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구실 못하는’ 워싱턴한인코리안커뮤니티센터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 전경.
건물 구입한지 1년9개월, 사용계획 감감무소식
운영할 상근 직원도 없고 대표 전화조차 없어
현 한인연합회장이 건물관리도 문제
지난 2019년 12월30일 워싱턴코리안커뮤니티센터를 구입한지 벌써 1년 9개월이 지났지만 커뮤니티센터는 한인사회에 뚜렷한 비전과 운영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동포사회에서는 “돈을 모을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어떻게 됐느나” “커뮤니티센터에 연락하고 싶어도 전화번호를 몰라 못한다” “커뮤니티센터가 장만됐으면 사용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왜 감감 무소식이냐” “한인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맞느냐” 등 볼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한인커뮤니티센터의 운영 현황을 짚어보고 문제점에 대해 진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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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2층 대강당과 소강당 공사는 지난 2월말 끝났다. 구입한지 1년 9개월이 됐지만 아직 풀타임 직원은 한명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사회에서 고용한 파트타임 직원이 사무장으로 있으면서 이사회 모임을 도와주고 2층 강당에서 이벤트가 있으면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장소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파트타임 직원이 상근 직원이 아니고 대표하는 전화나 웹사이트도 없다보니 건립준비위에서 간사 역할을 한 황원균 현 부이사장이나 건물관리를 맡고 있는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연합회장에게 연락이 돼야 사무장과 연결될 수 있다.
사무장은 사용 신청서를 받아서 이사회나 건물관리를 맡고 있는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연합회장에게 제출해 승인하면 장소를 빌려주고 있는데 상근하는 직원이 아니다 보니 행사가 있을 때면 잠시 오고 있다. 또한 그에게 어떤 권한도 없다보니 장소 사용 승인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현재 상황은 한인사회에서 컴퓨터를 하나 구입했는데 윈도우와 같은 오퍼레이팅 시스템(Operating System)이 없는 것과 같다. 컴퓨터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OS가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현 상태는 컴퓨터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커뮤니티센터 사용 조건이 까다롭기 보다는 사실상 안 빌려주는 시스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상적인 커뮤니티센터라면 상근직원이 있고 한인들이 상근직원에게 언제 장소를 사용할 수 있는지 바로 확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근직원이 한인언론이나 웹사이트 등을 통해 한인사회에 어떻게 건물을 사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리고 구입한 지 1년 반이 지났으면 한인들이 앉아서 커피나 차도 마시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정도는 있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커뮤니티 센터는 있지만 진짜 있는 건지 의구심만 들게 한다.
- 센터에서 한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2층에 현재 3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대강당과 1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소강당이 있다. 공사는 지난 2월말 끝났다.
대강당에서는 올해 들어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3개 한인회 공동주최로 3.1절 행사와 8.15 광복절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조지워싱턴한인동문회 청소년 세미나가 열렸고 최근 한국 국회의원들이 방문했을 때, 간담회 장소로 이용됐다. 그리고 사진 전시공간으로도 이용된 바 있다.
그리고 2층에 있던 C2 에듀케이션은 4층으로 이전해 그 공간은 이사회 사무실과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문화센터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4층에는 현재 재미한국학교협의회가 들어와 있으며 다른 단체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 적극적인 홍보는 없다. 4층에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가 사용하는 사무실과 함께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컨퍼런스룸이 있다.
3층은 현재 임대중이다. 임대율은 현재 40%로 임대료로 매달 2만6천달러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센터 측은 이 비용으로 건물 수리도 하지만 빡빡한 편이라 직원 고용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라고 한다.
- 운영 주체는 누구인가?
커뮤니티센터 건물은 10만달러 이상을 기부한 개인 및 기관 대표 등 5명의 이사가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는 최병근 이사장(전 워싱턴한인연합회장 및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 황원균 부이사장(전 버지니아한인회장), 김태환 이사(전 버지니아 한인회장), 최상권 이사(40 패터슨’ 부동산 투자회사 대표) 및 해롤드 변 이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기관 지정)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센터와 건물 전반에 대한 주요 계획을 결정하고 건물 관리 감독을 하게 된다.
이사장은 매년 1만달러, 해롤드 변 이사를 제외한 3명의 이사들은 5,000달러를 갹출해서 2만5,000달러를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이 비용으로 파트타임 직원 월급도 주고 있다. 돈을 많이 낸 사람 및 기관으로 이사회가 구성되다보니 운영 이사회라기보다는 재정 이사회다.
건물은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이 관리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부분도 한인사회에서 말이 많다. 연합회장이 커뮤니티센터 관리인으로 있다 보니 격식도 그렇고 운영에도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현재 센터 운영자금은 한미은행에 예치돼 있으며 9월24일자로 잔고는 14만7,794.91달러.
- 가장 시급한 문제는 뭔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커뮤니티센터가 빨리 동포사회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적인 운영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수시로 동포사회에 알려야 한다. 센터를 유명무실한 공간이 아닌 동포들이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많은 한인단체들이 대강당 및 소강당을 사용하기를 원하지만 비용이 얼마인지 모른다. 또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커뮤니티센터는 이 공간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
또 4층에 6개의 단체가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입주조건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입주시 얼마의 비용을 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연이율 2%의 오너스 파이낸싱으로 대출한 145만달러가 올 연말 끝나는데 그 전에 페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청을 통한 저리로 융자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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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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