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지켜보며 개탄하기에 앞서 우리가 갖고 있던 환상부터 제거하자. 우리는 단지 수 천 명의 미군 병력만으로 그곳의 평화를 유지하고 상황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워싱턴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지난 2-3년간 탈레반이 의도적으로 미군과 동맹군을 겨냥한 공격을 자제했기 때문에 생긴 환상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프간인들은 치열한 전란에 시달렸다. 2019년 여름,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의 인명피해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여름에 발생한 민간인 인명피해 역시 10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아프간 주둔 미군병력이 올해의 4배 수준이었던 2018년에는 아프간 변방지역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로 28만 2,000명의 현지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당연히 아프간 정부와 미국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졌다. 그 해 실시된 서베이에 따르면 미군에 대한 아프간인들의 지지율은 10년 전의 90%에서 55%로 곤두박질쳤다.
아수라장 같은 현지 상황이 전해지면서 여기저기서 미군철수를 연기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서 잠시 “아프간 정부군, 미군철수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에 열세”라는 지난 2016년 가디안지의 머리기사를 살펴보자. 당시 미군 수뇌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해 1년간 연기된 미군 철수를 또 다시 뒤로 미루었다. 그러나 막강한 미국의 지상군과 확실한 제공권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는 범위는 아프간 전체 지역의 65% 아래로 떨어졌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필자가 인용한 자료 중 일부는 카터 말카시안의 신저 “미국의 아프간전”에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카터 말카시안은 헬만드 주에서 군속으로 일하다 아프간 국제동맹군 총사령관의 수석 보좌관으로 중용된 인물이다. 말카시안은 “이번 전쟁에서 우리는 여지없이 패했다”는 결론으로 말문을 연다. 그의 지적대로 미국은 20년간 2조 달러를 아프가니스탄에 쏟아 부었고, 최고 13만 명에 달하는 동맹군을 지휘했으며 (적어도 서류상으로) 30만 명의 아프간 보안군을 육성했고, 세계 최강의 공중화력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변변한 무장조차 갖추지 못한 7만 5,000명의 탈레반 전사들을 꺾지 못했다. 이유가 무얼까?
말카시안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그는 아프간전에 관여한 이후 12년 동안 숫한 전투를 지켜보며 수적으로나 장비 면에서 일방적 우세를 보이는 우군이 오합지졸에 불과한 탈레반군에게 번번이 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지난 2-3주 동안 우리가 목격한 가장 놀라운 광경은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이 거침없는 탈레반의 진격에 거의 반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카시안은 2019년 칸다하르에서 만난 탈레반 학자와의 대화에서 앞서의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발견한다. “탈레반은 믿음, 천국 그리고 이교도 처단을 위해 싸운다...정부군과 경찰은 단지 돈을 위해 싸운다.”
게다가 아프간군은 충분한 병참과 보충병력 지원을 받지 못했기에 탈레반 진격을 막아낼 능력과 의지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아프간 정부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떠올리면 그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민주적으로 선출되긴 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19년 치러진 선거에는 3,900만의 전체인구 중 189만 명만이 참여했다. 정부의 부패는 고질병 수준이다. 미국은 아프간 재건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이들 중 상당부분이 흥청망청 사용되거나 어디론가 새어나가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는 탈레반의 지지기반인 파슈툰 족을 포용하려는 시도를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외세의 지원으로 연명한다는 사실로 인해 정부의 정통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아프간의 정체성은 외세의 침략, 특히 이교도의 침략에 대한 저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프간 역사는 장장 1세기에 걸친 영국과의 투쟁 및 무신론을 신봉하는 소련과의 성전을 미화한다.) 이 같은 집단정서를 민족주의와 종교적 신념을 조장하고, 죽음을 불사하는 투쟁의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에 비해 아슈라프 가니 행정부는 정부군을 독려할만한 영감을 제공하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 수년동안 탈레반이 힘을 키워가는 광경을 손놓고 지켜보았다. 물론 미국은 연이은 반격과 공중지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통해 그 같은 현실을 덮어버리기에 충분할 만큼 부유하고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그 어떤 것도 탈레반을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미국은 추가협상을 통해 서서히, 그리고 보다 개선된 방법으로 철군을 할 수 있도록 탈레반과 추가 협상을 했어야 옳은가? 아마도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적나라한 진실은 이렇다; 우아하게 전쟁에 패하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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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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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문제도 결국은 종교와 민족간의 갈등이 그바닥에 깔려 있다. 인간의 이성을 무시하고 종교라는 이름으로 야만적이고 호전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달성하려는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생지옥이다.
첫단추를 잘못끼운 전쟁 오만으로 남의나라를 어찌할려고 쌩각했는가 한심한자들의 정신상태 총칼이면 모든게 해결될줄아는 어리석음 자기것하니 제대로 지킬줄모르는 아프칸 앞으로 더많은 테러를 미쿡은 대비해야 할것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