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내 문재인 정부와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주 사퇴했다. 그의 사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쳐왔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자신의 입지와 명분을 최대화하면서 사표를 던질 수 있는 시점을 저울질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중대범죄수사처 신설 논의가 시작되자 최적의 명분과 타이밍이라 판단하고 이것을 빌미삼아 사실상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밝힌 사퇴의 변에서 아주 강경한 톤으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법치 시스템과 헌법정신이 파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울분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될 국가의 근본가치이다. 이것이 흔들리면 국가와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민주주의는 위협받게 된다. 하지만 과연 윤 전 총장 자신은 법치주의 훼손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법치주의라는 말처럼 한국사회에서 오용되고 남용되어온 단어도 찾아보기 힘들다. 권력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사용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이 말의 참뜻이다. 따라서 법치주의의 가장 우선적인 적용대상은 일반국민들이 아니라 권력기관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법치라는 말은 권위주의 정권들 아래서 국민들을 복종시키고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돼 왔다. 정작 법치의 일차적 대상이 돼야 할 권력기관들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일에 앞장서 왔다. 그런 권력기관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검찰이었다.
이런 검찰의 일그러진 행태가 반복되지 못하도록 바로 잡자는 것이 검찰개혁의 취지다. 인사권자가 연공서열상 결코 검찰총장이 될 수 없었던 그를 파격적으로 그 자리에 앉힌 데는 이런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 달라는 당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뼛속까지 ‘검찰주의자’인 그는 검찰총장 자리에 앉아 있던 20개월 동안 검찰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 모습이었다.
그 과정에서 어김없이 동원된 전형적인 방식은 ‘선택적 수사와 기소’였다. 무엇을 할 수 있는 힘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힘 역시 막강한 검찰 권력의 핵심을 이뤄왔다. 같은 혐의와 죄질인데도 마음먹기에 따라 누구는 혼내고, 누구는 없던 일처럼 봐줄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개혁의 필요와 당위성은 바로 법치의 정신과 너무 거리가 먼 이런 선택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을 바로 잡아 달라고 칼을 쥐어줬더니 윤 전 총장은 검찰조직의 이익과 기득권을 지키는 데 이것을 사용했다. 대표적인 검찰개혁론자인 조국 가족의 혐의에는 마치 반국가 범죄를 수사하듯 대대적 인력을 동원해 달려들면서도 정작 검찰 내 자신의 측근들과 가족의 혐의에는 고개를 돌렸다.
닭 잡는 칼이면 충분한 사안에는 소 잡는 칼을 쓰고, 정작 소 잡는 칼을 사용해야 할 혐의에는 커터 칼조차 빼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정의와 상식, 공정과 중립이라는 말을 계속 입에 올려왔다.
그는 총장 취임 수개월 후 국회에 나간 자리에서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이었냐”는 한 의원 질문에 “이명박 정부 때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명박 정권 때 법치주의는 권력기관들에 의해 가장 극심하게 훼손됐다. 법치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도 그만이었던 검찰의 호시절을 윤 전 총장은 중립적인 시절로 왜곡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법치와 헌법정신이 파괴됐다”고 남 탓만 하며 자리를 떠났다. 자신의 총장 재직 중 행태 역시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수사하고 처벌할 일 있으면 혐의의 경중에 맞춰 합당하게 처분하면 된다. 하지만 수사와 기소권이라는 무시무시한 권력의 쌍칼을 쥔 사람이 그것을 다른 누군가에 들이댈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그런 엄격함을 윤석열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모든 게 너무 선택적인 검찰총장이었다.
대통령은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한 데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이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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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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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너무 한쪽에 치우진 주장으로 보입니다!! 세상을 외눈으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지요!!
진정한 언론인이십니다. 공인의 덕목은 균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적 중립이 아닌, 공정을 기본으로 하는 균형 말이죠. 한쪽이 많이 잘못하고 있다면 그만큼 꾸짖어야 합니다. 옳고 틀림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마음이 깨끗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검찰과 언론은 비리 덩어리입니다. 슬프게도...미국은 좀 다른 것 같은데요....어떤가요?
공감합니다. 역설적으로 윤석열 덕분에 검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친일 뿌리의 개 검경 반드시 척결!!! 여기서 부터 시작하여 자한당 국짐당 꼬올 통 무리도 척결
문통의 가장 큰 실수가 윤짜장을 믿은것. 암튼 지가 나갔으니 남은 임기내에 검찰개혁 해야한다. 글고 옥틀딱아! 이런 글이 컬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