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사회에 바야흐로 골프 광풍이 불고 있다.
밤잠을 설쳐가며 골프 티타임을 예약하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주말이고 주중이고 남가주 인근 골프장을 찾는 한인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전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골프 열기는 미 서부지역은 물론 중동부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인들의 문화와 “골프장은 야외에서 손쉽게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18일 본보가 주최한 ‘제 41회 백상배 미주오픈 골프대회’는 ‘코로나 극복’을 상징하는 가운데 당시 ‘6월15일 캘리포니아 경제활동 전면 정상화’와 맞물려 뉴욕,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에서까지 문의가 쇄도해 신청자를 다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한인들의 참가열기가 뜨거웠다. 이후 거의 매주마다 경제,사회 단체나 동문회,동호회 등이 주최하는 골프대회가 줄지어 열리면서 팬데믹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심스레 지내야했던 한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물론 단체의 소속 회원들에게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협회활동 정상화에 일등 공신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골프 광풍에 힘입어 골프 비즈니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골프 용품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연습장마다 만원사태를 이루고 레슨도 인기인데다가 미 전역, 중남미 등 골프투어 연계 관광상품도 매진되는 등 톡톡한 재미를 보고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골프 인구의 급감으로 인해 문을 닫는 골프장이 많았지만 이젠 골프를 안 치던 사람들도 ‘코로나 시대’에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프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레저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해 기자도 늦깎이로 골프에 입문했다. 한때 수영도 하고 체육관도 다니면서 건강관리를 했지만 ‘코로나 시대’에 탁 트인 야외에서 사람과 접촉이 적은 골프가 안전할 것 같아 주말을 이용해 지인들과 라운딩을 시작하게 되었다. 골프장의 녹색 그린에서 드라이버로 맘껏 스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일거에 날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골프를 칠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온 종일을 필드에서 보내기에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인생 후반기에 가서야 골프에 취미를 붙이게 됐다.
근데 문제는 부상이다. 골프는 중장년층에게 어깨와 팔꿈치와 허리의 부상이 잔뜩 있는 위험한 스포츠이기도 하다. 지난 1년여동안 골프를 치면서 다친 어깨와 허리, 무릎 등으로 수개월을 침이나 뜸을 맞으면서 치료를 받고 쉬어야 했다. 그럼에도 골프장을 못갈 때는 잠을 자면서도 드라이버로 호쾌한 스윙을 하고, 아이언으로 필드를 전진한 후 그린에서 정교한 퍼팅으로 홀에 공을 넣는 장면 등이 저절로 연상되면서 서서히 골프광이 되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부상을 감수하고도 골프를 치는 이유는 재미도 재미이지만 대인 관계의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이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 골프만한 것이 없다. 아내와 함께 나간 필드에서 우연히 같이 라운딩을 하게된 한인이나 외국인들과 한팀으로 골프를 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고 이석구 전 연세대 남가주 동문회장은 이민 초창기에 우연히 골프장에서 만난 한 미국인으로부터 고무부품회사를 매입해볼 것을 권유받게 되었다고 한다. 일면식도 없는 미국인 비즈니스맨이 세 번 만난 후 그의 온화한 인품에 이끌려 비즈니스를 매매할 정도가 되었다.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서 상대방의 배려와 매너,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이만한 운동이 없다. 오로지 스윙에만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잡념이 들어올 틈이 없다. 한홀 두홀 전진하면서 골프에만 집중하다보면 일상사에 찌든 스트레스는 어느 덧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카트를 끌고 18홀을 계속 경기하다보면 걷기운동의 효과도 자연스레 수반이 된다. 특히 골프는 체급이 없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스포츠이다. 골프를 중장년층 스포츠로만 인식하던 20~30대 젊은 층이 코로나19 사태 시작 후 주변의 권유로 시작했다가 골프의 매력에 빠져든 경우도 많다. 드라이버샷 거리 200야드를 치는 골퍼가 300야드를 치는 골퍼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가 골프다. 체격이 작은 한인 골퍼들이 PGA대회에서 체격이 큰 미국인 골퍼와 맞붙어 이길 수 있다. 또한 가족 3대가 함께 라운딩을 하면서 세대차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골프만의 매력이다.
지난 1년반여동안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골프로 인해 부부, 가족관계가 좋아지고 단체 회원간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나아가서 한인사회 불경기 탈출의 기폭제 역할을 골프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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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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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동감 동감! 18홀 풀카트로 걷는다면 골프 만한 운동 없지요.. 첨언하자면 골프는 메너 입니다 자신과의 싸움 이고요.. 연습장엘 다니면서 기본기를 습득한뒤 필드에 나가야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않습니다. 겜블골프 삼가 합시다..결국 쌈으로 끊납니다..골프 마니아..
사용되는 근육의 편중에 대해선 생까해보셨나요? 이만한 운동이 없다니? 다른 운동도 해보셨는지
골프때문에 망가지는 가정이야기도 좀 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