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빈곤 처할 가능성 현저히 높아, 양육 등으로 노동시장 이탈 기간 길어
▶ 늘어나는 ‘황혼 이혼’도 어려움 가중시켜
수잔 하트는 자신을 변화와 도전에 매료된 구제불능의 낙천주의자라고 묘사한다. 마케팅과 PR 분야에서 성공적 커리어를 거친 후 그녀는 노년에 재정적으로 자신감을 느낄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3년 전 한 은행은 코네티컷 해밀턴에 있는 그녀의 수수한 집에 대해 차압조치를 취했다.“내 삶에서 그만큼 불안했던 적은 없었다”고 하트는 말했다.
올 79세인 하트는 여러 가지 역경을 맞닥뜨렸다. 그녀가 ‘원만했고 평등했다’고 부른 결혼이 이혼으로 끝난 후 은퇴플랜은 사라졌다. 그동안 그것은 불필요해 보였다. 그녀의 남편이‘상당 액수의’ 401(K)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가진 직업들은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경기 침체기를 거치면서 프리랜서 일거리는 줄어들었다.
친구들이 갖고 있는 아파트에 임시거주 하면서 그녀는 다운사이즈와 함께 돈을 손에 쥐기 위해 소지품들을 팔기 시작했다. 스테인 글라스 램프들과 초판 도서들 그리고 피아노 등이었다.
최근 미국은퇴자협회(AARP)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여성들 가운데 거의 30%는 현재의 재정 상황에 대해 약간 혹은 아주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연령층 남성들의 경우는 20%였다.)
최근 수십 년 사이의 교육과 고용 그리고 수입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안정된 은퇴를 향해 가는 길이 여전히 더 험난한 상황이다. 이들은 더 오래 살면서 질병과 장애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롱텀 케어 필요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아주 어두운 전망이다.
“여성들은 은퇴 후 빈곤 가능성이 남성들이 비해 현저히 높다”고 워싱턴 D.C. 어번 연구소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존슨은 지적했다. 존슨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여성들의 10%가 빈곤상태에 놓여 있었다. 남성은 8%였다.
더 나이가 많고 결혼을 하지 않은 유색인종 여성들은 그 비율이 더욱 높았다. 예를 들어 결혼하지 않은 65세 이상 흑인여성 빈곤 비율은 20%를 넘었다.
연방 빈곤선-1인 가구의 경우 1만2,413달러- 이하가 아닌 여성들도 경제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55세 이상 근로여성들의 25%는 중간 시간 당 임금의 3분의 2 이하를 버는 워킹푸어가 될 위험이 높다. 뉴욕의 ‘더 뉴 스쿨’ 연구에 따르면 이런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남성들의 비율은 여성보다 낮은 15%이다. 65세 이상 여성들의 25%가 예기치 못한 1,000달러의 지출을 ‘중대한 차질’로 여기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을 AARP 조사는 보여주고 있다.
올 65세로 베테런 영화 및 비디오 에디터인 앤 털리는 여러 해 실업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근근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그녀는 62세부터 조기 수령을 시작한 월 1,200달러의 소셜시큐리티와 LA 집의 리버스 모기지 그리고 뒷마당의 작은 스튜디오 렌트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녀는 새로운 온수 히터와 4,000달러가 드는 치과치료가 필요하게 됐다. 털리는 “매달 ‘어떻게 감당하지’ ‘어디서 돈을 마련하지’라고 묻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은퇴 후 성별 격차 현상의 원인으로 ‘모성 페널티’를 지적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여성들은 노동시장에서 남성들이나 아이가 없는 여성들에 비해 임금이 더 낮고 기회가 적은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완전하게 만회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보스턴 칼리지 은퇴연구소의 연구원인 매튜 러틀리지는 지적했다.
러틀리지는 소셜시큐리티 베니핏은 근로자들이 가장 임금을 많이 받았던 시기를 기준으로 계산된다며 엄마들은 수입이 전혀 없거나 파트타임을 해야 하는 시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평균액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년기 재정적 안정의 차이의 많은 부분은 중요한 인구학적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 여성들이 성인기에 결혼상태로 지내는 시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여성들이 점차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50세 이상 연령대의 ‘황혼 이혼’은 1990년부터 2010년 사이에 두 배나 증가했다. 반면 젊은 층 이혼은 감소하고 있다.
‘황혼 이혼’은 미국의 이혼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울링 그린 대학의 사회학자인 아이 펜 린 교수는 말했다. 비율은 거의 제자리이지만 노년 인구가 늘면서 숫자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중년기 이후 이혼이 여성들의 감정적 웰빙은 개선시켜주지만 재정적 건강에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결혼은 수입을 합쳐주고 생활비를 줄여주며 “인생의 굴곡과 실직 그리고 노부모를 돌보는 시기 등을 헤쳐 나가도록 해준다”고 러틀리지는 지적하면서 “이것은 보험을 갖고 있는 것과 거의 같다”고 비유했다.
보험이 없어지면 모든 연령의 여성들에게 재정적 타격이 뒤따른다. 그러나 50세가 넘으면 “이를 회복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린 교수는 설명했다. “만약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일을 해 이를 만회할 시간이 없게 된다”고 린 교수는 말했다. 더구나 나이가 많은 여성들은 성별 그리고 연령차별에 직면하게 된다.
황혼 이혼 후 여성들의 생활수준은 45% 가량 하락한다고 린 교수는 밝혔다. 반면 남성들은 하락 폭이 이보다 훨씬 낮은 21%였다. 재혼이나 동거를 통한 새로운 파트너와의 결합은 이혼한 여성들이 재정적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시 파트너를 찾는 여성은 22%에 불과했다 남성은 37%였다.
소셜시큐리티 자격과 베니핏의 변화는 이런 불평등을 조금 줄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혼 배우지의 베니핏은 미망인이 된 배우자가 받는 베니핏의 절반 수준이다. ‘돌보미’(caregiver) 크레딧은 아이를 키우거나 노인들을 돌보는 데 들어간 세월을 부분적으로 보상해줄 수 있다.
“기본적인 규정들은 1930년대에 쓰여졌다. 그들은 여성들의 고용 증가와 결혼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러틀리지 교수는 지적했다. 의무적인 은퇴저축 프로그램(호부가 이를 실시하고 있다)은 고용주 제공 플랜이 없는 근로자들을 도울 수 있다.
이런 패턴의 진전을 보는 것은 가능하다. “여성들이 일을 하고 독립적으로 살면서 독립적인 경제 주체가 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뉴스”라고 더 뉴 스쿨의 경제학자인 테레사 길라두치는 말했다. 길라두치는 젊은 여성들이 수입과 저축에 있어서 성별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성들은 은퇴가 가까워올수록 어려움을 겪는다. 하트의 경우처럼 혼자 살 경우 더욱 그렇다. 그녀는 월 2,500달러 소셜시큐리티에 의존해 가까스로 살아가고 있다. 기름이 새는 2001년도 닛산을 몰고 있다. “나는 가족도 저축도 없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더 나이가 들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될 경우”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2020년 뉴 헤이븐의 섹션 8 보조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렌트는 유틸리티 포함 월 670달러이다. 그녀는 “나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트는 낙관을 완전히 억누르지 못했기에 지금도 매주 몇 장의 로또를 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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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a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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