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나성에서 열린 아시안 혐오범죄 시위 기사 사진에 어린아이들이 “우리 할머니 때리지 말아요!”(Don’t hit my grandma!)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서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어려움을 통해 부모는 물론 조부모세대의 아픔을 어린이들이 공유하게 된 것이 감사했습니다. 이스라엘 어린이들에게 “모세 할아버지가 홍해를 건널 때 너희들은 어디에 있었니?” 선생님이 질문하면 아이들이 “우리도 모세 할아버지와 홍해를 건넜습니다.” 답하는 교육이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공동체가 직면한 고난의 현실로 인해 우리가 단결하고 어린이들이 부모의 이민생활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유하게 되는 것, 어려움속에 감추어진 선물입니다.
4월22일자 한국일보에 보니 ‘지역안전 지킴이로 나선 백발의 용사들’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베트남 참전유공자전우회에서 지역사회 자율방범대를 구성했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대도시에서 자율방범대가 구성되는 것 경찰은 물론 시당국이 우려하는 일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포사회가 어려움을 당할 때 지키려고 나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뉴욕 후러싱이야 말로 수많은 인종들이 살지만 대부분 자기 살기에 바빠서 지역사회를 지켜내려고 하거나 동네 미화작업을 하거나 더불어 살고 지켜주는 일에 인색했습니다.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총격사건 우리를 분노하고 아프게 했습니다. 목숨을 잃은 8명 가운데 6명의 아시아 여성입니다. 그 주간 타임지는 Cady Lang이 쓴 ‘Confronting Ameirca’s Legacy of Anti-Asian Vilolence’를 표지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그 특집 기사 시작부분에서 사회언론 전문가Mark Kim이 “이번 애틀랜타 비극의 배경에는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차별 그리고 미국 역사 전통에 담겨있는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화와 폭력이 교차한다.” 라고 썼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잘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마사지 샵’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이 끔찍한 살인사건을 아시안 혐오범죄로나 그 악함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누구나 귀한 것이기에 생명의 가치를 직업의 귀천으로 또는 신분, 인종 그 어느 것으로도 차별을 해서는 안됩니다.
무엇보다 아시안 차별은 쉽게 해도 된다는 전제가 이 땅의 사람들에게 팽배합니다. 1882년도에 미국 대통령 체스터가 ‘중국인 차별법’(Chinese Exclusion Act)에 서명한 이후로 1942년도에는 12만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미국의 적들과 내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수용소에 끌려가서 3년 이상 살아야 했습니다.
1992년도에 나성에서 일어난 백인 경찰에 대한 인종차별 시위가 결국에는 한인타운 상가를 파괴하는 폭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역사가 결국 지난 일년간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나면서 아시안들에 대한 혐오범죄가 급증하게 되는 것으로 이어진 것이고 애틀랜타 살해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아시안들에 대한 혐오범죄는 남녀노소 구별도 없습니다. 노인들을 무차별 구타합니다. 특별히 여자들에게 그럽니다. 가슴 아픈 것은 이런 범죄들이 많은 경우 정신적 문제가 있거나 홈리스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사회적 약자들 가운데 자기들이 함부로 해도 된다고 여기는 대상으로 약하다고 여기는 아시안들에게 분풀이를 합니다. 한달전에는 후러싱 동네공원에서 13세 한인 소년이 같은 또래 아이들에게 인종차별적 욕을 듣고 구타당해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아시안 혐오범죄가 급증한 지난 1년의 뉴욕의 현실을 보면서 가슴아프지만 이로 인해 우리 한인공동체가 문제해결을 위해 단결하고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만이 아니라 계속되는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연대하는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 긍정적인 일입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역사회 어려움을 돕는 일만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통해 인종차별 철폐운동이나 동포사회 정치력 향상과 같은 일들을 교회가 참여해야 하는 선교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어려움을 통해 교회가 이웃과 사회 나아가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나라 만드는 일에 동참하도록 만든 하나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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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후러싱제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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