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구입 여건 최악이지만 내 집 마련의 열망은 높아
▶ 3년 내 주택 구입 꿈꾸는 경우 많아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술을 끊을 각오가 돼있다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 [로이터]
무주택자 중 3년 내에 주택을 구입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준 최 객원기자]
‘의, 식, 주’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세 가지 요소다. 이중 주거 문제는 나날이 해결이 힘들어지는 요소로 꼽힌다.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나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과 턱없이 부족한 매물이 내 집 마련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어느 정도의 희생 없이는 내 집 마련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다. 주택 정보 업체‘신치 홈 서비스’(Cinch Home Services)가 무주택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내 집 마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내 집 마련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희생할 각오가 있는지 등을 묻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내 집 마련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일
10년 넘게 하락세를 나타냈던 주택 소유율이 최근 몇 년 사이 반등했다. 내 집 마련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중요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시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사에서 ‘내 집 마련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거의 대다수의 응답자가 중요하다는 답변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응답자의 약 96%가 내 집 마련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답변했는데 이중 약 72%는 매우 중요하다는 반응을 통해 주택 구입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듯 응답자 중 약 62%는 현재 주택 구입을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 3년 뒤 내 집 마련 확신
내 집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이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확신은 매우 높았다. ‘집을 구입할 것으로 믿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가 강한 확신을 나타냈는데 연령대가 낮을수록 주택 구입에 대한 확신이 높았다.
Z세대 응답자 중 약 98%가 내 집 마련에 대한 확신을 보였고 이어 밀레니엄 세대(약 90%), X세대(약 80%) 순이었다.
한편 ‘언제쯤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대부분이 3년 뒤를 꼽았다. 3년 내에 주택 보유자가 될 것이라는 답변이 약 31%로 가장 많았고 5년 후라는 답변이 약 22%로 두 번째로 많았다.
6개월 내(약 8%), 1년 내(약 21%)에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어 주택 구입이 힘든 최근 상황을 반영했다.
◇ 술도 끊고 섹스도 끊는다
‘노 페인 노 게인’.(수고하지 않으면 보상도 없는 법). 요즘처럼 내 집 마련이 힘든 시기에는 더욱 절실히 와닿는 말이다. 주택 구입을 위해서는 적어도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하는 요즘 설문 조사 참가자들에게 ‘향후 1년간 주택 구입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겠나’라고 물어봤다.
응답자 중 약 85%가 내 집 마련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답한 가운데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꼽은 것은 바로 금주였다.
약 53%에 달하는 응답자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주저 없이 술을 끊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답했고 이어 약 52%의 응답자는 여행을 자제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밖에도 의류 구입을 줄이고(약 45%), 외식을 자제하며(약 43%) 내 집 마련을 준비하겠다는 응답자도 많았다.
최근 연령대 구분 없이 전자 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주택 구입을 위해 전자 화폐 투자를 끊겠다는 응답자도 약 38%에 달했다.
자녀 출산을 미루겠다는 응답자는 약 27%, 가족 방문을 자제하겠다는 응답자는 약 11%로 내 집 마련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슬픈 현실을 반영했다.
이 밖에도 섹스를 자제하겠다(약 25%), 육식을 끊겠다(약 21%), 당분 섭취를 줄이겠다(약 20%),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겠다(약 13%) 등의 흥미로운 답변도 많았고 하루에 3시간만 자겠다(약 12%)며 주택 구입 자금 마련에 대한 단호한 각오를 보인 응답자도 있었다.
◇ 내 집 마련이 결혼, 직장보다 중요하다
설문 조사는 내 집 마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인생의 중요한 결정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질문을 실시했다.
드림 홈과 꿈의 직장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약 52%가 주저 없이 직장보다는 집을 원한다고 답했다.
내 집을 소유하기 위해 내년 은퇴 기회를 포기하겠다는 응답자는 약 57%로 조사됐고 결혼보다 드림 홈을 소유하겠다는 응답자는 무려 약 83%에 달했다.
최근 주식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남은 평생 주식 투자 수익률 10% 보장과 드림 홈 소유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도 약 58%의 응답자가 내 집 마련을 서슴없이 꼽았다.
응답자들이 여러 인생의 선택 사항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으뜸으로 꼽은 이유는 아무래도 주택 소유에 따른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로 인한 가장 큰 장점은 세금 혜택이 크다는 점이다.
2018년 실시된 개정 세법에 따라 여전히 모기지 대출액 최고 75만 달러까지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하락과 상승을 거듭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 주택 구입을 통해 크레딧 점수를 높일 기회가 주어지는 점, 앞으로 쌓이는 주택 자산을 미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주택 보유로 기대되는 혜택이다.
◇ ‘오픈 플로어’ 구조 다시 선호
내 집 마련의 꿈이 실현된다면 응답자들은 어떤 조건의 주택을 선호할까? 설문 조사는 이를 파악하기 위해 역시 일대일 질문 방식으로 선호하는 주택 조건을 알아봤다.
탁 트인 구조의 이른바 ‘오픈 플로어’구조 주택과 작지만 침실 여러 개를 갖춘 주택 중에서는 약 78%의 응답자가 오픈 플로어 구조의 주택을 꼽았다.
오픈 플로어 구조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가족 간 접촉을 피하려는 분위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동선 구조가 효율적으로 여겨지는 오픈 플로어 플랜을 선호하는 추세로 다시 바뀌고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리가 필요한 집과 즉시 입주 가능하지만 비싼 가격의 집 중 어떤 집을 구입하겠냐는 질문에 약 71%의 응답자는 수리가 필요한 이른바 ‘픽서 어퍼’(Fixer Upper) 주택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주택 가격에 부담을 느낌 주택 구입자들의 반응이 반영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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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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