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종업원 상해보험은 한인 사업주들에게 가장 큰 골치거리 중 하나였지만 최근 몇년 동안 종업원 상해보험은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클레임을 줄이기 위한 사업주들이나 회사 차원의 사고 예방노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보험사들은 상해보험 클레임이 접수되면 실제 부상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는 등 허위 클레임을 가려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보험료 안정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같이 과거와 달리 종업원 상해보험 클레임이 쉽게 처리되지 않으면서 최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고용책임보험(EPLI)을 악용하는 것이다. 한 사례로 모 한인업체는 한 직원으로부터 무료 10여가지의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 직원은 법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식사 시간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시작으로 임금 명세서, 불공정한 대우, 차별, 성희롱 등 변호사를 통해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유를 내세웠다.

EPLI는 고용주나 회사의 잘못된 행동이나 정책으로 인해 직원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법적 대응 비용이나 합의금을 보상한도 내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데, 앞서 잠깐 소개한 이유들 외에 나이와 성차별, 부당해고, 사생활 침해, 잘못된 사규, 명예훼손, 직원 베니핏 관리 부실, 고용주의 보복행위, 연방 장애인 차별 금지법(The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가족병가 휴가법(The Family Medical Leave Act)같은 이유들도 클레임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팬데믹과 관련해 EPLI 클레임을 제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직장내 근무환경 및 방역대책, 감염 예방 및 차단을 위한 조치 미흡, 정당한 절차 없이 강제휴가 중 해고, 강제휴가 및 해고 차별 등이 대표적인 사유들이다.

정당한 사유를 가지고 있다면 이같은 클레임을 거는 직원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종업원 상해보험 클레임을 통해 돈을 받아내기가 어려워지자 EPLI를 악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들이 모든 이유를 내세워 클레임을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고용주 입장에서 소송이 시작될 경우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결국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EPLI 관련 클레임과 소송이 증가하면서 보험료 인상 추세가 우려스러울 정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에 따르면 약 20-25%나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결국 고용주들의 비즈니스 운영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같은 EPLI클레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은 직원들과 관련된 업무에 더욱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특히 HR 부서의 역할이 크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직원들에게 회사의 규정과 평등 고용정책을 기본으로 한 핸드북을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 문제가 있을 시 직원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를 알게 된 회사는 어떤 절차와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체계를 담아야 나중에 소송이 제기됐을 때 중요한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사업체의 윤리강령을 만들어 직원들이 비윤리적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이는 직원의 행동에서 야기된? EPLI의 커버를 받지 못하는 또다른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여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근무시간 및 급여, 오버타임에 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각종 규정을 준수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이는 직원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도 연계돼 있는 만큼, 모든 사항들을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리고 직원의 불만사항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조사한 뒤 결과를 이어가는 과정을 밟아야 하며, 이 역시 과정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직원의 고용과 강제 휴직, 해고 등을 처리할 때 항상 법과 규정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EPLI 커버리지를 잘 살펴보고 보강할 것이 없는 지 담당 에이전트와 논의해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제는 대부분 EPLI 보험회사에서 고용관련 상담과 안내 서비스를 해 주고 있어 이를 적극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