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10년을 근무하고 조용히 1년을 지내면서 앞으로 남은 생애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해 주실지 말씀과 기도 속에 찾아보려 했다. 그러나 교회를 재개척 해야 된다는 생각 외에는 어떠한 것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 동안 집에서, 학교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교회로서의 면모를 갖추지는 못했다. 6개월 동안 예배드릴 처소를 찾아다닌 끝에 지금의 교회(Rockville United Church)와 계약했다.
이 나이에 나를 보고 교회에 올 분이 누가 있겠는가 생각은 했지만 설교 준비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보는 것이 너무 기뻤고 주보 만드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진즉 젊어서 이런 마음으로 목회를 했더라면 목회가 얼마나 더 행복했을까 생각하던 가운데 한국일보에 실린 ‘행복한 교회’ 개척 광고를 보고 그대로 ‘라이프교회’로 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하나님, 젊어서 정말 열심히 목회했습니다. 아무 것도 몰라 비록 양들을 마른 초장으로 인도했고 흙탕물로 인도했을지라도 예수님으로부터 충성했다는 칭찬 하나 듣고 싶어 아이들로부터 Church Daddy라는 말을 들어가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아시지요. 나이도 됐으니 이제 좀 쉬엄쉬엄 하겠습니다. 그래도 되지요?”
하나님은 내 마음을 읽으셨다. 재개척한 지 5개월 만에 코로나19라는 직격탄으로 미국 교회는 문을 닫았고 라이프교회도 다시 집에서 예배드리게 됐다. 교회가 문을 닫자 미국교회는 렌트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라이프교회는 부자가 아닌데 어쨌든 렌트비가 그대로 쌓이게 되었다.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나면서 생활이 어렵다는 목회자를 만나게 되면 한 달에 한 분씩 200달러 체크를 건너게 됐다. 그러다 내가 알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는 다른 분들을 돕기 위해 메릴랜드한인침례교지방회와 버지니아침례교지방회를 통해 한 달에 한 분씩 5개월 간 200달러를 드리게 됐다.
그리고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는 말씀으로 기도하는 중에 한국에서 ‘홀사모’를 돕고 아파트를 지어 모신다는 뉴스가 떠올라 홀로 된 사모님들을 돕기로 했다. 초교파적으로 워싱턴지역의 교회들을 중심으로 담임목사님들께 이메일로 알리면서 추천을 받기로 했다.
그러자 그 다음 날로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류응렬 목사가 이현숙 사모(박상섭 목사)와 박영규 사모(민영진 목사)를 소개해 주었다. 다음으로 노규호 목사가 정다비다 사모(정웅 목사)를 소개했으며 이후 김광수 목사가 조윤정 사모(김영찬 목사), 유종영 목사가 임창영 목사 사모, 이치원 목사 사모를 소개해주었다.
또 심종규 목사가 문경 사모(문승천 목사), 오쾌한 목사가 손명옥 사모(손인환 목사), 은정숙 사모(은영기 목사), 한영주 사모를 소개해주었으며 배길수 목사가 유형숙 사모(유선규 목사), 간성환 목사가 방형숙 사모(방화성 목사)와 이애나 사모(이위영 목사), 윤병남 목사가 김인호 목사 사모, 손형식 목사가 한창실 사모(한철우 목사)를 소개해 줘 각각 700달러 체크를 추수감사절에 맞춰 보내드렸다.
꼭 15분의 홀 사모님께 700달러씩 보내는 일은 라이프교회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베다니장로교회(담임목사 김영진)에서 5천 달러를 후원했으며 워싱턴리빙스톤교회(담임목사 이향숙)에서도 2,300달러를 보내왔다. 그렇게 15분의 홀 사모님들께 총 1만500달러를 지원할 수 있었다.
꿈같은 일이었다. 미국교회에서 렌트비를 받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고 이미 편성된 예산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 했으나 이렇게까지 거금으로 발전하게 되다니.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잠언 16:3)는 말씀을 떠올려본다. 15분의 홀 사모님께 보내 드렸지만 아직 임창영 목사 사모의 주소는 구할 수가 없다. 혹시 아는 분이 있으면 알려 주시길 바란다.
지난 10월부터 교회가 다시 문을 열어 라이프교회도 대면 예배를 시작했다. 다시 렌트비를 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 사역도 중단됐다. 그러나 목회를 쉬엄쉬엄하겠다는 마음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지 않고 있다. 돕는 사역은 좋지만 코로나19 같은 사태를 또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서이다.
(301) 300-6653
<
임헌묵/ 라이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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