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미국에 귀화한 사람에게 당신은 어느나라 시민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인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을 쉽게 받아들이면 맞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 대답하려면 미국시민 또는 한국계 미국시민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대답이다.
어느나라 국민이든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시민권을 취득했다면 그들은 당연히 미국시민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현실을 착각하고 자신이 태어난 모국만 생각하고 대답하는 예가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나는 미국시민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당당하게 대답하며 살아야한다. 그래야 살기 편하다.
미국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미국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이민판사 앞에서 선서하게 된다. 그 내용을 3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는 모국의 정치는 잊고 참여도 하지 말 것, 두번째로는 미국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 세번째로는 모든 법을 잘 준수 할 것을 약속하면 그때부터 합법적인 시민권을 받게 된다.
우리 한인들은 서약대로 미국시민으로 국민의 의무와 법질서를 잘지키는 국민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열심히 이땅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한인들은 선서의 하나인 모국의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고 하는 약속만은 잘지키지 않은 경우를 자주보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나친 정치에 대한 집착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인들의 정치 관심은 최상위 급이다. 모였다 하면 한국정치 이야기로 시작해 좌파니 우파니 하며 갑론을박을 벌이다 열받은 사람이 자리를 뜨면서 그 모임은 끝난다. 그야말로 모이는 자리가 축소된 한국의 정치판이 된다. 이런 정치학습이 어디를 가든 계속되고 있는 것도 반성할 문제다.
우리의 오랜 정치 경험과 의식수준을 모국의 정치에 관심을 쏟는 것처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서 꽃을 피우자. 그 길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실행 할 수 있고, 했다 하면 어느 민족보다 성공시킬 수 있는 국민들이다.
그 길은 국민의 주권인 정치 참여, 즉 투표권 행사다. 민주주의 주체는 국민이고, 국민은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실행이 중요하다. 그것만 잘 하면 우리는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우리 후손들은 이 땅의 주체로 성장 할 수 있다. 그 길을 우리가 열어주어야 하고 그 발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길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우리의 지위를 보장할수 있는 사람을 정치에 참여시켜 그 사람을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대변자로 활용해야 한다.
유대인 이민 역사에 따르면, 1800년대 부터 1940년까지 유대인들의 성장과정은 첫째는 정착과정에서의 수난, 둘째는 경제적인 부 축적, 셋째는 미 주류사회 진출 등 3단계에 걸쳐 오늘날 미국을 움직이는 과정을 설명했는데 우리가 본받아야 할 교훈들이다. 유대인들은 돈을 벌어 정치인을 사고 그들을 이용하여 권력의 중심부에 진입하여 그들의 목표를 달성했는데 그 중심은 정치참여 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 한인들이 미국에 정착한지 100년이 넘었다. 그 동안 우리 한인들은 내적성장은 괄목할만 했지만 미 주류사회 관계자들과 유대관계 정립에는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 그 말이 솔직한 표현일 지도 모르며, 그 비판의 중심에는 한인회가 있고 그 책임은 한인회가 져야 한다. 한인회가 발족된지도 수십년이 되었지만 변한것이 없다.
한인회가 변해야 한인사회가 발전하고 한인의 위상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첫째는 한인회가 한인들의 구심점으로 화합과 단결을 토대로 외적 확장을 통해 미 주류사회와의 유대강화에 힘써야 한다. 유대강화를 위해서는 친한파 유력인사를 지원하는 일이 우선이다. 지원 방법은 첫째, 선거에 투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둘째, 재정적 지원으로 좋은 관계를 맺는 일, 셋째, 정치 연합회를 구성하여 선거인 명부작성, 관리를 통해 선거에 적극 참여하는 것 등 여러 방법을 통하여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실현하는 방법이다.
우리 한인들이 이땅에서 굳건하게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길을 찾기 위하여 한인회 등 지역 단체가 앞장서고 한인 모두가 도와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한인회 속에 정치 협력체를 구성하여 우리의 힘을 미 주류사회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가 이땅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우리를 혐오하는 범죄를 단호하게 규제 할 수 있는 법도 만들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꼭 실천하자. 이것이 우리의 책무다.
이민사 끝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이민자들이여 미국에서 살려면 미국인 같이 말하고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미국인처럼 행동하라. 그래야만 이땅의 주인이 된다.
정말 깊이 새겨들을 말이다.
참고 : 미국시민으로 한국의 민주평통 활동을 하는 것은 미국 실정법(귀화법, 이민법)에 위배 되는 행위다. 잘못하면 시민권 박탈을 당할 수도 있다.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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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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