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대출 은행 난립에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
▶ 현금 대량 구입하는 투자기관 늘면서 대출 수요 하락
모기지 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은행 간 과열 경쟁으로 대출 업계의 수익은 오히려 하락세다. [준 최 객원기자]
현금으로 주택을 대량 구입하는 부동산 투자 기관이 다시 등장하면서 모기지 대출 수요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
현재 주택 시장은 전례 없는 초강력 셀러스 마켓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주택 수요에 비해 매물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셀러들이 주택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열기가 이처럼 뜨거운 시기에는 모기지 업계도 덩달아 활황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 수요는 증가 추세지만 업계의 수익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밀리언에이커스’(MillionAcres)가 모기지 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분석했다.
◇ 수익 작년보다 14% 하락 전망
모기지 업계의 수익이 작년보다 약 14.2%나 감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주택 거래가 일시에 급감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모기지 업계의 수익 감소 폭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다. 주택 거래가 지난 해보다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업계의 수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원인 중 대출 은행 간 경쟁 과열이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외에도 올해 초 모기지 이자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면서 재융자 수요에 영향을 미친 점도 수익 감소의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업계 수익 중 재융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전통적인 모기지 대출 방식에서 탈피해 주택을 구입하는 바이어가 늘어난 점도 모기지 업계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 대출 은행 난립에 제살 깎아 먹기 식 경쟁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기지 대출 수요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경제 활동 봉쇄령 해제와 함께 바이어들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주택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모기지 대출 기관에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지난해 발급된 모기지 대출 규모는 약 3조 8,30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무려 3배나 뛰어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8년 상황과 유사하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모기지 대출 수요가 들끓게 되면 수익에 목마른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 업계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기지 대출 업체가 난립하면서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업체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나타났다.
결국 모기지 업계 수익 감소로 이어지며 온라인 모기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로켓 모기지는 올해 2분기 수익 감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비은행권 대출 기관의 경우 두 자릿수 비율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주택 거래 하락에 대출 신청도 감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 지난해 낮은 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낮은 금리 정책이 모기지 이자율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은 3% 밑으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 이자율을 여러 차례 갈아치우기도 했다. 집을 살까 말까 망설이던 바이어들은 낮은 이자율에 유혹돼 주택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재융자 신청에 나섰다.
모기지 대출 신청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폭등하자 대출 승인에 수개월씩 걸리는 등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이자율을 올리는 대출 은행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모기지 대출 신청도 덩달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재판매 주택 거래는 매물 부족 등의 원인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택 거래 감소에 영향을 받은 모기지 신청이 올 한 해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빗발치는 대출 신청을 줄이기 위해 이자율을 올렸던 대출 은행들이 최근 서둘러 이자율 인하에 나서는 모습이다.
◇ 현금으로 대량 구입하는 투자 기관 재등장
매물 한 채에 여러 명의 바이어가 오퍼를 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집을 내놓으면 오퍼가 10건 이상 제출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극심한 오퍼 경쟁 현상은 첫 주택 구입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첫 주택 구입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오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퍼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캐시 오퍼’(Cash Offer)를 제출하는 방법이다. 주택 구매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의 캐시 오퍼는 셀러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퍼다. 캐시 오퍼를 위해 부모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다른 목적으로 모아 둔 현금을 동원하는 바이어도 많다. 이처럼 모기지 대출 방식이 아닌 현금 구매 방식의 바이어가 서서히 늘면서 모기지 대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주택 구입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주택 구입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이 같은 상황을 노린 부동산 투자 업체들이 주택 시장 진출에 다시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을 현금 구매 방식으로 대량 구입한 뒤 개인 바이어들에게 자체 대출을 통해 되파는 투자 전략이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리본’(Ribbon), ‘녹’(Knock), ‘억셉트’(Accept, Inc.), ‘홈라이트’(Home Light)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은 현금으로 주택을 사들이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 수요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 주택 시장에서 발 빼는 바이어 점점 늘어
주택 가격 상승세가 살인적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자고 나면 오르는 주택 가격이 마치 주택 시장 붕괴 직전이 2007년을 연상케 한다.
급기야 주택 시장 거품론까지 제기되며 주택 구입 활동에 한창인 바이어들을 걱정시키고 있다. 치솟는 주택 가격에 주택 매물마저 턱없이 부족해 주택 구입 여건은 사상 최악이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바이어 중 상당수는 이미 주택 구입 의욕이 전과 같지 않아 주택 구입을 포기했거나 구입 시기를 미룬 상태다. 결국 주택 구입 수요에 찬물을 끼얹어 주택 거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미 재융자 신청이 절정을 이룬 뒤로 모기지 대출 은행 업계는 현재 재융자 신청 감소와 주택 구입 목적의 모기지 대출 신청 감소로 수익 하락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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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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