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건 간에 중요성 면에서 경(輕), 중(重)이 있고 일의 처리 면에선 완(緩), 급(急)이 있을 수 있겠다.
얼마 전 한국에 사는 자칭 지식인, 지도자연하는 한 인간과 격론이 벌어졌는데, 그 인간 왈 “미국에 거주하는 자식과 정치적 의견차이, 대립으로 의절을 하였다”고 무슨 자랑이나 하는 듯한 어조로 나에게까지 핏대를 올렸다. 너무 불쌍하게 생각되어 대화를 부득이 끝내야했다.
우선 정치적 사항이 가족이라는 테두리보다 우선하는가? 물론 혹자는 세상일, 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가족, 개인 일은 다음이라고 하겠으나, 그런 것도 아니면서 무슨 이념의 확립도 체계화된 합리적 소신도 없으며 그저 간헐적으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귀동냥(?), 눈동냥의 알량한 지식이랍시고 내세우며 의견이 다른 남의 얘기를 무자비하게 비난, 억누르려는 태도가 목불인견이다.
이야기 내용은 이러하다. 자신은 트럼프를 지지하는데, 그의 따님은 바이든을 지지한다나. 참으로 황당한 논리라 아니할 수 없다.
한국 국적자인 자신에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미국 국적인지 잘 모르겠으나 미국에 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직접, 간접적으로 자신의 부친보다는 영향을 더 받을 것이 뻔한 딸의 의견을 존중함이 상식적으로나, 가정의 틀을 지킨다는 점에서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또한 미국은 외견상으로 적어도 시스템으로 움직여지는 국가이지 어느 나라, 특히 일당 독재국가처럼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나라가 아님으로 누가 되던 그리 큰 문제는 없기에 핏대를 올릴 필요가 더욱 없겠다.
서론이 좀 길어진 느낌이라 이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탐독한 칼 마르크스는 절친 경제학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영향과 도움으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혀지고 있다는 ‘자본론’을 세상에 내놓는다.
신문사 편집장을 하면서, 아마도 원인이야 현재와는 다르겠지만, 수입이 고정적이지도 못하고 대단하지도 못해 가족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늘 부인의 타박을 받은 것 같다.
자연히 동병상린(同病想隣)이라고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시달리는 계층은 왜 점점 어려워지고 산업혁명으로 지배계층, 신흥 자본가들은 더욱 재산을 지금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불려가고 있는 사회를 체계적으로 분석, 연구하여 이 역저, ‘자본론’이 탄생, 사회 개혁의 이론을 마련해 훗날 엥겔스와 함께 공산당 선언문을 기초하게까지 된다.
적정한 노동자의 임금을 합리적으로 계산,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자 했던 것이다. 한편 있는 자들의 간교한 치부 방법 또한 적나라하게 세상에 알렸다.
양대 이념인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민주주의 국가와 평등 분배 등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근간으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들은 각자의 이론으로 국가경영을 적지 않은 세월 해왔으나 원래 이론가들의 의향을 정치지도자들이 제대로 실천하지 아니 해 양 진영 모두 사회악을 생산, 공산주의 대부 국가였던 구 소련은 몰락하고, 서방 민주진영도 양극화의 현상이 이전보다도 더욱 두드러지는 사회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마치 건축가가 훌륭한 설계를 했음에도 시공자(정치인들)들이 재료들을 불순한 의도로 합당하게 쓰지를 않아 훗날 건축 붕괴사고까지 발생하는 것과 대동소이한 원리라 하겠다.
이는 마치 회교도를 창시한 모하메드의 애초 의향과는 다르게 그 후임 지도자들의 불순한 개인주의(후계자 계승문제가 시발점이었으나 이제는 종교를 떠나 외세개입과 정치적, 사회적 이해득실)로 인해 이름도 다 기억할 수 없는 파벌(수니파, 시아파 등등)로 사분오열되어 지금도 아프가니스탄 등 회교국들에서 참상의 연속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행복추구권이 있으며, 능력의 우월은 있으나 그래도 각자 할일이 부여되어 있고 그의 능력에 비례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겠다. 능력 있는 자 또한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함에 이견이 있을 수 없겠다. 하지만 어찌 능력의 차이가 몇 천배씩이나 다를 수 있을까?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결점이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저 세상에서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을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씁쓸한 모습들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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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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