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이 지난 16일 그랜트 하기야 감독이 방문한 교회 주변에서 항의 시위를 펼치고 있다.
미국 연합감리 교단(UMC) 가주 태평양 연회(감독 그랜트 하기야)가 지난달 남가주 한인 교회 3곳에 목사 ‘재파송 불가’를 통보한 것과 관련, 한인 교계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조직적인 항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가주 태평양 연회 한인교회협의회는 지난 4일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전국 한인 연합감리교회 평신도 연합회(이하 전평연·회장 안성주 장로)가 이번 통보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그랜트 하기야 감독에게 보낸 공개 서신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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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대책 회의에 참석한 한인 목회자와 평신도 리더들은 이번 통보가 ‘연합감리 교단의 규정과 절차를 어긴 것, 연회 내 심각한 차별 행위를 보여주는 것, 은혜와 화해 정신을 깨는 것’이라고 밝히며 하기야 감독의 공개 해명과 재파송 불가 통보 철회 등을 요구했다. 한인교회협의회는 현재 재파송 불가 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 중으로 19일 오전 9시 현재 약 2,234명이 서명했다.
전평연도 이와는 별도로 이번 사태를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조직했다. 전평연은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이번 사안을 교단 내 재판부에 회부하는 한편 필요시 법률 소송을 통해서도 시비를 가릴 계획이다. 연합감리 교단은 교인 총회를 통해 파송 목사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이번 통보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새로 파송되는 목회자에 대한 거부 운동도 전개될 수 있다.
남가주 한인 교계도 하기야 감독의 통보를 한인 교회를 겨냥한 ‘징벌적’ 행위로 규정하고 통보 철회 움직임에 동참했다. 평등법 저지 운동 본부(대표회장 한기홍 목사), 미주 기독교 총연합회(회장 민승기 목사), 미주성시화 운동 본부(공동 대표회장 송정명·진유철 목사), 자마(대표 강순영 목사) 등 교계 단체들은 17일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 통보가 인종 차별적으로 신학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악한 결정이라고 규정하며 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부지역 평신도 연합회(이하 서평연·회장 최정관 장로) 주도로 지난 16일 하기야 감독의 하와이 방문에 맞춰 항의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하와이 지역 한인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은 하기야 감독이 방문한 하와이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주변에서 ‘한인 교회에 대한 핍박을 중단하라, 교단 내 인종차별을 중단하라, 성경을 따르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배너를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선교 총무 류계환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교단 내 교권주의자들의 횡포로 보인다”라며 “교단 총회의 2019년 전통적 결혼관 지지 결정을 반대하는 관계자들에 의한 징벌적 행위”라고 말했다. 전평연 안성주 회장은 “연합감리 교단의 오랜 동성애 이슈로 지난해 교단 분리 합의안이 발표됐고 내년 총회를 통해 평화로운 분립이 계획되어 있다”라며 “하기야 감독이 합의 정신을 깨고 일방적인 목사 재파송 불가 통보를 통해 한인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1일 UMC 가주 태평양 연회 그랜트 하기야 감독이 남가주 주님의 교회, 밸리 연합 감리교회, 샌디에고 한인연합 감리교회 등 남가주 한인교회 3곳에 목사 재파송 불가 통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인교회 총회에 따르면 연합감리 교단 장정에 의해 연회의 감독에게 목회자 파송 권한이 있지만 감리사, 해당 목회자, 목회 위원회와의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하기야 감독의 재파송 불가 결정은 이 같은 기본적 절차를 무시한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것이 한인교회 총회 측의 입장이다.
서평연 최정관 회장은 “한인 목사들이 진보적 연회 방향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파송 불가를 통보한 것은 비신앙적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한인교회 총회장 이철구 목사는 “교권주의자들의 처벌적 파송이 시작된 것으로 한인 교회와 목회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라며 “동성애 목회자 안수 등에 부정적인 입장인 한인 교회가 교단과의 분립을 결정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서명운동 웹사이트: http://chng.it/gjWBLkyBWJ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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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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