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에 종료한 JTBC 드라마 ‘로스쿨’은 데이트 폭력과 법정 문제들을 다루어 이슈가 되었다.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라 할지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힘과 권력으로 통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이러한 데이트 폭력의 모습들을 드라마 로스쿨에서 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법정 사건에서 잘 보여주고 있어, 이를 통해 데이트 폭력의 모습과 폭력의 종류들, 그리고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폭력 같은 한가지 폭력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폭력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폭력의 정도는 점점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로스쿨 드라마 속에서 연인인 전예슬과 고영창은 결혼과 미래를 약속했고 로스쿨을 가기 위해 함께 준비했다. 하지만 전예슬만 로스쿨에 합격하면서 남자친구인 고영창은 자신의 힘과 여자친구가 가지게된 미안한 감정을 이용하여 다양한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은 사랑하는 연인이라 할지라도 그 관계가 동등한 관계에서 한사람이 힘을 가지고 통제하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면서 시작된다.
드라마속 데이트 폭력의 예로는 수시로 전화와 문자를 보내며 일상을 통제, 금지된 기숙사 출입, 수시로 학교 방문, 불법 카메라 촬영, 무자비한 신체적 폭행, 성폭행, 그리고 사랑이란 이름하에 지속적인 폭력과 사과를 반복함으로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여 길들이는 가스라이팅과 같이 다양한 데이트 폭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예들은 데이트 폭력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신체적, 성적, 디지털, 스토킹 폭력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연인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강요하는 모습들이 나타날 때 해로운 관계인 데이트 폭력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드라마 속 전예슬 사건은 남자친구의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협박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여 국민참여재판이 열리게 된다. 그 재판 과정에서, 검사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전예슬에게 묻기를 “왜 그때 신고하지 않았느냐? “ “왜 ‘No’라고 말하지 않았느냐?”한다. 이같이 우리는 너무 쉽게 이러한 질문들을 피해자들에게 한다.
피해자들은 왜 폭력이 명백한데도 적절한 신고나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드라마에서 전예슬은 “내가 신고를 하지 않은 건, 내 입으로 말하기가 죽기보다 싫었을 뿐입니다”, “차라리 생판 모르는 남이었다면 끔찍한 악몽이라고 털어버리기라도 했을 텐데, 상대는 함께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남자친구였다고요”라며 연인 사이의 데이트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임을 피력한다.
이것은 데이트 성폭력의 특수한 상황으로, 가해자가 친밀하고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다양한 폭력이 지속해서 발생해도, 피해자는 그것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도 알리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으로 더욱 피해가 가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연인사이에서 폭력 관계인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은 ‘반복되는 패턴’이다. 드라마 속에서도 그 예를 볼수 있다. 고영창은 전예슬에게 갈등이 생기면 폭력을 가하고 그후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해자는 갈등와 폭력 발생 원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진다. 그 때문에 보통 피해자들은 폭력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혼돈된 생각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앞으로는 정말 안그러겠지’ 생각하며 다시 건강한 관계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그 관계를 단절하지 못하고, 해로운 패턴과 폭력은 계속 심각해진다. 이러한 관계는 피해자가 위험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대응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드라마에서도 피해자가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지만 사랑인지 폭력인지 계속 혼란스러하다가 남자친구의 행동들이 폭력과 범죄이지 사랑이 아님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된다.
만약 연인관계에서 이러한 반복되는 갈등, 폭력, 화해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데이트 폭력의 패턴임을 인식하고 관계의 단절 등의 적절한 대처와 가족과 주변의 도움 요청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폭력적 관계는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데이트 폭력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관계가 때로는 더이상 사랑이 아닌 지배와 폭력적인 관계로 변할 수 있음을 알고 징후와 대처방법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라면 자녀가 십대가 되기 전 일찍부터 건강한 관계와 데이트 폭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문의 (703-354-6345) 24시간 핫라인: 1-800-456-7891, 카카오톡: kcscdvhot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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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 워싱턴 한인 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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