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Church Calendar)에서 부활절기는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주일 새벽부터 오순절 성령강림까지 50일동안 계속된다. 7주를 보내고 주일까지 50일, 이 50일 동안의 부활절기를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 after resurrection)’이라고 부른다. 기쁨의 50일이 사순절 40일기간보다 더 긴 이유는 그 힘들었던 애통과 슬픔의 날보다 더 길고 오랜 기쁨의 날들이 있을 것이라는 미래적인 축복의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부활절에 이르기까지 사순절(사랑하며 순종하며 절제하는)기간을 뜻하는 영어 렌트(Lent)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된 말이다.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갖는 명칭이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시작되어 마지막주인 종려주일, 고난주간 그리고 부활주일로 이어지는 이 기간은 새 봄이 찾아오듯 구겨진 생각과 마음, 삶이 다시 피어나고 새로워지는 계절이다.
사순절의 마지막주인 고난 주간(Holy Week)은 종려주일(Palm Sunday)부터 시작되어진다. 올해는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의 기간이다. 이 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고난받으신 최후의 주간이다. 고난주간 중 3일(Triduum)은 곧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 성 금요일(Holy Friday), 성 토요일(Holy Saturday)로 지킨다. 주후 4세기 예루살렘에서는 이 주간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현장과 그 근처에서 공관복음서가 기록한 자료에 근거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거룩하게 성 주간을 지킨 것이다.
부활(Resurrection)에는 회복(Recovery)과 부흥(Revival)이 따른다. 본질을 회복하고 갈라지고 조각난 마음을 치유하며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역전시키며 죽어가는 것들을 다시 살려낸다. 나보다 이웃을 더 소중히 여기며 이제 더이상 자신의 성(the Wall)을 쌓는데만 몰두하지 않고 길을 만들고 그 곳이 커뮤니티가 함께 거할 곳(Dwell)이 되게 한다.
사순절에서 이어진 부활절후의 모습은 이분법적이고 현실 도피적이기보다 코로나로 일상이 무너진 뉴노멀, 언택트 시대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현재 직면한 경제와 보건, 환경과 생태계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가정과 일터에서는 물적인 모습을 지양하고 자연친화적인 소박한 라이프스타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가 시작된 이래 아태계 커뮤니티를 향한 인종적인 편견과 미움이 도를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커뮤니티간, 서로를 향한 존중과 배려의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VOA(Voice of America) 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 뉴욕과 LA 등 미국의 대도시 16곳에서 122건 이상의 아시안 혐오범죄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하면 거의 150%가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136년전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 아침에 미감리교 최초의 모교회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러브리레인 연합감리교회에서 파송된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1858-1902)선교사가 서울의 관문인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조선땅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귀한 손님이 부활의 종교, 기독교복음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4,000년 동안 잠들었던 백성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어둡고 캄캄한 그 땅에 희망과 구원, 부활과 새생명의 빛이 비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펜젤러는 제물포항에 도착하여 이렇게 기도했다.
“오! 하나님!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여기 도착했습니다. 이 아침에 사망의 쇠사슬을 부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나라 백성들에게 얽매여 있는 쇠사슬을 끊으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빛과 자유를 주시옵소서!”
바라기는 만물이 깨어나고 꽃피는 봄의 계절, 이제 코로나의 쇠사슬을 끊어내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와 이웃을 향한 아름다운 생각(Head), 마음(Heart), 섬김의 손길(Hand)이 회복되길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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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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