마일 거리에 있는 갈림길에 이르면,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1마일거리에 있는 Chuckwalla Peak에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Chuckwalla란 몸집이 큰 도마뱀의 일종을 가리키는 말이라는데, 이 산을 3번을 갔었지만, 아직 이를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역시 전망이 좋은데, 동남쪽의 광막한 사막 멀리로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 놓은 거대한 태양광/지열발전시설과, 한바퀴를 돌면 5마일이 된다는 한국기업 현대자동차의 자동차주행시험장도 덤으로 보게 된다. 우리 남가주의 이 너른 사막들이, 목하 인간들의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의 뭇 지구생물들에게 청정한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되어지기를 발원해 본다.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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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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