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가이드 Throop Peak ( 9138’)
정상 언저리의 등산길 풍경.
송림의 싱그러움이 몸에 스미는 상쾌한 등산길.
등산길에서 조우케 된 한 쌍의 귀여운 사슴.
정상점에 부착되어있는 정상표지판.
우리 동포분들이 이곳 미국에 건너와서 살게된 배경이나 이유는 제각기 서로 다른 경우가 많겠으나, 도미한 시기가 특히 한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시기인 최근 30년 내외일 경우에는, 자녀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잘 자랄 수 있게 하기 위한, 맹모삼천의 의도가 적지 않을 것이다.
“좋은 환경”이란, 우리 남가주에 정착한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비록 영어가 많이 서툴더라도 자녀들의 교육을 경제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고, 미국 전체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경제 문화 예술 등의 중심지로서, 세계인이 선망하는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있어,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이질적인 사회임에도 큰 차별감이나 천애지각의 고립감없이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여건도 역시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겠다.
또 “좋은 교육”이란 세계의 공용어가 되다시피한 영어를 우리의 자녀들이 잘 배울 수 있고, 전인적 품성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과과정이 시행되고 있으며, 세계적 또는 전국적 명망이 있는 우수한 대학들이 가까이에 다수 존재한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1620년에 Mayflower호가 102명의 영국 Pilgrims들을 싣고 Plymouth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된 동부의 역사에 비해, 1848년에 Sacramento인근에서 대량의 금이 발견됨으로써 본격 시작된 서부의 역사는 모든 면에서 후발주자의 입장인데, 대학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겠다. 가주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UC Berkeley(1868)도 동부의 Harvard(1636)에 비하면 232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60~150여년의 역사에 그치는 가주의 대학들은 실로 눈부신 발전을 해 온 셈이라, 이것이 우리들이 가주 또는 남가주에 기꺼이 정착하는 듬직한 배경의 하나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즉, 가주에는 UC Berkeley(1868), UC San Francisco(1873), USC(1880), Pomona-College(1887), Cal-Tech(1891), Stanford(1891), UCLA(1919), UC San Diego(1960), UCI(1965) 등의 명문대학 또는 명문대학원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학교들 가운데 특히 우리 LA또는 캘리포니아의 두드러진 자랑으로 Cal-Tech 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학분야 최고의 명문으로 인정되어온 MIT의 불과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학생수로, 졸업생중에 노벨상을 받은 숫자가 17명이나 되어, 30명인 MIT의 절반이 넘는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최고의 소수정예 공과대학이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이 Cal-Tech 이라고 분연히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자랑스런 우리지역의 대학인 Cal-Tech은 Pasadena의 시장을 역임한 Amos Gager Throop(1811~1894)이란 분이 1891년에 10만 달러(2021년으로는 약 350만불 상당)를 출연하여 설립하였다고 한다. 그의 육신은 이미 먼 옛날에 한 줌 흙으로 소멸되어졌으나, 그의 아름다운 이름은 그가 파종한 학교와 더불어 오늘도 맥맥히 살아 숨쉬고 있는 셈이다. 또 세월이 흐를수록 그 분의 삶의 의미가 더욱 더 부각되어질 것이니,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영광스런 불사의 삶이 아닌가 싶다. 우리 동포로서 이 미국땅에서 크게 돈을 번 분들은 가히 모델로 삼을만한 가치있고 보람있는 행적일 듯 하다.
어쨌거나, 이 분의 사후 22년이 지난 1916년에, 4명의 Cal-Tech 학생들이 San Gabriel 산맥에 있는 한 깊은 고산에 올랐고, 이들이 그 등정을 계기로 이 산에 자기네 학교의 설립자 이름을 부여하도록 청원하여, “Throop” Peak이란 이름의 산이 생기게 된다. 이 또한 이 분이 불멸의 삶을 누리게 되는 또 하나 가외의 큰 축복이라고 하겠다. 어떤 의미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안팎으로 적시의 노력을 잘한 결과라는 의미에서, 일종의 ‘줄탁동시’의 아름다운 사례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샌개브리얼 산맥의 중심능선의 아름다움을 흠뻑 즐기면서, 우리에게 지극히 자랑스런 교육환경의 하나를 물려준 선구자로서의 삶을 사신 분에게 경의도 표하는, 일석이조의 산행으로 Throop Peak을 찾아 가보자. 산행거리가 왕복 4마일이고 순등반고도가 1235‘에 지나지 않아 등산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곳이다.
