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온 후배와 점심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비교적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고 현 문재인 정권에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던 분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가서 실정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이거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연유를 물으니 한국에 가서 보니 1천만 명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남들이 넘볼 수 없는 부자들이 되었고,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4천만 명은 더 가난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사상이니 이념이니 통일관이니 이런 것 이전에 빈부격차, 더 나아가 4천만 명을 가난의 늪에 빠지게 한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사실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그동안 김정은의 건강이 어쩌니, 북한 경제가 어떠니, 김여정 하명, 북한정권이나 중국에 대한 굴욕적인 저자세 등 그냥 ‘그 나물의 그 밥’ 타령만 하고 있다고 느껴왔다. 나로서 유튜버들이 이제는 한국의 그런 타령 좀 그만하고 이 경제 실정과 사회 구조에 대해서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그 후배로부터 더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이 친구들과 만난 사석에서 현 문재인 정권의 이러한 문제를 이야기 했더니 놀랍게도 핀잔에, 비꼬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자네 진보적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태극기 부대원 다 됐구먼.”
평소의 진보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했던 그 분이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나같이 스스로 온건 보수라는 사람은 한국에 가면 아마도 꼴통 극우 보수라고 부를 것 같다.
얼마 전에 포토맥 포럼에서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조지 메이슨 대학의 노영찬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그 분은 한국의 역사상 지금이 가장 잘 살고 번창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간 선대가 서독에서, 월남에서, 열사의 중동에서 피땀으로 일한 결과라고 했다.
또 이곳 미국에서도 이민 초기의 우리 교포들이 ‘몸으로 일궈온’ 지난 역사 또한 잊지 못할 노력이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미래는 삼천리 금수강산이니 남북통일이니 축소하는 곳에는 미래가 없고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바탕은 옛 고조선시대부터 우리 정신세계의 바탕인 홍익인간 정신이 되어야 하며 이미 그러한 정신의 흐름이 세계인들, 특히 젊은 층에게 전파되고 있다고 했다.
노 교수는 한 예로서 자기 스스로도 이해 또는 설명이 안 되지만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에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슴속에 무엇을 전달 받는다고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그 분의 한 마디가 나의 뇌리에서 맴돌고 있다.
“일본이 한참 잘 나갈 때에 세계 사람들은 일본인들이 경제적인 동물(economic animal)이란 말을 들었는데 한국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내 눈에도 일본이 한참 잘 나갈 때에 세계의 박물관, 미술관, 예술의 전당에서 보면 헌금의 큰 손이었다. 그런데도 일본이 economic animal이란 말을 듣고 있는데 한국은 아니라니 한국인들은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을 전달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고 그것이 세계를 이끄는 그 무엇인 것 같고 그것이 한국의 밝은 미래인 것 같다.
나이가 들은 나로서 그리고 나이답게 보수적인 나로서 한국이 세계의 정신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100% 동의 할 수는 없다. 또 현 문재인 정권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다. 그러나 세상의 흐름은 내가 쫓아가기에 숨이 찰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니 삼천리금수강산, 남북통일이니 하는 쪼그라드는 축소성향보다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하여 이미 나아가고 있다고 하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올바른 흐름이고 그러한 가능성은 보인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무언가 다른 것 같다. 어찌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국의 젊은이들이여. 세계를 향하는 그 무엇, 그 철학, 그 사상 그것으로 한국의 미래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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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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