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주총을 통해 본 한인은행 이사진 현황
지난 5월20일 열렸던 뱅크 오브 호프 주총. [뱅크 오브 호프 제공]
지난 9월30일 열렸던 CBB 은행 주주총회를 끝으로 남가주에 본점을 두고 영업하는 6개 한인은행들의 2021년 주총 시즌이 끝났다. 올해 주총에서도 일부 이사진이 퇴진하고 신규 이사가 등재되는 등 인적·수적 변화가 있었다. 올해 주총에서 공개된 프락시 등 은행 자료를 토대로 6개 한인은행 이사진의 나이와 주식 보유, 총 보수 규모 등 현황을 분석한다.
■이사 보수, 현금에 주식도 받아
올해 프락시에 따르면 많은 이사들이 지난해 이사 선임료(retainer fee)와 스탁옵션 등으로 받은 총 보수 규모가 10만달러에 육박하거나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4회 전체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 몇 시간 참석하면서 받는 보수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대다수 일반 은행 직원보다 높은 것이다. 이사들은 또 회사 출장 시 여행 경비와 함께 의료보험, 생명보험 혜택 등도 받는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받는 무상 주식 그랜트와 스탁 옵션, 연말 선물까지 받고 있다. 한인은행 이사직에 대해 ‘꿈의 직장’ ‘귀족 이사회’라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는 이유다. 또 일부 이사의 경우 이사장이나 행장과의 친분 등으로 선임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주 최대 한인은행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일부 이사의 총 보수가 20만달러를 넘었다. 황윤석 수석독립이사와 고석화 명예이사장이 지난해 각각 21만9,992달러와 20만3,594달러를 받았다. 뱅크 오브 호프 이사의 기본 선임료는 월 9,000달러, 연 10만8,000달러이며 절반은 현금, 나머지는 주식으로 받는다. 수석독립이사와 명예이사장은 기본 선임료 외에 각각 연 5만7,600달러, 각 소위원장은 연 1만4,4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자산규모 제2 은행인 한미은행 이사들도 지난해 총보수 규모가 10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모든 이사는 연 4만8,000달러 선임료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지난해 10월부터 기본 선임료는 3만8,500달러로 줄었지만 이사장은 연 2만4,000달러, 소위원장은 연 1만달러를 받는다. 퍼시픽 시티 은행은 이사장이 연 7만2,000달러, 일반 이사는 연 5만4,000달러를 받는다. CBB 은행의 경우 기본 선임료로 이사는 연 2만4,000달러, 이사장은 3만6,000달러를 받으며 전체 이사회 참석 시 1,000달러, 소위원회 참석시 25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오픈뱅크의 경우 이사장이 연 8만4,000달러, 이사들은 연 6만달러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US 메트로 은행 이사들의 기본 선임료는 연 4만달러 수준이다.
한편 당연직 이사인 행장 또는 간부 이사의 경우 봉급과 스탁옵션 등을 받기 때문에 이사 보수는 따로 지급되지 않는다.
■1세대 창업이사 은퇴·세대교체
한인은행 이사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창업 이사 또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 이사’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등 상장 대형은행을 필두로 한인은행들은 창립 이사들의 은퇴·퇴진과 함께 이사진 전문화 차원에서 금융·회계·재정 분양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전체 이사 11명 중 비한인 이사 4명과 황윤석, 두진호, 김준경 이사 등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진의 절반을 넘는다. 한미은행의 경우 비한인 이사 3명과 한인 이사 7명 등 10명 이사진이 모두 사외이사로 분류되고 지분율도 모두 1% 미만으로 미미하다.
창립 이사들이 계속 은퇴하면서 한때 막강했던 이들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 대다수가 1세로 한국어가 편하고 사업가 출신인 창립 이사들이 은퇴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와의 연결 고리가 약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영어가 더 편한 한인 1.5세와 2세, 비한인 사외 이사들은 나름대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창립/투자 이사들의 보유 주식이나 지분률은 여전히 사외 이사를 압도한다. 최대 주식 보유자는 고석화 뱅크 오브 호프 명예이사장으로 344만6,387주(2.8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률로 보면 CBB 은행 박순한 이사장(12.30%)과 정원숙 이사가 11.81%, 퍼시픽 시티 뱅크 이상영 이사장(10.41%), US 메트로 은행 파에즈 에나베 이사(8.79%)와 어스틴 박 이사장(7.09%), 최화섭 오픈뱅크 이사장(6.35%) 순으로 많다. 행장의 보유주식과 지분률도 높다. 바니 이 한미은행장은 이사진 중 보유주식이 가장 많고 오픈뱅크 민 김 행장은 두 번째로 많다.
■평균나이 63.6세, 여성 13명
6개 한인은행의 현직 이사는 총 50명으로 지난해의 51명에 비해 1명이 줄었다. 6개 한인은행 평균 이사 수는 8.3명이다. 뱅크 오브 호프는 정진철, 이정현 이사가 올해 주총을 끝으로 은퇴하며 11명으로 줄었으며 한미은행이 10명,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가 각각 8명, US 메트로 은행 7명, CBB 은행이 6명 이사를 두고 있다.
전체 50명 이사진의 평균 나이는 63.6세로 집계됐다. 최고령 이사는 오픈뱅크 김옥희 이사와 US 메트로 은행의 레오나드 러시필드 이사가 각각 79세, 가장 나이 어린 이사는 뱅크 오브 호프의 데이지 하 이사로 46세다.
한인은행 이사진은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이사 50명 중 남성이 전체의 74%인 37명에 달하며 여성 이사는 13명이다. 그러나 13명 여성 이사 중 당연직 이사인 여성 행장 3명(바니 이, 조앤 김, 민 김 행장)을 제외하면 일반 여성 이사는 10명으로 줄어든다.
한인은행 이사 중 비한인 이사는 10명이며 뱅크 오브 호프가 4명으로 제일 많고 이어 한미은행 3명, US 메트로 은행에 2명, CBB 은행에 1명이 각각 있다. 반면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는 비한인 이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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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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