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가이드 Grays Peak ( 7,952’) (1)
정상부에서 보는 Big Bear Lake 풍경.
Grays Peak 등산로 어느 구간의 정경.
정상부에서 만나는 수직절리된 바위.
우리 남가주민들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휴식처의 하나인 Big Bear Lake는 하구에 물막이 댐을 건설하여 조성한 인공호수이다. Redlands의 개발업자 Frank Elwood Brown이 중심이 되어 1885년에 이룩해 낸 대형호수이다.
건조한 우리 남가주의 산간에 푸른 물이 넘실대는 호수가 생겨짐으로써 당시에는 비록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고산지대이지만 그래도 이 지역에 급속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들었을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1891년의 어느 때, 이 Big Bear 호수 북변의 습지에 자리를 잡고 야영을 하면서 대대적인 사슴사냥을 하였던 일단의 사나이들이 있었다. 사냥으로 얻은 사슴가죽(Fawnskin)들을 말리려고 나무위에 펴서 걸어놓았었는데, 이들이 철수하면서, 사냥물이 너무 많았었기 때문이었을까, 사슴가죽의 일부를 나무위에 걸어놓은 채로 그대로 남겨두었나 보다. 나중에 이 지역을 찾아온 사람들이 나무에 걸려있는 이 사슴가죽들을 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사람들이 이 지역을 ‘Fawnskin’이라 부르게 되었다.
영화촬영지로도 인기가 많았던 이 Fawnskin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16년에 LA의 사업가 William Cline과 Clinton Miller가 이 지역에 700에이커의 토지를 구입하여 Resort를 건설하면서 부터였다. 이들은 그 중 일부의 땅을 피서용 고급별장지로 분할하여 고가로 분양을 시도했는데, 건설에 착수하기도 전에 50여 필지가 인기리에 팔려나간다.
이들의 Fawnskin Resort는 1919년에 준공되었는데, Swiss의 Chalet Style의 Clubhouse와 Tea Room이 갖추어진 이 Hotel은 이내 Big Bear Area의 명소로 자리를 잡는다. 이 때로 부터 거의 1세기가 경과된 2014년에 이 ‘사슴가죽’ 동네의 인구가 644명으로 파악되었는데, 특이하게도 거주민의 100% 전원이 백인이었다고 한다.
Alex Gray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5마일쯤이 되는 호반에 ‘Gray’s Camp’라는 이름으로 발빠르게 선착장, 낚시용품점, 잡화가게, 캐빈 등의 접객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시작한 것이 1918년이다. 이 호수변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산, Grays Peak은 이 시설의 주인이었던 Alex Gray에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다.
그런데 왜 Gray Peak이 아니고 Grays Peak이라고 하는지 궁금해진다. Gray’s Camp의 옛날 사진을 보면 주건물의 넓은 지붕위에 ‘Gray’s Camp’라는 9개의 글자를 아주 대형으로, 지붕면적이 꽉 차도록, 써놓고 있는데 아마도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Gray’s’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졌기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짐작해 본다.
1918년에 이 시설을 개장했으니 거의 103년이나 되는 과거의 일인데, 비지니스의 이름을 지붕 전체에 걸쳐 과감하게 대형 글자로 표기한 것을 보면, 이 Alex Gray는 사업가로서의 소질이 크게 있었던 사람이었나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자신이 가게를 운영하던 ‘사슴가죽’의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아름다운 산에 그 이름이 헌정되어진 것을 보면, 사업능력도 능력이지만 주변으로부터의 인망도 높았던 사람이었나 보다. 이 마을에 관한 한 ‘사슴은 죽어서 마을에 이름을 남겼고, 사람은 죽어서 큰 산에 이름을 남겼다’는 표현을 만들 수 있겠다.
한 때는 이 지역에서 무적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했을 Grizzly곰들은 토착민들과 비슷하게,밀물처럼 밀려드는 뭇 인간들에 의해서 급속히 멸절되어지는데, 1908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Grizzly가 사살된 곳이 바로 이 산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멸종위기에 있는 Golden and American Bald Eagle들이 매년 이곳을 찾아와서 겨울을 지낸다고 하는데, 산림청에서 이들의 번식과 생존에 도움이 되도록 매년 11월 1일부터 익년 4월 1일까지 이곳 등산로의 출입을 차단한다. 금지기간이 아니더라도 필요시에는 간혹 출입금지조치가 취해지기도 한다.
등산로 입구까지 LA한인타운에서 100마일이 되어 다소 멀지만, 이곳에 이르는 동안 Big Bear지역의 뛰어난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또 전체 도로구간이 잘 포장되어 있어서 고도가 높은 산악지역의 운전에 따른 피로가 크지는 않다.
<다음에 계속>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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