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자주국방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았다. 2023년 환수를 목표로 2019년 기본운용능력, 2020년 완전운용능력,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을 위한 3단계의 검증작업을 거친 후 전환하기로 계획하였다.
그러나 코로나로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의 검증을 위한 한미연합훈련이 시행되지 않았다. 3단계 검증을 거쳐야 비로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인 전작권이 검증되는 것이고 곧 필요한 절차를 거쳐 2023년까지 환수하기로 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3단계 검증작업이 지연되며 환수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제한조치 해제와 함께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전작권 환수문제였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작업을 굳이 거치지 않아도 한국은 이미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입증되었다.
남한의 국방력은 전세계 6위이며 동북아의 군사강국이 되었다. 전작권을 행사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환수를 위한 3단계의 형식적인 절차가 필요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는 전작권 환수를 지연한 것이다.
바이든이 미사일제한조치를 해제한 것은 전작권 환수에 많은 시사를 한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환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좌충우돌 국방정책을 일관한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실리적인 측면에서 한미동맹을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2012년 환수에 미국정부는 전혀 이의가 없었고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에 들어서 아시아 태평양 정책에 올인하며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해지자 한반도 안보위기를 빌미로 환수를 꺼리는 박근혜 정부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는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 등을 요구하며 강압적인 한미군사동맹관계로 일관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전작권 환수를 위한 한미안보연례협회의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출범 당시부터 한미동맹을 강조해 왔다. 경제, 군사, 첨단산업 등 모든 면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동북아의 기술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한국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세력균형의 중심축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을 대변할 핵심강국이 되었다. 바이든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동맹을 강조하며 전작권 전환에 대해 재확인했다.
무엇보다 한미미사일지침의 완전 해제는 그 전단계라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이 미국의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동등한 위치의 동맹국으로 격상된 것이다. 양국간의 기술투자 협력을 촉구할 만큼 한국이 경제, 기술강국이 되었기에 미국은 절대적으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군사기술 강국이 된 한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바이든은 언제든 한국정부가 요구하면 전작권을 전환시켜 줄 준비가 된 것이다.
3차 검증을 위한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지 못했다고 조바심 칠 필요가 없다. 미사일제한조치의 해제처럼 어느 날 한순간에 전작권 환수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나라의 주권을 의미하며 자주국방의 잣대가 되는 전작권은 당연히 환수되어야 한다. 보수세력이 주장하는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와 한반도 안보라는 명분은 군사적으로 강대국에 예속되는 것을 자처하는 일이다. 자주권을 가진 국가는 자국의 국방을 결코 타국에게 맡기지 않는다.
한미동맹이 굳건하면 대한민국이 전작권을 행사하는데 결코 위험부담은 따르지 않는다. 유사시 동맹국 보호차원에서 미국은 한국에 군사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전작권이 환수되어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군은 한국에 주둔할 것이다.
전작권은 한국의 주권과 직결되기에 한미동맹을 대등한 관계로 격상시키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전작권이 환수되지 않는 한 한국은 미국에 군사적 예속관계를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국의 군대를 마음대로 운용할 수도 없다. 모두 전작권을 쥐고 있는 한미연합사에 일일이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한국의 국방력은 북한을 압도한다. 첨단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사기술력 또한 급진적으로 발전해 미사일과 전투기 뿐 아니라 잠수함과 군함에 이르기까지 동북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한미동맹이 중요해지면 질수록 바이든은 한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작권 환수를 위한 손을 먼저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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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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