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빌 ‘오브레드’ 빵집(왼쪽부터), 본촌 치킨 페어팩스점, 애난데일‘모찌도넛’.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2년째 접어들며 모든 일상이 가파르게 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한인들의 주력사업이었던 델리나 캐리아웃, 세탁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며 기존의 사무실이 밀집돼 있던 델리나 캐리아웃은 문을 닫은 곳이 태반이며, 세탁소 역시 사정은 똑 같다. 이처럼 기존의 전통 비즈니스들이 무너지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돼 가는 환경 속에서 한인 자영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팬데믹의 힘든 상황 속에서도 창업에 성공해 주변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눈에 띈다. 팬데믹 속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들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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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에 관심
한식 밀 키트 사업 성공 신호탄
한국식 빵집·도넛·카페·버블티
맞춤형 구두 등‘위기를 기회’로
#‘시대의 흐름’ 읽고 트렌드 변화에 호응
버지니아 타이슨스 코너에서 ‘서브웨이’ 샌드위치 샵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오너 L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매상이 크게 줄자 ‘24시간 배달 시스템’을 적용해 위기를 돌파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트렌드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발상의 전환’이 적중한 것이다.
또 ‘한국식 치킨’으로 승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밀 키트’를 만들어 대박을 친 소반(Sobann), 이지비(ezBee) 마켓, 엄마손 등은 20~30대 젊은 한인들이 집에서 홈 비즈니스로 시작해 어엿한 스몰 비즈니스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 애난데일 헤리티지 몰 안의 작은 가게에서 ‘오개닉(organic) 밀가루’를 사용해 ‘그날 판매할 분량만 만드는 건강한 빵집’으로 출발한 오브레드(O’Bread)는 불과 수년 만에 센터빌 지점을 오픈할 정도로 성장했다.
메릴랜드 볼티모어 시내 중심가인 이너 하버 동쪽 캔톤에 위치한 ‘1 DO(원두)’ 카페는 한인 1.5세대 부부가 2018년 창업했다. 창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인테리어부터 공사하며 부담을 많이 줄인 후 남편이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볶아낸 커피맛으로 승부수를 던져 3년째 접어든 요즘은 단골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신발수선집 ‘코블러 앤 컴퍼니’는 아버지를 돕다 전문 구두수선공이 된 한인 2세가 변화에 발맞춰 신발수선 인터넷 업체를 창업해 성공한 케이스다. 온·오프라인으로 타주는 물론 해외까지 손님이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누구나 손쉽게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버블티 샵도 한인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비즈니스다.
#한류 붐에 힘입은 ‘한국식 치킨’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 게임’ 등의 넷플릭스 드라마,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 붐에 힘입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한국식 치킨’으로 미 주류사회를 사로잡은 ‘충만치킨’ ‘본촌 치킨’ ‘페리카나 치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우리는 모방하지 않습니다. 항상 개발할 뿐입니다(We Don`t copy, We only create…)’를 모토로 2017년 미주에 상륙해 미 주류사회의 입맛을 공략한 충만 치킨은 현재 미주에 38개, 워싱턴 메트로폴리탄에 총 14개의 스토어를 두고 있을 정도로 ‘핫(hot)’ 하게 성장했다.
충만(CM)치킨의 미주지역 책임자인 강민식 사장은 “팬데믹으로 한인 주력 비즈니스가 무너진 이후 소자본으로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는 치킨 비즈니스에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점휴업 상태인 델리나 캐리아웃 등 요식업소의 업종변경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의 성공비결에 대해 ‘정직하게 열심히 뛰는 것’을 든 그는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추천했다.
페리카나 치킨 프랜차이즈 오픈을 주선하고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 제임스 차 부사장(메가 부동산)은 “창업 비용은 2,000sq 기준으로 새롭게 꾸밀 경우 30만-40만달러가 소요된다”며 “창업 문의는 주로 30대-40대가 주를 이루며 요새는 50대도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시 주의 사항은 “프랜차이저(franchiser, 체인점들을 거느린 회사)와 프랜차이지(franchisee, 체인점)와의 계약 관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보통 로얄티 관계를 잘 따져보아야 하며 5% 이상의 프랜차이즈피를 낸다면 내 뒤에 25% 이상의 지분을 가진 동업자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 창업시 내야하는 비용과 트레이닝 그리고 미국 정부에 프랜차이즈 사업 등록이 되어있는지 세밀히 살펴 봐야하며, 요새는 각종 서플라이어와 소스 공급 외에 로얄티를 받지 않는 회사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가 알려주는 프랜차이즈의 성공 노하우는 ‘위치 설정과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조사, 끊임없는 노력’이다.
#‘집밥’에서 아이디어 찾은 홈 딜리버리 ‘밀 키트’
밀 키트 딜리버리 비즈니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외식을 꺼리거나 재택근무가 점점 보편화되며 타이밍이 정확히 잘 맞아 떨어진 분야다. 버지나아 비엔나에 있는 소반(Sobann)은 웹사이트(www.sobann.com)를 통해 주문을 받는 음식 키트 판매 업체로 20대의 신현정씨가 2020년 7월에 오픈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과 맞물려 그야말로 ‘대박’이 나 현재 10명의 직원, 100여명의 고객, 월 매출 5만달러의 스몰 비즈니스로 성장시켰다. 주메뉴는 한식이다.
이지비 마켓(ezBee Market) 역시 웹사이트(www.ezbeemarket.com)를 통해 주문을 받는 푸드 키트 판매 업체로 2021년 1월 버지니아에서 한인 1.5세인 나신명 씨가 시작했다. 창업 1년 만에 직원 25명을 둔 스몰 비즈니스로 커졌으며 주로 한식 밀 키트와 반찬을 만들어 배달한다.
#도넛+찹쌀가루로 동서양의 맛 조화 ‘모찌 도넛’
지난해 여름 애난데일 K-마켓 안에 처음 문을 연 ‘모찌 도넛’은 도넛에 찹쌀가루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상품이 ‘대박’이 난 케이스다. 동서양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찌 도넛을 맛보기 위해 수십미터의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도넛 1개에 4달러 50센트의 결코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그 맛을 보기 위해 리치몬드와 버지니아 비치에서 온 손님이 있을 정도였다.
모찌 도넛을 만든 ‘모찌츄’는 애난데일점을 비롯해 페어옥스몰 점을 운영 중이며 현재 센터빌, 비엔나, 알렉산드리아, 게이더스버그점을 준비하며 프랜차이즈 확장에 나서고 있다. 초기 창업비용은 10만-20만 달러다.
딸기맛, 커피맛, 트로피컬 구아바 등 토핑에 따라 총 18개의 맛을 자랑하며 젊은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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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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