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니 모임이 잦다. 동창회 향우회 동호회 등 단체 송년행사나 직장 연말파티들이 ‘오미크론 비상’ 중에도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 팬데믹 첫해인 지난해는 감히 모임 생각들을 못했지만 대부분 백신접종을 마친 올해는 연말다운 연말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연말은 생업에 묶여 적조했던 친구 친지들과 한자리에 모여 “올해도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무사함을 함께 축하하는 시즌. 근심 걱정 다 내려놓고 존재 자체를 즐기며 한바탕의 잔치로 우리는 한해를 마무리한다.
연말이 되면 의식처럼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쁜 일정을 쪼개고 시간을 맞춰가며 밥 한끼라도 같이 해야 섭섭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연말에 누구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가를 보면 그 인생이 보인다. 살아온 행적이 보인다.
중년 이상 연령층이라면 연말에 함께하는 그들은 필시 수십년 알고 지낸 사이이다. 학교 교정에서, 직장에서, 혹은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수십년 시간의 풍화작용에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남은 관계들이다.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어떤 챕터 혹은 여러 챕터를 함께 한 그들은 가족 못지않게 중요한 존재들, 때로 가족보다 더 힘이 되는 인생 길동무들이다.
이런 친구관계가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연구하던 심리학자들이 점차 교우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친구가 성장과 학습에 영향을 미치고, 청년기 친구들이 인생목표를 설정하고 직업적 성공을 추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노년의 친구는 건강과 행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시건 주립대 심리학과의 윌리엄 차픽 교수는 친밀한 관계 전문가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보다 행복해지는가를 연구하다가 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행복은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온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이 되면 돈이나 성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가까운 이들과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면서 가족 혹은 친구와의 관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고 그는 말한다.
관련 연구를 위해 그는 미국의 노년층 7,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평균 연령 68세로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이 있는 노인들이었다. 친구들/가족들로부터 힘을 얻는가/스트레스를 받는가를 물은 후 전반적 삶의 만족도를 표시하게 했다. 그 결과를 보면 친구와 갈등이 생기면 지병이 악화하고, 관계가 원만하면 건강이 좋아졌다. 흥미롭게도 배우자나 자녀와의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건강에 즉각적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친구는 행복감에 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까. 가족과 친구의 다른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가족은 운명, 친구는 선택이다. 운명은 벗어날 수 없는 것,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선택은 구속당하지 않는 것, 부담이 없다. 가족을 통해 우리는 가장 깊은 사랑을 경험하지만 가장 깊은 아픔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자녀들이 성장해 각자 가정을 이루고 나면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경쟁심, 견제, 시기 혹은 책임 전가 등으로 가족끼리 등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친구를 만나면 그저 반갑다. 기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마음껏 웃다 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술은 피보다 진하다는 조크가 나오는 배경이다. 멀리 사는 형제나 자녀보다 자주 만나 술잔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속을 나누는 친구사이가 더 끈끈하다는 말이다.
가족이 우리 삶의 근본 뼈대라면 친구는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초록 잎 같은 존재들이다. 뼈대 없이 나무는 존재할 수 없지만 나뭇잎 없이 나무는 황량하다. 마음 밭이 그만큼 피폐하다.
한인이민 1세들이 노년에 접어들며 외로운 경우가 많다. 평생 일에 파묻혀 사느라 친구도 취미도 없었으니 노년에 만날 사람도 할 일도 없다. 이민생활 목표는 오로지 자녀들 잘 키우는 것이었는데, 성공한 자녀일수록 바빠서 얼굴 보기가 힘들다. 부부가 하루 24시간 오롯이 마주보며 살다가 한 사람 떠나고 나면 남은 사람은 사실상 혈혈단신이 된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원시인들이 생존을 위해 타인들을 믿고 의지했던 것이 친구관계의 뿌리였을 것으로 본다. 친구는 현대인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이다. 노년에 꼭 필요한 것으로 건강, 돈, 할 일 그리고 친구가 꼽힌다. 그 네 가지가 없어서 겪는 고통을 노년의 4고(苦)라고 한다. 돈 없어 힘든 빈고(貧苦), 건강 잃어 생긴 병고(病苦), 주변에 사람이 없어 겪는 고독고(孤獨苦), 할 일이 없는 무위고(無爲苦)이다. 친구가 있으면 고독을 면하고 할 일이 생기며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은퇴자금 투자보다 중요한 것이 교우관계 투자이다. 좋은 친구들을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노년에 그만한 복이 없다. 건강과 행복의 열쇠는 돈도 지위도 아니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곁에 사람이 있어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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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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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오면서 이러한 인간세상 사는모습이 저절로 바뀌어 가고 있고 친구들과 어울려 살던 세대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이미 게임이나 온라인 세상에 몰두한지 오래이고 연애도 안하려는 세상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니 결국 옛날처럼 살던 우리같은 세대들은 더욱 삶이 퍽퍽해지고 있다. 질병에 노출이 되어서 문제가 생겨도 사람들과 어울려야만 살수 있는 세대들을 이해 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도 많을것이다.
논어 학이편에..."친구가 멀리서 오면 반갑지 아니한가?"(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라고 인생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기쁨에 대하여 쓴 구절이 생각난다. 크리스마스와 송구영신의 주간에 다들 이런 즐거움을 누리시기를!
아래 원씨같은 사람은 이곳에서 왜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저런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은 참으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다. 좋은 교우관계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편안함을 주는 계절이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고, 스스로 겸손하게 상대를 인정해 주는 2022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말 진정한 친구가 그리운 시절이다
그러는 너와 너의에미는 너야말로 ㅌㅌㅌ 가아니라 퇴퇴퇴 다 ㅌㅌㅌ 하다가 코로나 걸린다
모두다 저 잘난 멋에 사는것 같은데, 그 잘낫다는게 트 같은 정신이상자를내세우고 아직도 지지 두둔하며 트 자만 나오면 침을튀기며 악악하는이들이 있다는게 알다가도 모를일....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