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2021년에도 끝나지 않았다. 델타, 오미크론 등 변이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고통받는 가운데도 메릴랜드 한인사회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묵묵히 해야 할 일들을 이어가며 역경과 기쁨이 교차되는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한인사회는 지역사회 백신접종 확산을 위해 백신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한 구제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갔다. 또 그 어느 해보다 차세대를 위한 장학사업이 풍성하게 전개됐다. 하워드카운티 엘리콧시티에는 코리아타운 조형물이 건립돼, 역사적 코리아타운 시대가 개막됐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주지사 표창장 위조사건이 드러나면서 한인사회가 발칵 뒤집혔고, 아시안 증오 및 혐오 관련 비극적인 사건이 볼티모어에서 발생해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 메릴랜드의 한인사회를 8대 뉴스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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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지사 표창장 위조사건
메릴랜드한인회의 광복절 행사에서 전달되려던 메릴랜드주지사의 표창장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래리 호건 주지사가 “표창장 위조는 문제로, 이 사건은 주 경찰에 회부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혀, 주 사법당국의 수사 귀추가 주목됐지만, 아직까지 종결되지 않았다. 한인사회에서는 “표창장 위조사건은 엄연한 범법행위로 진위를 명백히 밝혀 책임을 져야한다”며 “잘못을 숨기지 말고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 코리아타운 시대 개막
하워드카운티 엘리콧시티에 코리아타운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건립돼 코리아타운 시대가 시작됐다.
조형물은 지난 10월 40번 도로 선상 한인 상권 중심지의 동·서 양방향에 한국 전통 기와의 한옥형으로 세워졌다. 한국의 기와, 단청, 목공 장인들이 제작한 조형물은 지역 경제·문화·사회에 기여한 한인 커뮤니티를 소개하고, 타 커뮤니티와 화합해 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코리아타운준비위원회(위원장 김상태)는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풀뿌리 기부운동을 통해 기금을 마련했다.
3 한인단체들 백신 접종 제공
메릴랜드한인회(회장 이태수)와 메릴랜드시민협회(회장 장영란)는 언어, 교통, 시간 등의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려운 한인들을 위해 전문 기관의 협력을 얻어 백신 접종 클리닉을 제공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무료 검사를 비롯해 백신접종 캠페인을 전개한 시민협회는 이동클리닉 개설로 지역사회 백신접종 확산에 기여했다. 6월부터 11월까지 30여 차례 연 이동 클리닉에는 타인종도 몰려 하루 접종자가 수십 명에서 수백 명으로 늘어나는 큰 호응을 얻었다. 클리닉에서 300여 명이 1-2차 접종, 나머지 1,400여 명은 부스터샷을 맞아 총 1,751회의 백신을 접종했다. 총 50여회의 코로나19 검사도 실시했다. 메릴랜드한인회는 주방위군의 지원 하에 지역 한인교회들과 공조, 한인 및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제공했다.
4 인종 증오범죄 규탄
“인종 차별이 바이러스다.”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이어지자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의 척결을 외치는 대규모 함성이 메릴랜드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하워드카운티 아시안-아메리칸 커뮤니티 단체들은 3월 콜럼비아 호숫가 앞에서 ‘아시안을 겨냥한 증오범죄를 즉각 중단하라(Stop Asian Hate)’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메릴랜드한인회와 워싱턴민주평통도 같은 달 엘리콧시티 소재 롯데플라자 앞에서 애틀랜타 증오범죄 희생자 추도식 및 메릴랜드 평화집회를 벌여 경각심을 높였다.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 대응을 위한 범동포적 공동기구 ‘인종증오반대 한인연대(KAAC)’가 4월 출범되기도 했다.
5한인 자매 벽돌 폭행 피해
‘아시안 겨냥 증오범죄 근절’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볼티모어의 한인 운영 리커스토어에서 한인여성 2명이 흑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지난 5월 발생, 한인사회가 경악했다. 볼티모어 시내 원더랜드 리커 스토어에 흑인 남성 한 명이 들어와 업주 윤 모 씨 자매에게 시멘트 벽돌로 마구 폭행, 자매는 머리가 찢어지는 등 피해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볼티모어 시경은 용의자인 데릴 도일스(50세)를 2건의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도일스에 대한 재판은 내년 봄 열릴 예정이다.
6 코로나19 불구 장학사업 풍성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장학사업은 오히려 더 늘었다.
미주세종장학재단(회장 김경태)과 미주태권도장학회(회장 장세영)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학사업을 이어갔다. 메릴랜드식품주류협회(회장 장마리오)와 메릴랜드시민협회(회장 장영란)도 장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수여했다. 자이언트부동산 소속 에이전트인 백성옥 전 메릴랜드한인회장은 며느리 백수지 씨와 함께 ‘백성옥 장학금’ 5,000달러를 마련, 한인 차세대들에게 전달했다. 김미실 전 미주한인재단-워싱턴 회장은 ‘김미실 장학금’에 선정된 장학생들에게 내년 1월 장학금 총 5,000달러를 수여한다.
7 마스크 나눔·구제 활동 활발
소외된 지역사회를 향한 한인단체 및 교회들의 마스크 나눔 및 구제 활동 또한 여느 해보다 활발했다. 라티노 및 도시선교 구제단체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와 볼티모어도시선교센터(대표 김봉수 목사)는 볼티모어 빈민과 노숙자들을 위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비롯해 구호식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전했다. 메릴랜드식품주류협회도 노숙자 봉사활동에 매주 참여했다. 메릴랜드한인회와 마이라이프재단은 마스크 나눔 캠페인을 펼쳐, 한인노인들에게 마스크를 배부했다. 메릴랜드제일장로교회, 베다니연합감리교회 등 각 교회들도 코로나19 구제사역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 구호품을 전달했다.
8 미스·미세스 메릴랜드에 한인 당선
올해 ‘미스 메릴랜드’에 한인이 뽑힌데 이어 ‘미세스 메릴랜드’에도 한인이 당선돼 화제가 됐다. 한인이 같은 해 미스 메릴랜드와 미세스 메릴랜드 모두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21 미스 메릴랜드에는 앤아룬델카운티 하노버에 거주하는 한인 리디아 손(24) 씨가 선발됐다. 미세스 메릴랜드에는 벨에어에 거주하며 2남1녀를 둔 장미영(미국명 줄리아, 40) 씨가 뽑혀 메릴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부녀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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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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