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은 유례없는 비대면의 생활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 요식업, 소매업, 여러 서비스 업종 등 대면영업이 불가피한 많은 경제분야가 아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반등하는 등 경기회복이 시작되고 있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제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여 새로운 비대면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재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LA 총영사관은 식당 실내영업 금지, 재택근무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타격을 받은 우리 동포 및 재외국민, 그리고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와 위기극복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마스크, 손세정제, 진단키트 등 방역제품의 수출을 돕기 위해 22개사 130여 품목의 제품 리스트를 만들어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처음엔 몇 장으로 시작한 리스트가 이제는 63페이지에 이르고, 수천회 조회됐다. 실제 계약이 성사되어서 한국 방역제품이 미국에 수출되는 좋은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은 후 이제 돌이켜보니 새삼 느끼게 된 점이 있다.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3월에는 재택근무도 많이 했고 매일 코로나19 확산 뉴스에 긴장되어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곤경에 처한 많은 동포분들이 있었지만, 예산과 인력의 한계로 경제영사로서 도울 수 있는 일들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 한인단체에서 많은 도움과 아이디어를 주셨다. 남가주한인공인회계사협회, 한인무역협회, 한국상사지사협의회, 오렌지카운티한인상공회의소, 관세무역연구포럼, 한미택스포럼, 한인물류협회, 한식세계화협회 등 많은 단체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어려운 긴급 경제지원 프로그램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거나, 여러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서주시고 대미수출 또는 현지 기업들과 상담해주시고, 많은 홍보활동에 동참해주셨다. 총영사관의 이름으로 했던 많은 사업들이 동포 경제단체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러 동포분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최근에 한인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일이 있었다. 박경재 총영사의 지시로 한인 상공인들이 미 정부의 그랜트와 대출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약 30개의 프로그램을 검색하여 지난 9월에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게시한 적이 있었다. 게시물을 본 한 경제단체 임원이 고령자는 영어로 하는 그랜트 신청이 불편하니 번역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그랜트 신청 영어도우미’ 자원봉사자 모집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며칠 만에 12명이나 흔쾌히 지원해 주셨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9월 이후 그랜트 신청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모두 전화 또는 대면 상담을 해드리고 있다. 모두 바쁘신 중에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처한 주위 이웃을 위해 기꺼이 자원봉사 시간을 내주시는 분들이 저의 생각보다 아주 많았다.
영어도우미 자원봉사 모집에 힘을 얻어, 이제는 전문 컨설팅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관세, 무역 업무를 담당하는 저에게 한국 또는 현지의 기업인/상공인들이 대미 수출 절차와 각종 인증/허가 방법에 대해 많이 문의하신다. LA 총영사관은‘대미수출지원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러한 분들에게 회계사, 변호사, 관세사, 물류기업, FDA 컨설턴트 등 전문가의 무료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매칭해 주고 있다. 제 주위 분들에게 요청드렸더니 수십명이 지원하셨고, 그 중 남가주공인회계사협회 소속 공인회계사들만 10여명이나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즈니스의 시대는 서로 만날 수 없어 친밀감을 쌓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한국 내 또는 미국 타 지역의 기업/상공인들과 화상 또는 전화로 교류하고, 동시에 다수와 미팅을 하기에도 훨씬 용이하다. LA 총영사관에서 시도하는 대미수출지원 무료상담 서비스처럼 비대면으로 가능한 새로운 네트워킹 기회를 발굴한다면 코로나19로 침체된 비즈니스를 재활성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 이웃과 한인사회에 도움을 주는 보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13)385-9300 ext. 304
ssson19@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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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수 영사 LA 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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