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홀라백’은 증오범죄 대응과 예방을 위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 외면하지 말고 도와주세요
- 사진, 동영상 자료 확보
- 단호하게‘Stop’ 외쳐야
팬데믹과 함께 지난 1년간 아시안 이민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충은 다름 아닌 증오범죄였다. 뉴욕과 LA 등 대도시에서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150% 이상 늘어났으며 한 비영리단체(Stop AAPI Hat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3,735건의 아시안 증오범죄가 신고 됐다. 그렇다면 아시안 증오범죄를 당하거나 목격했을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당황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 아시안 증오범죄를 목격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
누군가 다가와서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하고 고함을 친다면 대부분 놀라고 당황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뉴욕에서 시작된 비영리단체 ‘홀라백’(Hollaback!)은 이러한 괴롭힘, 증오범죄에 대처하는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홀라백 교육 담당자인 댁스 발데스 트레이너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79%의 사람들이 목격자가 개입할 경우 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증오범죄를 목격하게 되면 25%만이 그들을 도왔다”며 “이는 우리가 증오범죄를 목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섯 단어(5 D)를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먼저 주의를 분산시켜(Distract) 가해자와 피해자가 떨어지도록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사람(Delegate)을 데려오거나, 증거가 될 만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자료(Document)를 확보한다.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도 피해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안하는 연장적인 조치(Delay)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직접적(Direct)으로 가해자에게 ‘스탑’(Stop doing that)이라고 소리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찰이나 911에 신고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는 “소수계 이민자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유색인종의 경우에는 역사적으로 경찰에 대한 피해의식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
‘홀라백’(ihollaback.org)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먼저 ‘본능을 믿어라’는 것이다. 직감적으로 주변을 살피고 근처에 도망갈 경로가 있는지, 자신은 물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안전상태는 어떤지 등 대응 방법을 준비하는 동안 스스로 직접 상황을 점검해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는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판단기준이 된다고 했다. 가해자에게 “이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나에게서 멀어져라”(This isn't appropriate, Step away from me)고 말해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척하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회복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며 “증오범죄가 상처를 준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발데즈 트레이너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 보다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려는 노력이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를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직장이나 지역 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장기적인 예방 대책 필요
아태계 단체들은 “이러한 증오범죄는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회복의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며 “우선은 이러한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시안 증오범죄를 막기 위한 조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안 법률지원단체인 AAAJ(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3억 달러를 투입해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주도하길 바란다”며 “증오범죄는 경제적 격차로 야기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취약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청소년 교육이 폭력예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아동의 경우에도 인종적 편견이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에 대해 배우는 것을 비롯해 다양성에 대한 교육과정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으로 이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미국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종차별과 혐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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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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