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 피터슨 버지니아 주상원의원은 북 버지니아 지역에서 잘 알려진 정치인이다. 한인 부인을 두고 있는 그는 페어팩스 시의원으로 정치인 여정을 시작해 주하원의원을 거쳐 현재 4선 주상원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구의 상원의원이기도 하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시의원 시절이었다. 2년 임기의 시의원을 두 번 역임한 그는 약관의 33세 나이로 2001년에 당시 공화당에서 차기 주하원의장으로 거론되던 5선의 거물급 현역 주하원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
그리고 패기와 지칠 줄 모르는 캠페인을 펼치면서 4% 차이로 승리했다. 2007년에는 당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공화당 고위급 정치인의 부인이기도 한 현역 주상원의원에 도전해 11% 표차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모든 유권자 집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유권자 집들도 포함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기에 그렇게 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찾아가 듣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그를 적극 지지하는 나의 집은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꼭 들른다.
내가 모든 이슈에서 피터슨 의원과 같은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다.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던 동안 가끔 교육 사안에 다른 시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도 그를 존경할 수 있었던 것은 그는 정치적으로 피하고 싶은 사안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압력이나 비판에도 굴하지 않는다. 소신을 지키는 게 자신을 선출한 유권자들을 대표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나는 존경한다. 그리고 그의 의정 활동에 찬사를 보낸다. 특히 이번 회기 중 주상원의 교육&보건위원회가 주하원에서 통과되어 올라온 HB2305 법안을 논의할 때 한 발언 내용은 나를 감동시켰다.
그 법안은 버지니아 남부에 위치한 주하원 75지구의 민주당적 소유 흑인 주하원의원이 발의했다. 버지니아 주의 거버너스 스쿨(Governor’s School)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주 교육위원회가 역사적으로 참여 학생 수가 적은 소수인종 배경 학생들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입학사정 정책을 거버너스 스쿨이 마련하도록 하는 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게끔 되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이 법안의 중심에는 TJ로 알려진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비율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는 결국 아시안계 학생들의 비율을 줄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이에 대한 논쟁이 상원의 교육&보건위원회에서 벌어질 때 피터슨 의원은, “TJ의 학생들 중 80% 가량이 이미 소수인종 출신이다. 그리고 그 중 상당 수가 이민자나 이민자 가정 자녀들이다. 그들이 그 학교에 입학한 것은 입학정책에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들이 열심히 노력해 얻은 성과를 비하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계가 70% 되는데 그들은 바로 우리 집 애들, 즉 한인계, 같은 학생들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민주당적을 가지고 있는 흑인 위원장의 냉소적 반박은 나를 놀라게 했다. “피터슨 의원이 80% 가량이 소수인종 출신이라고 말할 때 나 같이 생긴 학생들을 두고 한 얘기인가요?” 인종 싸움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드러나게 한 민낯의 감정 노출이었다.
이런 공방이 이어지고 위원장이 법안을 표결에 붙이자 주상원의 민주당 원내총무인 새슬러 의원은 법안 반대 주민들이 많다며 무기연기 개의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그 연기안이 9명의 찬성과 6명 반대의 표결 결과로 통과되었다. 9명의 찬성에는 4명의 민주당 표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토론 과정 중 피터슨 의원이 자신의 자녀가 한인계라는 점을 당당하게 거론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이민자 학생들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말라고 강조한 점에 대해 한 이민자 그리고 한인으로서 깊이 감사한다. 새슬러 원내총무에게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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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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