가는 길
Freeway 210에서 La Canada 의 Highway 2로 나와서 동쪽으로 49마일을 가면(Mile Marker 69.5), 길 왼쪽(북쪽)으로 10여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표지판이 따로 없는, 노변 주차장이 나온다. 큰 창고건물이 있는Dawson Saddle(7901‘)을 100m쯤 지나간 곳이다. 주차허가증(Adventure Pass)을 차안에 잘 걸어둔다. 더 동쪽으로 길을 따라 150미터쯤 걸어가면 오른쪽(서쪽)에 산으로 오르는 Dawson Saddle Trail 의 시작점(New Trail)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서쪽으로 100m쯤을 가면 창고 앞쪽으로 또 다른 시작점(Old Trail)이 왼쪽으로 나온다. 5 분 정도 올라가면 두 길이 합해지니 어느 쪽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등산코스등산시작점이 이미 해발2400m 가 넘는 고산지역이라서 한여름에도 아주 시원하고 쾌적하다. 처음엔 약간 가파르게 지그재그로 오르는데, 짧은 구간으로 잠깐이며, 걷기에 어렵지 않다.
무성하고 장대한 소나무 전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고산지대의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따금 서있는 고사목들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멋을 더해주며, 부드러운 흙길이라서 걷기에도 상쾌하다. 나무들 사이로 보여지는 북쪽의 광막한 Mojave사막은 물론, 전후좌우로 이어지는 푸르른 산줄기들의 아름다운 전망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걷고있는 이 등산길은 1982년에 Boy Scouts대원들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완공되어졌다는데, 갈수록 소나무가 많아지면서 더욱 빽빽하게 향기롭고 품위있는 송림의 모습을 보여준다.
PCT Junction 임을 알리는 표지판에 이르른다. 1.8마일을 온 것이다. 좌우로 San Gabriel 산맥의 중심능선을 따라 PCT가 이어진디. 좌로 가면 Mt. Burnham과 Mt. Baden Powell, 우로 가면 Mt. Hawkins와 Windy Gap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30미터를 간다. 다시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의 가느다란 샛길을 택해 산 위로 오른다. 10분이 채 안되어 맨 땅위에 돌들이 흩어져 있는 Throop Peak의 정상에 다다른다. 돌무더기 앞에 Amos G. Throop를 기리는 동판이 지면에 달라 붙어있다.
동서남북으로 막힘없는 전망이 대단하다. 광활한 Mojave 사막은 물론 Baldy(10064’), Baden-Powell(9399’), Iron(8007’), Burnham(8997’), Pine(9648”), Dawson(9575’), Wilson(5710’), San-Gabriel(6161’), Strawberry(6164’), Twin-Peaks(7761’), Waterman(8038’), Hawkins(8850’), Islip(8250’), Williamson(8244’), Lewis(8396”) 등등 숱한 고봉들을 볼 수 있는데, 맑은 날에는 태평양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동서남북을 둘러보자면, 심산의 아름다운 대자연에 넋을 다 내어주어, 실로 나 자신이 없어져버리는 무아의 경지에 들게 됨으로써,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도 범아일여의 색다른 경지를 경험케 되기 십상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옛날에 ‘산에 있는 사람’ 또는 ‘산 사람’을 일컬어 선인(‘仙’人)이고 선녀(‘仙’女)라고 표기하게 되었던 것 인지도 모르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생각도 해보게 된다.
등산이 비교적 익숙한 사람들은 보통 등산시작점을, Freeway 210에서 La Canada 의 Highway 2로 나와서 동쪽으로 44마일을 가면( Mile Marker 64.1), 길 왼쪽(북쪽)으로 나오는 Islip Saddle의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좀 긴거리의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왕복 11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는 약 2900’가 되어 다소 힘든 등산이 되는데, 빼어난 전망은 물론이고 푸르른 초목의 향기를 음미하며 울창한 송림지대를 걷는 산행이다. 시종 PCT 와 중첩되면서 샌게브리얼 산맥의 가장 큰 산줄기를 따라가므로 특히 좌우 양편으로 전망이 빼어나고, 중간 중간에 Little Jimmy Campground, Little Jimmy Springs, Windy Gap, Mt. Hawkins 등을 경유하는, 대단히 쾌적하고 아름다운 코스이다.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v
<
정진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사슴 참 귀엽습니다. 쉽게 만날만큼 사슴이 많지는 않을건데... 좋은 환영인사 받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