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박세리 이후 24시즌 중 절반 넘는 14명 올라
▶ 올해 LPGA 투어서 한국 선수 신인왕 탄생 기대
최혜진(위쪽)과 안나린이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2022년 LPGA 투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한국 선수 신인왕 탄생 여부다.
1998년 박세리부터 24시즌 동안 LPGA투어 신인왕은 절반 넘게 한국 선수 몫이었다. 무려 14명의 한국 선수가 신인왕에 올랐다. 특히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5년 연속 신인왕은 한국인 차지였다.
하지만 2020년과 통합해 신인왕을 가린 지난 시즌 신인왕은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에게 돌아가면서 6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 배출은 무산됐다.
개막을 앞둔 2022년 LPGA투어 신인왕은 한국 선수가 차지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아주 높다. 최혜진(23)과 안나린(26)이라는 빼어난 실력을 지닌 두 선수가 신인왕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최혜진은 KLPGA투어에서 10차례 우승했고 신인왕과 상금왕을 차지했으며 대상을 3년 연속 받았다.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LPGA투어에서 두 차례 준우승했다. 이미 경기력은 LPGA투어에서도 정상급이라는 얘기다.
안나린 역시 LPGA투어보다 우승이 더 어렵다는 KLPGA투어에서 2차례 우승했다. LPGA투어 Q시리즈 8라운드 동안 내내 선두권을 달린 끝에 1위를 차지했다. 최혜진 못지않은 경기력을 입증한 셈이다.
무엇보다 최혜진과 안나린이 지닌 가장 강력한 자산은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지금까지 LPGA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했던 한국 선수는 예외 없이 아이언 샷을 잘 구사했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은 아이언 샷이 정확하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 골프장은 미국보다 그린이 작다. 주니어 시절부터 작은 그린을 겨냥해 아이언 샷을 날린 한국 선수들은 세계 어떤 나라 선수보다 아이언 샷을 잘 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5년 연속 신인왕에 올랐던 한국 선수 5명은 KLPGA투어에서 뛸 때 누구보다 아이언 샷이 정확했다.
2015년 신인왕 김세영(29)은 미국 진출 1년 전인 2014년에 KLPGA투어 그린 적중률 2위(77.94%)였다. 1위는 김효주(27)가 차지했다.
2016년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전인지(28)도 2015년 KLPGA투어에서 아이언샷 정확도 4위에 올랐던 선수다.
2017년 LPGA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을 휩쓴 박성현(29)은 장타력이 워낙 돋보였지만, 아이언이 정확하기로 유명했다. 박성현은 2015년 그린 적중률 6위(77.98%)에 이어 2016년에는 1위(79.72%)를 했다.
2018년과 2019년 신인왕 고진영(27)과 이정은(26) 역시 국내에서 아이언 샷 ‘장인’이었다.
고진영은 2016년 그린 적중률 7위(75.58%)에 올랐던 고진영은 이듬해 그린 적중률 2위(78.99%)를 찍고 LPGA투어에 진출했다.
이정은도 아이언을 잘 다뤘다. 2017년 KLPGA투어 그린 적중률 3위(78.43%), 2018년 그린 적중률 10위(76.96%)에 올랐다.
김세영, 박성현, 고진영, 이정은은 미국에 진출해서도 그린 적중률 상위권을 지켰다.
최혜진의 아이언샷 실력은 비교가 어려울 만큼 빼어나다. 최혜진은 KLPGA투어에서 뛴 4년 동안 한 번도 그린 적중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더구나 4년 동안 그린 적중률이 한 번도 80% 밑으로 떨어진 적도 없다. KLPGA투어 개최 코스의 난도를 고려하면 최혜진은 세계 최강의 아이언샷 달인인 셈이다.
안나린도 아이언 샷을 잘하는 선수다. 최혜진이 타고 난 아이언 샷 달인이라면 안나린은 각고의 노력으로 아이언샷을 잘 다루게 됐다. 안나린의 특기는 원래 그린 플레이였다.
아이언 샷 정확도는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아이언샷 거리가 들쭉날쭉했다. 좌우로 빗나가는 실수보다 그린을 넘기거나 그린에 못 미치는 실수가 더 잦았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를 넘기면서 몰라보게 아이언 샷이 정확해졌다.
안나린은 “매년 겨울 훈련 때마다 정확한 타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아이언샷 거리가 일정해졌다”고 아이언 샷이 향상된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안나린의 그린 적중률은 36위(73.6%)로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안나린의 아이언 샷은 기록이 보여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
우선 그린을 벗어나도 크게 벗어나도 크게 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린을 놓쳐도 파세이브가 용이하고, 잘하면 버디를 노릴 수 있는 프린지 정도다. 아이언 스윙의 리듬과 템포가 워낙 좋아서 볼이 잘 달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혜진과 안나린이라는 두명의 아이언 샷 달인의 도전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가 기대되는 202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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